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수의 경제Talk] 신체 역전과 노화 역전을 이끄는 재생의학 한계
[이상수의 경제Talk] 신체 역전과 노화 역전을 이끄는 재생의학 한계
  • 이상수 시민기자
  • 승인 2020.10.28 1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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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체를 보호하는 기술 : 줄기세표 치료
2. 신체를 대체하는 기술 : 이종 이식 및 바이오 프린팅
3. 노화 역전 기술 : 젊은 피 수혈
4. 재생 의학의 현재와 미래

인간은 다른 동물에 비해 월등히 큰 뇌를 가졌지만 뇌를 제외한 인간의 신체능력은 동물들보다 현저히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도마뱀은 필요시 자신의 꼬리를 자르고 도망간다. 언제든 다시 복원될 수 있기 때문이다. 편평선충, 불가사리 및 해삼은 몸 전체가 다시 자란다. 상어는 끊임없이 치아를 대체하며 평생 동안 2만개 이상의 치아를 성장시킨다.

이러한 동물의 놀라운 신체 복구 능력을 인간에게 적용하는 일이 가능할까라는 의문은 오랜 시간 생물학계가 가져온 숙제였다. 의족이나 의수 없이 절단된 사지를 예전처럼 복구한다는 것은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의학적, 생물학적 진화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랜 연구 끝에 재생의학의 혁신을 통해 인간도 이러한 신체 능력을 보유할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1. 신체를 보호하는 기술 : 줄기세표 치료

줄기세포는 심장, 뉴런, 간, 폐, 피부 등과 같은 특수한 세포로 변형될 수 있는 미분화 세포이며, 더 많은 줄기세포를 생산하기 위해 분열할 수도 있다. 줄기세포는 우리 몸 안에 내재된 치료 시스템의 역할을 하며 손상되거나 염증이 생긴 부분을 치유한다. 문제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줄기세포 공급이 최대 1만 배까지 감소한다는 점이다. 우리 몸을 집에 비유한다면 줄기세포는 수리공에 비유할 수 잇다. 새 집에 수리공까지 젊다면 모든 것을 완벽하게 고칠 수 있지만 집도 낡고 수리공, 즉, 나이를 먹으면 결국 집은 부서져버릴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수리공 즉, 줄기세포를 회복시켜 젊어지게 할 수 있다면 어떨까?

이 복원 및 회춘을 이루기 위한 한 가지 방법은 건강한 상태에서 나의 줄기세포를 추출하여 농축시켜 놓은 뒤 이를 다시 주입하는 것이다. 이 ‘젊은 줄기세포’를 직접 주입함으로써 활력을 되찾고 염증을 줄이고 자가면역 질환을 치료하며 근육량을 늘리고 관절을 고치고 피부를 활성화하고 모발을 성장시킬 수도 있다.

실제로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실시한 연구에서 18명의 뇌졸중 환자 중 7명이 줄기세포 치료를 통해 현저한 운동 기능 향상을 보였으며, 이 치료법은 알츠하이머, 파킨슨병과 ALS(루게리병) 같은 다른 신경 퇴행성 질환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많은 퇴행성 질환과 면역체계와 관련된 질병에서 줄기세포를 통한 치료가 증가하고 있다. 줄기세포 시장은 2022년까지 2,970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고령화, 만성질환증가, 그에 따른 재생치료에 대한 수요증가는 앞으로 줄기셰포 관련 산업을 이끄는 중요한 동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2. 신체를 대체하는 기술 : 이종 이식 및 바이오 프린팅

미국에서만 장기 이식 대기자가 12만명에 달하며 10분에 한 명꼴로 그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적절한 때에 이식을 받지 못해 사망하는 사람도 하루 평균 20명에 달한다. 이를 바꿔 말하면 늦지 않게 장기를 이식받을 수 있다면 미국인 사망자의 35%를 구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이런 이유로 인간의 장기를 배양하거나 만들어내는 재생의학은 세상을 바꿀 엄청난 기회를 가지고 있다.

미국의 생명공학 회사 유나이드 테라퓨틱스(Unite Therapeutics)는 동물의 장기를 인간에게 맞게 변형시켜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이식하는 이종이식(Heteroplastic transplantation) 을 연구하는 회사이다. 성인 돼지의 장기가 인간의 크기와 모양이 비슷하다는 사실을 고려해 테라퓨틱스는 인간이 장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돼지의 유전자를 조직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현재 테라퓨틱스는 연간 1,000개의 이식용 폐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형 돼지 농장의 설계단계에 와 있다고 밝혔다. 미국 피츠버그 대학교에서는 유전자가 변형된 돼지 신장을 원숭이에게 이식하여 6개월 동안 생존시키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이러한 이종 이식 외에도 최근에는 3D프린팅 기술을 이용한 인공장기 개발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하버드 대학교에서 3D바이오 프린팅 기법으로 신장의 구조적이고 기능적인 단위인 네프론(nephron : 오줌을 만들어 내는 콩팥ー신장(腎臟)ー의 구조적•기능적 단위로, 사람의 경우에는 한쪽 신장에 약 100만 개의 네프론이 있다)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영국 뉴캐슬 대학교 연구팀은 사람의 각막을 3D프린터를 이용하여 인공근육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포항공대에서 3D프린터를 이용하여 인공근육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이렇듯 현재 인간 장기 3D프린팅 기술은 상용화에 한 발짝 가까워졌다.

3. 노화 역전 기술 : 젊은 피 수혈

스탠퍼드 대학교와 하버드 대학교는 최근 이루어진 연구에서 늙은 동물이 젊은 동물의 피를 수혈 받게 되었을 때 조직과 기관의 재생이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그 반대 또한 가능하다. 어린 동물에게 나이 든 동물의 피를 수혈하자 노화가 가속화된 것이다. 스탠퍼드 의과대학 출신인 제시 카마진(Jesse Karmazin)은 이 실험에서 얻은 인상적인 데이터가 인간에게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임상실험을 진행하기 위해 암브로시아(Ambrosia)라는 신생 스타트업을 설립했다. 암브로시아는 16~25세까지의 건강한 젊은 사람의 혈장을 채추해 35세 이상의 피험자에게 수혈하고 향후 2년간 혈액을 모니터링 하며 결과를 지켜볼 예정이다.

안브로시아는 지난해 150명의 참가자에게 이 임상실험을 실시했고 현재까지 피험자들에게 노화 역전 현상으로 볼 수 있는 흥미로운 데이터들을 얻었다고 한다. 제시 카마진은 “이는 마치 유전자 발현이 재설정된 것과 같으며 효과는 거의 영구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4. 재생 의학의 현재와 미래

재생의학의 3대 요소는 크게 세포, 지지체, 신호인자로 구분된다. 줄기세포, 분화된 세포 등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만능유도줄기세포를 만든 후 분화시키는 방법 또는 원하는 세포 종으로 직접 분화하는 방법도 모색하고 있다.

현재는 혈관이 없는 연골조직 재생 후 환자의 관절연골에 이식하는 방법이 일부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방법으로 적용되고 있고 피부, 각막, 방광, 요도 등이 허가되어 임상 적용되거나 임상시험 단계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최근 하버드의대 헤럴드 오트 교수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환자의 세포로 만능줄기세포를 만든 후 면역문제가 최소화된, 기능적으로 완벽한 심장을 체외에서 만들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았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비슷한 방법으로 심장 이외에도 간, 폐, 신장 등 대기자가 많은 장기들이 재생의학의 분야에서 연구되고 있다. 또한 재생의학 기술의 도움으로 암 조직을 체외에서 형성하여 환자 맞춤형 치료법 개발과 신약 개발에도 응용하려는 시도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무병장수가 예전 시대의 건강 키워드였다면 이제는 유병장수로 새로운 삶을 누리는 것이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다.

<참고자료>

박영숙·제롬 글렌(2019), 『세계미래보고서 2020』, 서울 : 비즈니스북스. pp.278~283.

http://m.amc.seoul.kr/asan/mobile/healthstory/medicalcolumn/medicalColumnDetail.do?medicalColumnId=33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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