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그날, 계엄군은 옛 전남도청 나무에 총기 '난사'했다
오월 그날, 계엄군은 옛 전남도청 나무에 총기 '난사'했다
  • 이길연 기자
  • 승인 2021.04.13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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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추진단 탄두 5발 추출…"진실 밝히는 실마리"

1980년 5월 그날, 당시 광주에 온 계엄군이 유혈 진압작전을 폈던 옛 전남도청에서 M16 소총에서 발사된 탄두와 탄흔 수백개가 확인됐다.

문화체육관광부옛전남도청복원추진단은 옛 전남도청 건물 일대 조사 결과, 탄흔으로 의심되는 흔적 총 924개를 발견했다고 13일 밝혔다. 옛 전남도청 서무과(사진 위)와 경찰국(아래)에서 추출된 탄두 5발.
문화체육관광부옛전남도청복원추진단은 탄흔으로 의심되는 흔적 총 924개 가운데 옛 전남도청 서무과(사진 위)와 경찰국(아래)에서 추출된 탄두 5발을 공개했다. 

이 중 5개의 탄두는 현장에 박혀 있었던 것으로 발견돼 계엄군의 당시 진압작전 상황 등을 유추할 수 있는 소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옛전남도청복원추진단은 옛 전남도청 건물 일대 조사 결과, 탄흔으로 의심되는 흔적 총 924개를 발견했다고 13일 밝혔다.

추진단은 당시 도청 본관 1층 서무과 출입문 벽면에서 8개, 옛 전남경찰청 뒤쪽 건물 외벽에서 2개 등 건물벽에 박힌 탄두 10개를 확인했다. 서무과 벽면에서 발견된 탄두 3개를 뽑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M16 소총의 탄두로 확인됐다.

경찰청 외벽에서 발견된 탄두는 훼손이 심해 총기 종류를 입증하지 못했지만, 추진단은 이것 역시 M16 소총에서 발포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M16 소총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사용했던 무기다.

추진단은 525개의 탄흔도 확인했다. 71개는 비파괴 검사 방법으로 형태를 분석한 결과 탄흔으로 추정되지만 수리나 보수가 이뤄졌다. 454개의 탄흔에 대해 추진단은 잔존 성분 검사 등 추가 검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옛 전남도청 건물 외에도 1980년 당시부터 있었던 수목 중 본관 앞 은행나무 속에 3발, 회의실(또는 민원봉사실) 옆 소나무 속에 2발 등 탄두가 나무 속에도 박혀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옛전남도청복원추진단은 탄흔 조사를 위해 문헌, 구술, 당시 사진·영상 등으로 탄흔이 있었던 곳을 추정했으며 비파괴 과학적 방법을 동원했다.

옛전남도청복원추진단 관계자는 "이번 조사로 확인된 탄흔을 통해 시민(군)들의 최후 항쟁 직전과 직후 모습, 계엄군의 진압 동선, 진압 방식 등을 유추할 수 있었다"며 "탄흔으로 확정된 10개의 흔적은 영구적으로 보존할 수 있도록 처리하고, 나머지 탄흔 추정 흔적 71개와 의심 흔적 454개 등 흔적 525개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와 검증을 진행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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