신세대 릴레이 기고⑪
신세대 릴레이 기고⑪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06.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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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진영 결집을 바라며

전국 투표율 48%! 절반이 넘는 유권자들이 자신이 발 딛고 있는 지역 살림을 이끌어 갈 일꾼들을 뽑는 선거에 무관심했다.
광주광역시 투표율 35.06%! 40%도 못 미치는 초라한 투표율이다. 적어도 광주에서만큼은 '월드컵 때문에…'라는 말은 옹색한 변명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전국 광역단체장 선거 결과, 지역기반이 있는 호남 4곳에서만 겨우 승리한 민주당은 적지 않은 혼란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광주 시민들의 '위대한 선택'이라고 하는 '盧風'이 오히려 '盧회의론'으로 급선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번 선거 결과는 중앙의 이른바 '3H 게이트'라고 하는 권력형비리, 공기업 민영화 등을 골자로 하는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으로 인한 민심 이반 등 선거전부터 이미 예상된 것이었다.

이번 선거기간 내내 한나라당이 외쳐댄 '부패권력 심판론'은 '개구리 올챙이 시절 모른다'는 속담이 딱 들어맞을 만큼 '적반하장'인 격이었다. 반세기가 넘도록 권력을 장악하면서 한국 사회의 온갖 모순을 잉태해 냈던 세력이 '야당'이라는 이점(?)을 이용해 외쳐댄 구호는 가증스럽기까지 했다. 그러나 그보다 더 답답한 것은 '적반하장'격인 한나라당의 '부패권력 심판론'이 국민들에게 어필할 수밖에 없었던 정치현실이다.

이러한 회의적인 정치현실에도 불구하고 한가지 희망은 '진보정치'를 주장한 민주노동당의 눈부신 선전이다. 8%에 이르는 전국 정당 지지율은 현역 국회의원 14명을 보유한 자민련을 능가하며, 호남지역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 이렇다 할 지지를 받지 못한 민주당보다 고른 수치다.

당선자는 기초단체장 2명을 비롯해 광역의원 11명(비례대표로 9명), 기초의원 29명, 미인준 당선자 2명 등 총 44명에 이른다. 광주 지방선거에서도 정당 지지율 11.69%를 획득하며 광역의원 2명이 당선됐다. 이러한 추세라면 민주노동당이 목표로 하고 있는 2005년 총선 원내진출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동당의 선전 요인으로는 처음 실시된 정당명부 비례대표제와 '부패청산', '주민소환제', '참여예산제' 등의 정책이 유권자들에게 크게 어필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동당의 이러한 선전을 보며 더 이상 '정쟁'이 아닌 '정책' 중심의 정치문화, '보수 일색'이 아닌 '보수와 진보가 공존'하는 정치질서가 형성되는 등 기존 정치현실의 근본적 변화를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한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사회당·녹색평화당 등 진보정치를 지향하는 세력이 한 데 결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대선까지는 반년 정도가 남았다. 진보진영의 결집과 단일화를 위한 노력이 더욱 요구된다 하겠다. 아울러 당선자들은 지역 주민들에게 헌신하면서 '변화의 새 바람'을 일으켜 주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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