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상생발전은 ‘희망'없이, 그저 그렇게 ‘종’ 쳤다
광주·전남 상생발전은 ‘희망'없이, 그저 그렇게 ‘종’ 쳤다
  • 박병모 기자
  • 승인 2020.12.02 0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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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통합, 광주 군공항 ‘용역처리’하다 '김·이샐까' 걱정
​​​​​​​문재인, 이낙연 활용 기회 놓친 채 ‘수수방관’만
상생발전위원회 비공개에 ‘알맹이 없다’는 지적도

[시민의소리=박병모 대기자] 광주·전남상생발전위원회는 그저 그렇게 ‘종’을 치고 말았다. 기대를 한껏 모았건만 알맹이 없이 끝났다는 데서다.

1일 전남도청에서 열린 광주·전남상생발전위원회에 참석한 이용섭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합의문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남도 

행정통합을 두고 이용섭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서로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한 채 용역으로 1년간, 주민여론 수렴으로 6개월간 세월을 낚아 보자고 하지 않았던가.
그리고는 지난 2018년 민선 7기 들어 약속했던 광주공항 무안 이전도 이번 위원회에서 명칭만 살짝 건드리다 또 다시 용역이라는 해법을 제시했다.

그렇지 않아도 광주시는 앞서 공항 이전 문제를 광주시민만을 상대로 한 반쪽자리 여론조사를 통해 광주공항을 무안으로 그냥 이전할 게 아니라 군공항과 함께 보내야 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도출해 낸 바 있다.
그저 그럴듯한 시민권익위란 이름으로, 그것도 사전에 뻔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예측 하에 진행했었다. 그 결과를 제시하면 이용섭 시장이 여러 종합적인 상황을 감안해 광주시가 해법을 제시하겠다는 '사전 짜고 치는 발상'에 다름 아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지켜본 시·도민들의 반응은 그리 달갑지 않다. “망건 쓰다 장도 못보고 끝날까 걱정이 태산같다”고 말한다.
시·도통합 논의를 용역으로 1년을 허비하고, 광주 군공항 이전도 용역으로 대체하다보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결과는 언제,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민선 7기 이용섭과 김영록 시대에는 적극적인 해법을 찾기하기보다는 모양새 좋게, 시·도민들의 여론이 그리 좋지 않으니까 용역을 내세워 마무리 하겠다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듯싶다.

다행스런 것은 국토부·국방부·광주시·전남도 4자 실무 협의체가 조만간 가동된다는 점이 주목을 끈다.
국책사업임에도 수수방관했던 정부의 태도 변화를 유도하면서 광주 군공항 이전 사업을 위한 재정적 지원과 함께 특별법 제정에 의미를 둔 전략이라는 점에서 진일보 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런 공동대처 노력은 민선 7기 들어 진즉 했어야 할 일을 이제 와서 나서고 있으니 만시지탄이 아닐 수 없다. 시기를 놓침으로써 '김·이(김영록·이용섭)샜다'는 얘기다.
광주공항 무안이전을 하겠다고 공동합의한 2년 전 부터 문재인 정부를 상대로 줄기차게 범정부적·재정적 지원을 요구했더라면 어떤 형태로든 어느 정도의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았을까 싶어서다.

민선7기 출범해인 지난 2018년 상생발전위원회를 마친 뒤 양 시도지사가 어깨동무를 한 채 서로 친밀함을 과시하는 퍼포먼스 장면. / 전남도

그럼에도 양 시·도지사는 광주공항 이전 합의문에 서명한 뒤 마치 두 사람이 어깨동무를 한 채 서로 친밀함을 과시했고, 이후로는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그대로 방치해왔던 게 사실이 아닌가.
왜 지나간 얘기를 이렇고 들춰내느냐고, 그리고 앞으로 잘하면 되지 그러느냐고 반문한다면 할 말이 없겠다.

하지만 문제는 작금의 시대적 상황이 광주·전남이 비상할 적기라는 데 있다. 일이란 사람이 하고 때가 맞아야 한다는 뜻에서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대통령 선거 때 시·도민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유권자들의 표심에 힘 입어 정권재창출을 했지 않는가.
우여곡절 속에서도 현재의 콘크리트 지지율을 견고하게 버티고 있는 것 또한 시·도민들의 변함없는 애정 때문이라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광주·전남에 산적한 현안과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시기를 꼽으라면 문재인 정부 출범 2년과 민선 7기로 취임한 이 시장과 김 지사 시대, 다시 말하면 집권 전반기 2년이야 말로 적기가 아니었던 가 싶다.
그리고 이낙연 전 지사가 국무총리를 지냈던 시절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 시대적·정치적 배경을 토대로 이 시장과 김 지사가 약속했던 광주공항 무안 이전 또한 당당하고도 적극적인 해법을 제시하면서, 다른 것은 몰라도 군공항 이전 만큼은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들고 나섰어야 했었다.
과거 김대중 정부시절 때 전임 광주시장이 광주가 발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듯이, 이제 문재인 정부가 반환점을 돌아선 시점에서 돌이켜 볼 때 그때나 지금이나 다를 게 뭐가 있는지 모르겠다.

내년이면 서울·부산시장 선거에 이어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돌입하게 되면 광주·전남 현안 문제는 그대로 묻히게 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한 두푼으로 해결되지 않은, 특별법 제정을 통해 해결해야만 되는 광주 군공항 이전 또한 관심 밖으로 밀려날 수 밖에 없다.

그렇지 않다면 광주공항을 이전하고 공영개발을 통한 개발 수익으로, 현 정부 지원 없이 대구공항처럼 이전 하겠다고 광주시와 전남도가 머리를 맞대는가 말이다.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로 시민 여론이 좋지 않으니까 알맹이 없이 서로 만나 상생발전에 나서는 척하는 그런 모양새는 시·도민을 우롱하는 보여주기식 행정이 아닐 런가 싶다.

그렇다하더라도 시·도민들의 관심은 상생발전위원회를 통해 얻어낸 결과인 합의문을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게 아니라 어떤 내용을 가지고 진지하게 논의하고 토론하는 자세를 보여주는 가를 바랐었다.
그럼에도 이런 간절한 요구를 무시하고 비공개로 회의를 진행하는 것 또한 바람직한 태도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시·도민들에게 내보일 게 없으니, 최근 이슈로 떠오른 핵심 과제나 현안에 대한 논의 자체를 껄끄럽게 생각한 나머지 비공개로 전환한 게 아니냐는 말들이 무성하다.
지난번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시·도통합에 관한 합의문 발표 때도 아무런 질의나 응답도 받지 않은 채 덜렁 그 내용을 발표하고 끝났었다.

이를 지켜보면서 양 시·도지사가 고시를 합격한 뒤 중앙정부 등지에서 주요 요직을 거친 만큼 행정의 달인이라고 해도 무색치 않음에도 이처럼 비공개 행정을 하는 지 도통 이해가 가질 않는다.
차라리 그럴 바엔 지난번 목포에서 뜬금없이, 비공개로 만찬회동을 했는데 아무런 진전된 얘기를 나누지 못해 불가피하게 이번 상생발전위원회는 비공개로 진행한다고 할 수밖에 없었다고 떳떳하게 얘기했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

그런 연장선상에서 ‘더 나은 내일을 함께 열자’는 상생발전위원회 슬로건 아래 발표한 신규과제 8건과 기존 및 완료 과제 47건 또한 허허롭게 들리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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