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 녹차 밭 냉해 피해로 생산농가 '울상'
보성 녹차 밭 냉해 피해로 생산농가 '울상'
  • 주미경 기자
  • 승인 2021.02.24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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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 700㏊ 차밭, 폭설로 잎 붉게 말라
제때 수확 못해 품질 저하 및 인건비 늘어 '이중고'
보성군, 피해 조사 후 보상 대책 나설 계획

녹차의 고장 보성군에 지난달 폭설이 내려 녹차 잎이 빨갛게 말라버리는 냉해 피해를 입으면서 생산농가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폭설로 빨갛게 말라버리는 녹차밭을 망연자실하게 바라보는 생산농민

보성군에 따르면 녹차 밭은 산과 평지, 해안가를 모두 합쳐 700㏊ 에 이르고 있는데 지난달 폭설과 한파로 보성의 모든 녹차 잎이 진한 녹색위로 붉은 색이 퍼지는 냉해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 피해도 처음에는 20% 정도의 녹차 잎만 잘라내면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70~80%에 이를 정도로 확산되는 상황이다. 자라고 있는 녹차잎 대부분이 말라버리는 바람에 날씨가 풀리고 기온이 오른 뒤 나무 줄기의 고사가 멈춰야 전지 작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보성의 600여 녹차 농가는 앞으로 한달은 더 손놓고 기다려야 하는 실정이어서  속만 타들어가고 있다. 

더욱이 잎 녹차에 비해 말차는 생산 과정이 더 복잡하다. 양질의 말차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3월께 녹차나무에 차광막을 씌워 햇볕을 가려줘야 하는데 냉해 피해로 잎들이 전부 고사됐다.
이럴 경우 모든 차 나무를 10~15㎝ 정도의 잘라줘야 5월께 첫 잎을 딸 수 있는데,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은데다 생산 시기 또한 늦어지면서 생산량도 40~5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 큰 문제는 잎을 상당 부분을 잘라내면, 녹차 잎에 가려 햇볕을 받지 못했던 잡초들도 무성해져 차 잎을 따기 전에 잡풀 제거 작업도 벌여야 한다. 하루 20~30명의 인부를 사서 꼬박 일주일은 진행해야 제거할 수 있다.

녹차 생산농가는 "피해 정도는 차이가 있지만 보성군 600여 개의 녹차 농가 모두 냉해 피해를 입었다"며 "4월 20일 이전에 따는 최고급 녹차 잎을 '우전'이라고 하는데 올해 냉해로 수확 시기도 늦어지는 만큼 고급차 생산도 줄어 농가의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보성군은 냉패 피해 농가 보상을 위해 1개월 동안 피해규모 수집에 나서고 있으며 조사 결과가 끝나는 대로 1㏊ 당 157만원의 농약대와 4인 가구 기준 123만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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