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컬렉션' 미술품 2만3000점 기증...국민품으로
“이건희 컬렉션' 미술품 2만3000점 기증...국민품으로
  • 박슬비 기자
  • 승인 2021.04.28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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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유족이 낼 상속세 12조 이상...유산의 절반 넘어
전남도립 미술관엔 동양화가 허백련 작품 온다
7000억원 감염병 대응에 기부

삼성 일가가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유산 가운데 1조원을 감염병 예방과 소아암·희귀질환 어린이 환자를 위해 사회 환원키로 했다.

이건희 회장이 기증한 작품 일부. 윗줄 왼쪽부터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216호),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보물 1393호), 고불화 천수관음 보살도(보물 2015호). 가운데 왼쪽부터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이중섭의 '황소',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 <br>아랫줄 왼쪽국외 작품인 호안 미로의 '구성',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살바도르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 / 삼성 제공<br>
이건희 회장이 기증한 작품 일부. 윗줄 왼쪽부터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216호),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보물 1393호), 고불화 천수관음 보살도(보물 2015호). 가운데 왼쪽부터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이중섭의 '황소',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
아랫줄 왼쪽국외 작품인 호안 미로의 '구성',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살바도르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 / 삼성 제공

정선의 ‘인왕제색도’ 등 국보 14건과 김환기와 모네·등 국내·외 작가 미술품을 포함해 총 2만3000여점도 미술관·박물관에 기증하기로 했다.
이 회장이 남긴 유산은약 26조원이며, 이로써 재용 부회장 등 유족들이 부담해야 할 상속세는 12조원 이상으로 추산됐다.

삼성은 28일 유족을 대신해 이 같은 이 회장 유산에 대한 사회화원과 상속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유족들은 2008년 ‘비자금 특검 수사’ 당시 이 회장이 차명 재산을 실명 전환하며 사회환원하겠다고 약속한 1조원의 구체적 용처를 밝혔다. 유족들은 감염병과 소아암·희귀질환 어린이 환자를 위해 7000억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기부금은 국립중앙의료원에 출연된 후, 관련 기관들이 협의해 감염병전문병원과 연구소의 건립 및 운영 등에 활용한다.

삼성 측은 “10년 동안 소아암 환아 1만 2000여명, 희귀질환 환아 5000여명 등 총 1만 7000여명이 도움을 받게 될 전망”이라고 했다.

특히 미술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것은 이건희 회장이 평생 모은 미술 소장품, 이른바‘이건희 컬렉션’의 행방이 공식화됐다는 점이다.
‘이건희 컬렉션' 2만3000여점이 국민 품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기부 목록 대부분은 고미술과 근대미술로, 자코메티·베이컨·로스코 등 서양 현대미술품 대부분은 삼성미술관 리움 측으로 가는 것으로 정리됐다.

먼저 국립중앙박물관에는 2만1600여점의 명품이 들어간다.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이건희·홍라희 부부가 30대 나이에 미술품 수집을 시작하며 처음 구입한 ‘인왕제색도’(국보 216호)를 비롯해 국가지정문화재(국보 14건, 보물 46건) 60건이 포함됐다.
고려 불화 ‘고려 천수관음보살도’(보물 2015호), 단원 김홍도의 그림 ‘추성부도’(보물 제1393호)를 비롯해 서적, 도자기, 고지도, 공예, 불교 미술품 등 한국 고고미술사를 망라하는 수준이다.

국립현대미술관에는 고흐·고갱·모네·샤갈·피카소 등 서양 근대 미술사(史)를 열어젖힌 사조별 대표작가, 한국 근현대회화작품 등 1600여점 기증된다.
그간 “피카소 그림 하나 없는 국립미술관”이라는 오명에 시달렸던 국립현대미술관으로서는 이번 기부를 통해 소장품의 질을 급격히 끌어올리게 된 것이다.
기증 목록에는 김환기·이중섭·박수근·장욱진 등 한국 근대미술 대표작도 포함됐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이 구입한 소장품 중 가장 고가는 13억원에 구입한 김환기의 ‘새벽 #3’(1965)였지만, 이번에 김환기의 대표작 전면점화 등을 얻게 됨으로써 이 역시 도약하게 됐다.

이번 기부에서 특기할만한 지점은 지방까지 알뜰히 챙겼다는 점이다.
전남도립미술관에는 전남 일대에서 활동한 동양화가 허백련, 대구미술관에는 대구 대표 화가 이인성, 제주 이중섭미술관에는 이중섭, 강원도 박수근미술관에는 박수근의 작품을 기부하는 식으로 각 지역별 특성까지 감안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측은 기증의 뜻을 기려 조만간 ‘이건희 특별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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