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부족 재난문자까지…2.5일분 역대 최저
헌혈기부자 70% 10·20대 차지…대학생 방문 급감
코로나19 장기화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광주·전남 지역 혈액보유량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27일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 혈액원에 따르면 지난주 혈액보유량이 2.5일 분까지 감소했다. 이는 적정 혈액보유량인 5일분의 60%를 밑도는 수치다.
2.5일 분의 혈액보유량은 혈액수급 위기 단계인 '주의(2일분 이상 3일분 미만)'에 해당되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의료기관이 필요한 만큼 혈액공급이 불가능하다.
혈액형 별로 보면 A형이 2.2일 분, O형이 2.3일 분 B형이 2.9일 분, AB형이 3.2일 분으로 모두 적정 수준에 못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올해 1월부터 12월21일까지 광주·전남 헌혈기부자는 총 17만712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0만1477명에 비하면 눈에 띄게 줄었다. 올해 목표 인원이었던 22만2210명에 한참 못 미친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는 혈액 부족 사태가 일어나자 올 들어 두 차례 재난문자를 보내 지난 18일 한때 혈액보유량이 4일 분까지 올랐지만, 주말이 지나자 2.5일 분으로 감소했다.
특히 헌혈기부자의 70%가 10·20대가 차지하는데, 고등학교·대학교 대부분이 온라인 비대면 수업을 병행하면서 대학가 주변 헌혈의집의 실적은 그야말로 급감 추세에 있다.
이유미 헌혈의집 전남용봉센터 간호사는 "매년 이맘때면 수능이 끝나서 헌혈기부자가 더 늘어나면 늘어났을 시기임에도 고3 학생들이 방문하지 않아 혈액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며 "메르스가 유행할 때에도 올해처럼 헌혈기부자가 감소하지는 않았었다"고 말했다.
이 간호사는 이어 "헌혈기부자가 줄어 병원 일선에서 영향을 받고 있다. 수혈이 필요한 환자의 가족, 지인을 지정해 수혈받는 '지정헌혈' 사례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헌혈의집 조선대센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처럼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다 보니 수술 환자가 많은 일선 대학병원 등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대학병원 의료 관계자는 "일정량의 혈액은 혈액은행에 보관해두고 있어 당장 쓸 혈액이 부족해 수술에 차질을 빚는 정도는 아니지만 예년보다 혈액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특수 혈액이나 혈소판 등은 부족한 경우가 많아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혈액원은 "코로나19 재확산과 동절기라는 계절적 요인이 겹쳐 혈액수급의 가장 큰 위기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적십자사는 헌혈 장소에 칸막이 설치, 주기적인 소독과 환기를 지속적으로 하기 때문에 헌혈 시 코로나19 감염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