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여 프로 배구단 잇따른 ‘학폭’ 후유증
남·여 프로 배구단 잇따른 ‘학폭’ 후유증
  • 이길연 기자
  • 승인 2021.02.14 1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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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이다영 학폭 피해 또 나와
남자, 송명근과 심경섭 중·고등학생 시절 동료 급소 가격
​​​​​​​잇따르는 폭로…징계 고심하는 구단과 연맹

여자 프로배구에 이어 남자도 학폭 논란이 터지자 프로배구계가 홍역을 톡톡히 치르고 있다.

OK금융그룹 심경섭(왼쪽)과 송명근. [사진 한국배구연맹][출처: 중앙일보] 배구 송명근 결국 직접 사과
OK금융그룹 심경섭(왼쪽)과 송명근/ 한국배구연맹

흥국생명의 이재영·다영(25) 쌍둥이 자매가 학교폭력 피해자들에게 사과문을 올린 지 사흘 만에 또 다른 피해 사실이 폭로된데 이어 학교 폭력의 가해자로 지목된 프로배구 선수 송명근(28·OK금융그룹)이 폭로내용을 모두 인정하고 공개 사과했다.

흥국생명 쌍둥이 자매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A씨는 13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또 다른 피해자입니다"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쌍둥이 자매를 만나게 됐다는 A씨는"기숙사 생활을 하는데 장난도 심하게 치고 자기 기분대로만 하는 게 엄청 심했다"며 "자기 옷은 자기가 정리를 해야 하는데 제일 기본인 빨래도 동료나 후배 할 것 없이 시키기는 마련이고, 틈 만나면 무시하고 욕하고 툭툭 쳤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A씨는 "더 이상 이곳에서 같이 생활할 수 없어 1년 반 만에 옆 산을 통해 도망을 가게 됐다"며 "저는 단지 배구를 하고 싶었던 것이지 운동시간을 빼앗기면서 누군가를 서포트하려고 배구한 것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A씨는 2009년 당시 쌍둥이 자매와 전북 전주 근영중학교 배구부에서 함께 뛰었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대한체육회에 학생 선수로 등록된 본인 인적 사항을 공개하기도 했다.

A씨는 "이런 식으로 조용히 잠잠해지는 것을 기다리는 것이라면 그때의 일들이 하나씩 더 올라오게 될 것"이라며 "아직도 조용히 지켜만 보고 있는 사람이 있을 테니까"라며 추가 폭로를 예고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쌍둥이 자매는 "상처를 입은 피해자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논란 이후 이들 자매는 구단 숙소를 떠났고 지난 11일 경북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리그 경기에도 불참했다.

이들의 사과 이후에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여자 배구선수 학력 폭력 사태 진상규명 및 엄정대응 촉구" "두 선수의 배구계 영구 퇴출" 등을 요구하는 청원글이 잇따라 게시되는 등 논란은 계속됐다.

쌍둥이 자매에 이어 남자 프로배구 OK금융그룹 송명근과 심경섭도 중·고등학생 시절 동료를 폭행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이들은 폭로 직후 가해 사실을 인정하며 구단을 통해 사과했다.

그리고 자숙하는 의미로 '경기에 나서지 않겠다'고도 했다.

송명근은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네, 모두 사실입니다. 전부 시인합니다. 저는 학교폭력 가해자가 맞습니다.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행위를 저지른 것이 맞습니다"라고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프로 선수들의 학교 폭력 논란이 잇따르자 구단과 한국배구연맹(KOVO)은 징계 수위와 시점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배구계 학폭 미투 계속 나오네" "학폭 가해자가 국가대표로 뛰는 거 못 보겠다" "학폭 피해자는 평생 트라우마 안고 살아야 한다. 가해자들 퇴출해야 한다" "잘하는 선수라고 안고 간다면 구단도 끝" “피해자가 분명한데 아직도 고심하는 연맹” 등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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