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나주시, 첫 단추 잘못 꿴 업자위주 ‘아파트 행정’
광주시·나주시, 첫 단추 잘못 꿴 업자위주 ‘아파트 행정’
  • 박병모 기자
  • 승인 2021.02.18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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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모 발행인/기자
박병모 발행인/기자

[시민의소리=박병모 대기자] 광주시와 나주시의 ‘아파트 행정’이 도마에 오른 상황이다.
양 자치단체가 업자편의 행정을 하느냐, 시민을 위한 행정을 하느냐로 말이다.
물론 문제의 본질과 성격은 다소 다르다.

이용섭 광주시장이나 강인규 나주시장은 공익성 차원에서 업자에게 특혜를 결코 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시민들이 이를 기꺼이 받아들이지 않는데 있다.

아파트를 짓고 분양하는데 자치단체 수장의 이름이 거론되느냐고 반문할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업자 위주의 아파트 행정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이유를 든다면 다름 아니다.

첫 단추가 잘못 꿰어졌기 때문이다.
광주시는 민간공원특례사업의 하나로 풍암호를 끼고 있어 천혜의 조망을 자랑하는 중앙1지구와 중앙2지구에 대한 공개입찰에 나섰고 우선협상대상자로 광주도시공사와 금호산업을 선정했다.

그런데 무엇이 맘에 들지 않았던지 광주시는 감사위원회를 동원해 감사에 나섰고, 그 결과 토대로 우선협상대상자를 한양과 호반건설로 바꾸고 말았다.
감사 결과가 업체를 뒤바꿀 만한 특별한 하자가 없었음에도 이를 트집잡아 황금알을 낳은 거위라는 민간공원 아파트 사업 주체를 바꿔 버렸으니 자연스레 의혹의 눈길이 간 건 뻔한 노릇이다.

시민사회단체가 사업자 변경에 대한 불합리성을 지적한 뒤 검찰 고발에 나서면서 광주시는 압수수색이라는 수모를 당하게 됐다. 여기에 깊이 관여한 당시 부시장과 감사위원장은 현재 진행 중인 재판에 불려 다니고, 해당 실국장과 산하기관 실무자는 구속되거나 지금도 법정에 오가고 있다.
의혹을 더 증폭 시킨 것은 검찰 수사과정에서 이용섭 시장 동생의 철근 납품 건이 불거졌고, 뇌물공여 및 수재 혐의를 둘러싸고 호반건설 관계사들과의 열띤 법정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광주시는 사업 주체를 자의적이고 일방적으로 바꿈으로써 입찰 행정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렸고 나쁜 선례를 남기고 말았다.

이런 상황에서 아파트 분양가 책정이 엇갈리면서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 사태로 피로감에 쌓인 시민들의 마음을 짓누르고 있다.
해당 업체는 1600만원대에 분양해도 괜찮다는데, 되려 광주시는 1900만원 대를 내놓고 있다. 업체가 분양가를 올려달라고 하더라도 분양가를 낮춰야 할 광주시가 반대로 올리겠다고 나서니 주객이 전도된 듯 하다.

그렇지 않아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아파트 분양가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지 않는가. 
여기에 편승해 광주 중앙1지구 아파트 분양가도 자연스레 회자되면서 광주시가 업자편을 드는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광주 뿐만 아니라 나주시에서도 아파트 부지를 둘러싼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한전공대 설립을 내놓았고, 가장 중요한 게 부지 선정이었다. 나주시는 하고 많은 방법 가운데 가장 손쉬운 방법을 택했다.
명색이 국가차원에서 진행된 한전공대 유치를 위해 부영골프장 부지를 꼽았다는 얘기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2022년 3월 개교를 목표로 하려면 부지가 평평하고 잘 닦여진 부영골프장을 선택하는 것도 물론 이해는 간다.

하지만 명색이 국가사업으로 추진하는 한전공대 건립이라면 글로벌 기업인 한전과 지자체, 국가가 공동으로 투자를 해도 될 법한데 그저 공짜로 준다고 하니까 왠 떡이냐고 덥썩 물었던 게 화근이 됐다.
나주시로서는 사업 이권에 관한 한 노하우를 터득하고 있는 부영이 던진 '낚시밥'을 덥썩 받아먹는 꼴이 됐다.
양의 머리를 걸어 놓고 개고기를 판다는 뜻의 이른 바, ‘羊頭狗肉(양두구육)’이라는 고사성어와 부영의 검은 속을 간과한 셈이다.
강인규 시장으로서는 이제 부영의 술수에 걸려 옴짝달싹도 못하는 신세가 됐으니 어쩌랴.
공짜를 좋아하다 광주시 처럼 첫 단추를 잘못 꿴 셈이다.

그도 그럴 것이 부영건설로서는 골프장 부지 가운데 절반을 한전공대 부지로 무상 제공했으니 그 반대급부로 나머지 부지에 고층아파트를 지은 것 쯤은 해줘야 될 게 아니냐는 투다.
그러면서 도시계획과 용도변경을 통해 골프장 잔여 부지 35만㎡에  최대 28층 높이의 5383세대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밀어붙이는 형국이다.

하지만 현행 자연녹지지역인 골프장을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변경하게 되면 한전 공대는 아파트 숲으로 둘러싸이게 된다.
그리되면 세계적인 에너지 공과대학으로 만들겠다는 문대통령의 공약을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

이쯤에서 광주시나 나주시 모두 시민 편의보다는 업자 위주로 도시계획을 변경할 경우 ‘그런 사람을 시장으로 뽑아서 도시 전체를 망가뜨렸느냐'는 질책을 후대로 부터 들을까 속이 답답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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