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농어촌 벌써부터 ‘일손 구하기 전쟁’
전남 농어촌 벌써부터 ‘일손 구하기 전쟁’
  • 주미경 기자
  • 승인 2021.02.18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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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인난에 인건비 대폭 상승하며 인력난 되풀이 예고…농어민들 시름
자가격리비용 140만원 부담 등 외국인 계절근로자 신청 포기도 잇따라
정부, 국내 체류 외국인 일시 취업 허용 불구 실질적인 도움 될지는 의문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 여파로 전남지역 농·어민들이 벌써부터 일손 구하기 문제로 걱정이 앞서고 있다. 

영농철을 앞두고 인력이 대거 필요한 전남 무안 양파 재배 현장
영농철을 앞두고 인력이 대거 필요한 전남 무안 양파 재배 현장

국내에서 조차 인력 구하기가 쉽지 않은데다 인건비마저 상승하면서 농·어민들의 시름은 깊어갈 수밖에 없다. 

특히 지난해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전혀 입국하지 못한 상황이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외국인 계절 근로자를 신청하더라도 이들이 국내에 들어와 자가격리를 거치는기간 들어가는 비용을 농·어민들이 전액 부담해야 하는 터라 올해 법무부에 신청한 ‘외국인 계절 근로자’ 숫자도 그만큼 줄어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법무부와 전남도 등에 따르면 올해 전남 22개 시·군 가운데 법무부에 ‘외국인 계절 근로자’를 신청한 지역은 장흥·완도 등 6곳에, 모두 124명(강진 6명·고흥 39명·곡성 12명·영암 6명·완도 54명·장흥 64명)의 외국인 근로자를 신청한데 그쳤다.

지난해 신청했던 299명의 41% 수준에 불과하다. 코로나 19 여파가 가장 큰 원인이다.
단 한 명도 입국하지 못한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보고 해당 농·어민들이 아예 신청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95명의 외국인 계절 근로자를 요청한 해남군의 경우 올해는 단 한 명의 외국인 계절 근로자를 신청한 농민들이 없었다.
 

해남군이 올해 초 지역민들을 상대로 수요조사를 할 때만해도 상추·배추·고추 농가에서 51명의 계절근로자가 필요할 것으로 파악했었다. 그러나 농민들은 외국인 입국이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신청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주의 벼농사·축산업 분야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외국인 노동자의 자가격리비용을 내야 한다는 부담도 한몫을 했다.

외국인 계절 근로자에 대한 2주간의 자가 격리 비용을 농·어민들이 부담해야 하는 현실적인 구조하에서 1인당 140만원을 추가로 부담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지 않아도 국내에서 일손 구하기가 어렵다 보니 인건비가 대폭 오른 상태이기 때문이다. 
해남군 어업경영인회에 따르면 지난해만 해도 13만원이던 인건비가 올해는 영농철을 앞두고 17만원까지 30% 가량 뛸 전망이다. 

한편 정부는 취업이 허용되지 않는 방문동거(F-1)·동반 자격(F-3)으로 체류 중인 외국인, 체류 기간이 만료됐으나 코로나19로 출국하지 못한 외국인 등을 대상으로 농어촌 취업을 가능토록 할 방침이다. 

하지만 정부의 이러한 일시적 대책이 영농철을 앞둔 농·어민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 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동거(F-1), 비전문취업(E-9) 비자 허가로 농·어촌에 취업한 외국인은 고작 243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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