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수의 경제Talk] 미래 건강관리의 이정표가 될 게놈 시퀀싱
[이상수의 경제Talk] 미래 건강관리의 이정표가 될 게놈 시퀀싱
  • 이상수 시민기자
  • 승인 2020.11.18 1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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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게놈과 게놈 시퀀싱 이해
2. 10만 게놈 프로젝트 완성이 주는 의미
3. 게놈 시퀀싱에 대한 현실적 접근

2016년, 유전자 분석 회사 베리타스 제네틱스(Veritas Genetics)는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게놈 시퀀싱, Genome Sequencing : DNA의 염기가 어떤 순서로 늘어서 있는지 분석해 제공하는 서비스)이 필요한 비용을 999달러로 낮춤으로써 생명공학계의 헤드라인을 장식한 바 있다. 현재 이 회사는 기 가격을 599달러로 낮춰 유전자 검사 산업을 다시 혼란에 빠뜨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베리타스 제네틱스는 약 5,000명의 전체 유전체 분석을 마쳤으며 이 수가 2020년에는 2만명, 2021년에 17만 5,000명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추가적인 비용 절감을 통해 2022년까지 100달러 이하로 전체 염기서열 분석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03년 인간 게놈 지도가 완성된 이후 한 사람의 유전자를 해독하는데 10만 달러가 들던 것을 생각하면 20년도 안 되어 이룬 혁명적 비용 절감이 아닐 수 없다. 더 많은 염기서열 분석이 이루어질수록 의사들에게 더 첨단의 과학적 통찰이 제고될 수 있음을 생각해 볼 때 이 같은 게놈 시퀀싱의 대중화가 헬스케어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은 매우 크다.

베이라스 제네틱스가 비용 하락을 통해 게놈 시퀀싱 분야에 혁명을 가져왔다면 정부 차원의 유전자 배열 분석을 통해 국민들의 건강을 개선시키고자 하는 나라도 있다.

1. 게놈과 게놈 시퀀싱 이해

정밀의학은 간단히 말해 ‘개인 맞춤형 의학’이다. 기존 치료법이 각각의 질병에 맞춰서 단일한 치료 전략을 설정하는 데 반해, 정밀의학은 환자의 유전 정보, 가족력, 생활 습관, 임상 정보 등을 분석해 환자에 최적화된 치료 방법을 예측한다.

따라서 정밀의료의 성패는 두 축에 달려 있다. 할 수 있는 한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는 일, 그리고 방대한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읽어내는 방법을 구축하는 일이다. 전자의 중추가 게놈 빅데이터라면 후자의 대표 기술은 기계학습이다.

울산과학기술원 이세민 교수는 “많은 데이터 중에서도 정밀의학은 게놈 데이터가 핵심이다.”고 강조한다. 인간의 DNA는 세포가 분열될 때마다 복제, 전승된다. 낮은 확률이지만 복제 과정에서 끊임없이 염기 서열에 변이가 일어난다. 이 모든 변이와 염기 정보를 분석하기 위한 방법론은 발전을 거듭해 왔다.

게놈(독일어: genom, 영어: genome) 또는 유전체(遺傳體)는 한 개체의 모든 유전자(진핵생물의 경우 엑손+인트론)와 유전자가 아닌 부분(반복서열 등을 포함)을 모두 포함한 총 염기서열이며, 한 생물종의 완전한 유전 정보의 총합이다. 게놈은 보통 DNA에 저장되어 있으며 일부 바이러스에는 RNA에 있다. ‘게놈’이라는 낱말은 유전자(Gene)와 염색체(chromosome)에서 유래하였으며, 1920년 함부르크 대학교의 식물학 교수 한스 빙클러가 만든 말이다. 한국어권에서는 최재천이 '유전체'라는 용어를 제안하였다. 유전학에서 나온 학문인 유전체학에서 유전체를 연구하는데, 생정보학 기술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보과학 분야로 이전된다고 지적된다. 유전체학과 함께 단백체학, 전사체학 및 상호작용체학 등이 연구되고 있다.

위와 같은 다양한 생체 정보는 DNA 염기서열의 유전자로 표현되고, 개체의 완전한 DNA 염기서열 정보는 생명현상을 이해하고 질병과 관련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매우 중요하다.

DNA염기서열 정보의 해독, 즉 게놈시퀀싱(genome Sequencing)의 핵심은 개인차 및 민족적 특성을 파악하거나 유전자 이상과 관련된 질환에서 염색체 이상을 포함한 선천성 원인의 규명과 당뇨병, 고혈압과 같은 복합질병의 유전자 결함을 찾기 위한 것이다. 또한 시퀀싱 데이터는 유전자 발현, 유전자 다양성 및 그 상호작용 등의 정보들을 분자진단과 치료영역에서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이세민 울산과학기술원 교수는 게놈 빅데이터로 개인별 맞춤 의학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사진 = 유튜브 강연 캡처)
이세민 울산과학기술원 교수는 게놈 빅데이터로 개인별 맞춤 의학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사진 = 유튜브 강연 캡처)

2. 10만 게놈 프로젝트 완성이 주는 의미

지난 2012년 영국에서 시작되었던 ‘10만 게놈 프로젝트(100K Genome Project)’가 완료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희귀 유전질환 및 암 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진단법 및 개선된 치료법을 분석하는 것을 목표로 시작되었다. 참여자들은 자신의 유전자 배열 데이터가 의료 기록에 저장되는데 동의했으며 이 게놈 데이터는 질병의 원인, 치료 및 관리에 대한 지식을 향상시키기 위해 390개 연구소의 연구자들과 공유되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달성이 갖는 의미는 매우 중요하다. 데이비드 캐머론 수상이 영국을 유전체 의학분야의 선두 주자로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를 발표한 이래 7년만에 이뤄낸 성과로, 이미 여러 영국인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희귀 질환을 앓고 있는 4명 중 1명은 처음으로 정확한 진단을 받을 수 있었고 참여자의 절반가량이 잠재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암에 대해 임상실험에 참여하거나 표적 치료를 받아 효과를 보았다.

영국의 국민보건서비스(NHS)와 이 프로젝트를 진행한 제노믹스 잉글랜드(Genomics England)의 의장인 존 키솜(John Chishoim)은 “10만 번째 게놈 시퀀싱의 성취는 미래 건강관리의 주요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이 성과는 유전학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희귀 질병과 암의 조기발견과 치료를 위한 중요한 단계”라고 말했다. NHS는 현재 2023년까지100만 개의 게놈을 서열화할 예정이며 전 세계 국가들이 영국의 선례를 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게놈 혁명에는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이 모두 참여해야 의미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현재의 추세에 따르면 2025년까지 10억 번째 인간 유전체 염기분석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머지않아 선진국의 거의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개인 DNA기록을 이용해 건강을 관리하고, 개발도상국 또한 그리 뒤처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간의 코드를 해석하는 일은 인간을 질병에서 해방시키고 더 길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다. 이를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들은 여전히 남아 있다. 생성되는 엄청남 양의 데이터를 분석하면 지금보다 훨씬 더 강력한 인공지능 시스템이 필요하다. 또한 정보의 프라이버시에 대한 우려도 제기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들은 질병이 정복될 기하급수 시대에는 충분히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본다. 이런 문제들에 대한 보안책을 마련하고 나면 유전체 의학이 실행되는 시대는 더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3. 게놈 시퀀싱에 대한 현실적 접근

글로벌 상위 10대 유전체 분석기업에 관한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19. 4. 30) 보도자료에 의하면 1,000달러(약 114만원) 게놈 시대가 예고된 지 3년여 만에 1/10 수준인 100달러(약 11만원)로 한 사람의 유전체 서열 전체를 해독할 수 있는 100달러 게놈 시대를 예고. 혁신적인 유전체 분석장비의 개발 및 관련 기업 간의 경쟁으로 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있어 향후에는 10달러 이하로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이다. 최근 GEN(Genetic Engineering & Biotechnology News)에서 매출액과 분석역량 등을 기준으로 글로벌 상위 미국의 유전체 분석장비 제조업체인 일루미나(Illumina)를 비롯한 10대 유전체 분석기업을 선정하고 주요 활동을 소개(국내기업인 마크로젠이 8위에 포함)‘하였다. 한국형 게놈 프로젝트는 아직 걸음마라라고 한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염기서열 분석만으로 모든 질병을 완파하기는 어렵다”며 “아주 머지않은 미래에 암은 관리 가능한 질환이 되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유전학적 요인에 더불어 문화적 요인, 생활 패턴 등 후생적 환경 요인, 그리고 임상자료가 같이 고려될 때 정밀한 치료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AI를 활용한 우울증과 자살 위험도 예측, 유전 변이를 통한 암 발병 양상 등이 강연에서 설명됐다.

<참고자료>

박영숙·제롬 글렌(2019), 『세계미래보고서 2020』, 서울 : 비즈니스북스. pp.292~294.

http://www.kyosu.net/news/articleView.html?idxno=57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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