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수의 경제Talk] 제약 AI가 이끄는 신약 개발 혁명
[이상수의 경제Talk] 제약 AI가 이끄는 신약 개발 혁명
  • 이상수 시민기자
  • 승인 2020.10.14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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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0년 걸리던 신약 개발이 4주로 단축된다
2. 인공지능과 의료 분야의 빅데이터, 데이터 크런칭
3. 신약 개발에 AI를 접목한 국내외 제약사들

지난 200년 동안 의료 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기대수명은 획기적으로 늘어났다. 우리는 예전에 비하여 30~40년 더 젊은 건강 상태를 유지하는 시대가 곧 도래 할 것으로 본다. 이렇게 건강 수명이 획기적으로 연장되게 할 수 있는 기술이 인공지능 기술이다. 지난 5년 동안 의료 분야 인공지능 스타트업들은 576건에서 43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받아 모든 인공지능 산업에서 선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FDA는 사람의 생명을 살리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잇다는 이유로 70건의 인공지능 보건 기구를 승인해줬다. 이렇듯 현재 의료분야에서 인공지능 발전 속도는 가속되고 있다.

인공지능이 의료 시스템을 확장시키고 인간을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살 수 있게 만드는 방법으로는 머신러닝과 신약 설계, 빅데이터를 통한 정확하고 빠른 진단 시스템을 꼽을 수 있다.

1. 10년 걸리던 신약 개발이 4주로 단축된다

신약 개발에는 엄청나게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실험에서 이르는 신약이 10개 중에 한 개에 불과할 정도로 그 효율이 무척 떨어진다. 그런데 만약 인공지능 시스템, 특히 신경망이 어떤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분자(약품) 설계를 예측할 수 있다면 상황을 달라질 것이다. 첨단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50명의 인원으로 기존의 5,000명이 하던 일을 할 수 있다면 약효는 훨씬 높아질 것이다. 1조 3,000달러러 규모의 글로벌 제약 산업을 뒤 흔들 혁명이 올 것이다.

2019년 9월 3일 인공지능 스타트업 인실리코 메디슨(Insilico Medicine)이 제약 분야의 ‘알파코 순간’이라 일컬을 만한 획기적인 성과를 달성해 화제다. 바로 인공지능을 통해 새로운 약물 후보를 단 46일 만에 설계, 합성 및 검증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신약은 처음부터 인공지능을 통해 설계 되었으며 몇 년이 아니라 며칠 만에 역시 인공지능을 통해 검증을 완료했다. 하나의 신약을 시장에 선보이기 위해 설계와 검증까지 보통 10년이 걸리는 것을 생각하면 15배는 더 빠른 속도다. 인실리코 메디슨은 인공지능을 이용한 엔드 투 엔드(end-to-end) 신약 개발 과정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회사가 개발한 플랫폼에는 최근 몇 년간 인공지능 발전의 핵심인 생성적 적대 신경망(GAN) 기술과 심층 강화학습이 결합되어 있다.

신약 개발의 프로세스는 먼저 GAN을 사용하여 잠재적인 약물 후보를 선별한다. 여기서 수백만 개의 샘플과 다양한 유형의 질병 특성을 이용하여 가장 유망한 단백질 목표를 규정하고 목표에 따른 완벽한 분자를 생성한다. 그리고 이러한 분자들은 매개 변수 설정을 통해 새롭게 만들어진다.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밝혀진 목표 단백질이 있든 없든 인실리코 메디슨은 노화, 암, 섬유증, 파킨슨병, 알츠하이머, 근위측증, 당뇨병 등 많은 질병들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분자 구조를 생성하고 있다. 이러한 신경망 기술 역시 신약 발견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임으로써 난치성 질병을 해결하는데 새로운 돌파구가 되어줄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제약 AI가 이끄는 신약 개발은 약물 개발 타임라인을 가속화하는 것 이상으로 제약 산업에 엄청난 혁명을 가져다줄 예정이다. 또한 지능적이고 집중적인 방식으로 약물을 발견함으로써 효율성을 크게 높이고 전임상 실패율을 줄일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2. 인공지능과 의료 분야의 빅데이터, 데이터 크런칭

데이터 크런칭(data crunching)이란 결정을 내리는데 유용한 데이터 분석과 그 분석 틀을 의미한다. 의료 현장만큼 데이터가 홍수를 이루면서도 그 데이터가 적절히 활용되지 못하는 곳도 없다. 매년 미국에서 40만 명 이상의 환자들이 원인 불명의 심장마비나 호흡기 장애로 조기 사망한다. 환자들은 사망하며 많은 의료적 단서들을 남기는데 의사나 간호사만으로는 과도하게 많은 정보를 제때 처리하고 분석하여 환자의 생명을 구하기엔 역부족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인공지능은 특히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패턴과 통찰력을 찾아내는 강력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오늘날 기존 의료 시스템을 채우고 있는 방대한 양의 정형화되지 않은 의료 데이터 처리도 문제다. 정형화되지 않은 의료 데이터에는 처방전 의료 기록, 병리학 보고서, 방사선과 보고서 등이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마존은 환자의 진단, 치료 방법, 처방, 증상 및 징후 등과 같은 정형화되지 않은 데이터를 분류할 수 있는 새로운 미국의료정보호법(HIPAA) 적합형 머신러닝 서비스를 발표했다.

이 서비스는 환자 의료 기록을 데이터화해 분석석하고 개인들이 스스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만든 시스템으로, 의사와 병원은 이 기록을 활용해 치료 방뻐을 개선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전 미국 식품의약처(FDA)의 건강정보 국장 출신인 이아존의 의료 부문 책임자 타하 카스-후트(Taha Kass-Hout)는 내부 테스트 결과 이 소프트웨어가 다른 회사의 것에 비해 더 우수하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또 이 소프트웨어가 시애틀에 있는 프레드 허치슨 암 연구센터와의 협력을 통해 암 예방 밍 치료를 위한 머신러닝 연구에도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의 CEO인 젠슨 황(Jensen Huang)은 ‘소프트웨어는 세상을 먹어 치운다. 그러나 인공지능은 소프트웨어를 먹어치운다’고 말했다. 이 말은 앞으로 인공지능이 먼저 의료 분야를 먹어치우고 장수 연구를 기속화시키며 인간의 건강 수명을 증가시키게 된다는 의미이다. 이미 다른 여러 분야에서 획기적인 알고리즘 성공률을 나타내고 있는 인공지능과 데이터 분석기술은 의료 산업의 혁신을 이끄는 미래의 금광이 될 것이다.

3. 신약 개발에 AI를 접목한 국내외 제약사들

AI를 통한 신약개발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아직 신약 완성 사례가 없다는 핸디캡을 갖고 있다. 갈 길이 멀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개념만 있었던 과거에 비해 지금은 논문이 출판됐고, 동물 실험에서 검증된 후보물질이 발굴되는 등 개념을 증명 단계까지 왔다. 임상 진입 단계도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점진적인 성과 도출을 통해 AI 신약개발 효용성이 가시화될 것으로 본다.

국내외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에 AI를 접목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AI 기술을 가진 IT(정보기술) 기업들과 손잡고 연구·개발(R&D)에 나서고 있고, 최근 국내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 시장 규모는 매년 40%씩 성장해 2024년에는 40억달러(약 4조6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인공지능신약개발지원센터 주철휘 부센터장은 "제약 산업에서 AI를 활용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신약 개발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라고 말했다.

<참고자료>

박영숙·제롬 글렌(2019), 『세계미래보고서 2020』, 서울 : 비즈니스북스. pp.269~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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