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광주·전남, 소처럼 우직하게 ‘공존’의 시대 열자
[신년사] 광주·전남, 소처럼 우직하게 ‘공존’의 시대 열자
  • 박병모 기자
  • 승인 2020.12.30 1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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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어둠의 터널 뚫고 희망의 새해로 나가야
​​​​​​​이용섭 시장·김영록 지사 ‘시·도통합 논의’ 마무리를

[시민의소리=박병모 발행인] 사람이 유난히 그리웠다. 아시다시피 그놈의 몹쓸 코로나19 때문이었다.

쟁기질하는 어미소 곁에 송아지가 따라 붙어 농부를 위로하면서 동트는 신축년 소의 해를 찬란하게 맞이하고 있다 

한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유행병처럼 번진 코로나 팬데믹 사태는 모든 일상을 어둠의 터널 속에 갇히게 했다.

이제야 백신이 개발됐지만 그동안 치료약이라는 게 마땅치 않아서다. 고작 사람을 만나지 않고 피하는 게 상책이었다. 마스크 잘 쓰고, 손 잘 씻고, 말할 때 침이 튀지 않도록 조심하는 게 가장 좋은 백신이었다.
고상한 말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하는 게 방역의 지름길이었다.

방역당국의 이런 가르침을 따르다 보니 국민들로서는 인위적 모임이나 집회를 자제하는 대신 집에서 콕 틀어박혀 사는 ‘집콕’ 생활이 대수였다.
초등학생부터 대학생에 이르기 까지 코로나 확진 규모에 따라 학교를 가야하느니, 말아야 하느니 고무줄처럼 상황이 바뀌다 보니 이젠 어지간하면 비대면 수업으로 바뀌게 됐다.
화상을 통해 수업을 하고 시험을 보다보니 이젠 가까운 친구나 학우끼리의 만남도 드물어졌다.

사람을 만나서 부대끼고 깔깔대고 위로하면서 여행이라도 떠나야 볼거리도, 먹거리도, 즐길 거리도 생길 텐데 그러질 못하다 보니 경기가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한숨 소리가 이젠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는 아우성으로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경제가 얼어붙다 보니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대학생과 청년들로서는 일자리가 없다. 뭔가 하고 싶어도 되는 게 없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에 정부의 대책 마련도 기대할 게 없다보니 차라리 군 입대로 방향을 트는 상황이다.

젊은이들의 꿈과 희망을 펼칠 기회는 물론이고,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다보니 그 흔한 알바 자리도 구하기 어렵지 않는가.
집콕 대신 어차피 가야할 군대로 지원한 뒤 시간을 벌면서 국방의무를 다하겠다고 나선 것도 그래서다.

특히 코로나 확진자가 1천명을 넘나드는 상황에서 대학생까지 군대로 떠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5인 이상의 모임도 자제하라고 하니 일부는 혼술·혼밥으로 대신하고 있다.
역설적으로 사람이 그만큼 그리워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사람을 만나는 게 하나의 목표를 향해 동반자로서 동행을 한다면 좋으련만 그러하질 못하다 보니 이제는 자연스레 구성진 노랫가락의 ‘트롯 가요’가 가장 좋은 친구가 됐다는 웃픈 현실로 변했다.
물론 언택트 콘서트인 ‘방방콘’(방에서 즐기는 방탄소년단 콘서트)도 가득이나 지쳐버린 몸과 마음을 어루만저 준 것도 사실이다.
탁 트인 공간에서 적은 인원으로 즐길 수 있는 골프장이 해외로 나가지 못한 골퍼들로 북적이고 있는 게 단적인 사례다.

하지만 부동산 대책 등 이런 저런 이유로 정치,경제,사회,정책적 실마리들이 제대로 풀리지 않다보니 국민들의 피로감은 켜켜이 쌓여만 가고 있다.
자영업 가구 중 예·적금을 깨도 생활비 마련은 물론이고 부채 상환도 어려운 위험 가구가 1년 전보다 두 배 이상으로 크게 늘었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자료가 작금의 현실을 웅변해주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급증한 사회적 빈곤층이 272만명에 달한 것도 이런 비관적 전망을 더해주고 있다.
이는 문 정부 출범 초기 보다 55만 명이나 늘어난 수치다.
코로나19 확산 때문이라고 그냥 넘길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정부가 경제정책을 잘못 운용한 탓이 크다.
이제는 그러한 한계상황을 3차 재난지원금을 통해 막아보려 하지만 여의치 않다.
지원금 규모와 횟수를 아무리 늘려도 근본적 처방이 될 수는 없다는 데서다.

이미 계층간 빈부격차와 양극화를 해소할 방안도 별로 없다.
정부가 기업이 만들어내는 생산적 일자리 보다는 노인 단기 알바 등 작위적인 ‘세금 일자리’를 고용 통계에 넣어 여론을 호도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내년 1분기까지 국내 기업의 채용 규모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간다는 게 이를 반증한다.

어촌을 배경으로 어미소와 송아지가 신축년 새해를 맞아 '오직 광주·전남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다짐하는 듯 싶다. 

이러한 경제난 속에 내년 소띠 해인 신축년이 어김없이 다가온다.
하지만 국민들의 마음 한 켠은 어둡기만 하다.

화합과 소통 보다는 갈등과 대립·반목이 유독 심했다는 데서다.
우선 정치권은 보수와 진영논리로 날만 새면 내가 잘했다. 네가 못했다 쌈박질을 해댄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이 한 지붕 아래서 서로를 찍어내기에 여념이 없다. 이제는 민주당 의원들이 나서 총장 탄핵을 외치고 있으니 과연 검찰개혁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따져 묻고 싶다. 국민을 위한 것인지, 그들만의 안위를 위한 것인지 혼란 스럽다는 얘기다.

그런 와중에 국가시설인 법무부 산하 동부구치소에서는 확진자들이 대거 쏟아져 나오면서 국가적 체면 손상과 함께 우려를 낳고 있다.

광주·전남지역 관가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시·도통합 논의가 불쑥 튀어나오더니 광주시와 전남도가 서로 잘났다고 싸워댔다.
처음엔 광주시에서 전남도를 싸잡아 언급하더니 시·도통합논의가 광주군공항 이전과 맞물리면서 본질을 어디로 사라지고 분탕질만 남게 됐다.

양 시·도가 상생발전협의회를 가동시켜 지역발전을 위해 힘을 합하는가 싶더니 기대는 우려로 변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제시한 군공항 이전 해법도 알맹이 없는 쭉정이에 불과해 오히려 전남도민의 성난 민심에 불을 지피게 됐다.
여기저기서 광주시와 이 시장을 성토하는 전남도의 성명과 집회가 잇따랐지만 민심의 분출구는 전남도의회에서 수렴하는 방향으로 대체키로 하면서 2020년 경자년 한해는 그렇게 저물어 간다. 

다가오는 신축년을 맞아 광주·전남민들의 일상에 급격한 변화가 있을리 없겠지만 그렇다하더라도 코로나 극복에 동참하면서 ‘虎視牛步’의 행보를 나아가야 되지 않을까 싶다.
호랑이 같이 예리하고 무섭게 사물을 보되, 소처럼 같이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얘기다.

소가 쟁기질 하는 걸 보면 좌고우면하지 않고 오직 우직하게 주인인 시·도민이 이끄는 대로 참을성 있게 나아가지 않는가.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고 공존과 소통·화해로써 ‘牛步千里(우보천리)’의 통합시대를 열어가야 한다.
소의 지혜가 울림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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