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감소에 지방대학·유치원도 떤다
학령인구 감소에 지방대학·유치원도 떤다
  • 구재중 기자
  • 승인 2021.01.14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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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조선대,동신대,호남대 등 미달…지방대' 위기
광주 공립초 신입생 50명 이하 44곳…문닫는 유치원도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은 물론 유치원 신입생 모집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서울권·수도권·지방권 경쟁율 추이

2021학년도 정시모집을 마감한 광주·전남 주요대학 상당수 학과에서 미달사태가 속출했다.
그런가 하면 한 학년에 하나의 학급만 있는 ‘미니학교’가 늘고, 문을 닫는 유치원들도 증가하고 있다.

지역거점 국립대학 전남대 마저도 2014학년 이후 최근 10년 사이 가장 낮은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지방대 위기'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광주·전남 주요대학들에 따르면 11일 2021학년도 정시모집을 마감한 결과 의예과와 치의예과, 한의예과 등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일부 학과를 제외한 상당수 학과들에서 미달사태가 속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남대의 경우 2021학년도 정시모집 가·나군 응시원서를 접수한 결과 총 1천629명 모집에 4천398명이 지원해 2.7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11대 1, 2019학년도 4.11대 1는 물론 최근 10년간 최저 경쟁률인 2014학년도 2.79대1보다도 낮은 수치다.

조선대의 올해 정시모집 경쟁률도 지난해 2.78대 1보다 하락한 2.31대 1을 기록했다. 1천438명 모집에 3천327명이 지원했다.

동신대도 올 정시 617명 모집에 824명이 지원, 평균 1.3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는 지난해 2.30대 1보다 크게 하락한 것이다.
호남대도 정원미달로 이번 정시 모집 공식 집계결과를 발표하지 않았다. 이들 대학은 지난해 정시모집에서 각각 3.93대 1과 2.51대1의 경쟁률을 보였으나 올해는 대부분의 학과가 정원을 채우지 못해 재충원을 해야 할 처지다.

이처럼 올해 정시모집 경쟁률이 크게 하락한 것은 학령인구가 감소해 수능 응시생이 10% 넘게 줄었기 때문이다. 여기다 수도권 쏠림현상이 여전하고 수시 중복 합격자 이탈에 따른 정시모집 추가 선발 등의 여파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학령인구가 급감하면서 한 학년에 하나의 학급만 있는 ‘미니학교’가 늘고, 문을 닫는 유치원들도 증가하고 있다.

올해 신입생이 50명 이하인 초등학교가 광주에만 40여 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률 저하로 신입생이 줄어들고 ‘미니 초등학교’가 늘어나는 등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6~7일 예비소집 이후 입학 예정자를 집계한 결과, 광주 공립초등학교 151곳 중 44곳의 입학예정자가 두 학급 구성 최소인원인 50명 이하였다.

인원수별로 나눠보면 41~50명 9곳, 31~40명 9곳, 21~30명 8곳, 11~20명 6곳, 10명 이하도 12곳이나 됐다. 단 5명만 입학하는 학교도 있었다.

시 교육청의 자료에 따르면 광주의 학급당 학생 수는 평균 22명대이다(2020년 기준). 따라서 신입생이 50명이면 두 학급 정도가 나올 수 있지만, 20명대 이하라면 한 학년에 한 학급일 가능성이 크다.

한 학년에 한 두 반 정도인 ‘미니 초등학교’가 계속 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8년 4월 기준 신입생 50명 이하 공립초등학교는 33곳이었는데 2019년에는 37곳, 지난해에는 39곳까지 늘었다.

이 같은 수치는 입학 전 집계를 기준으로 한 것인 만큼 실제 입학생 수는 더 줄어든다는 게 교육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입학 전 학교를 옮기거나 타 지역으로 전출할 수도 있고 입학을 유예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광주 공 사립 유치원생 변화 추이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현상은 마찬가지로 원아모집에도 나타나고 있다. 
시 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공립유치원(단설·병설)과 사립유치원에 재원한 유치원생은 2만 3220명으로 4년 전인 2016년 2만 4790명과 비교해 1570명(6.3%) 줄었다. 매년 유치원생이 평균 392명 줄고 있다. 

이에 따라 사립유치원을 중심으로 문을 닫는 유치원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공·사립 유치원은 290개로 2016년 311개와 비교해 21개(6.7%) 줄었다.

특히 원아 모집에 비교적 어려움이 적었던 공립유치원도 최근 들어 원아 모집이 되지 않자 시 교육청은 올해 원아 모집이 되지 않은 중앙초·월곡초·동초·치평초 병설 유치원 등 4곳을 3월 1일부터 2022년 2월 28일까지 1년간 휴원하기로 했다.
원아 모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병설유치원을 한시적으로 휴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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