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가 무안공항을 '적막강산'으로 덮었다
코로나 19가 무안공항을 '적막강산'으로 덮었다
  • 구재중 기자
  • 승인 2020.10.07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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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 활주로 이용률 1% 미만…사실상 ‘셧다운’
하루 평균 이용객 고작 83명…올 벌써 100억 적자

국제공항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하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회되면서 직격탄을 맞아서다. 서남권 거점공항으로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비상하리라는 기대감도 퇴색되고 말았다.

사진=코로나에 직격탄에 ‘텅빈 공항’대합실(좌)과 한때 체크인 창구가 해외 여행객들로 붐빌 때의 모습(우)이 묘한 여운을 남기며 대조를 이루고 있다
한때 체크인 창구가 해외 여행객들로 붐빌 때 모습(좌)과 코로나에 직격탄에 ‘텅빈 공항’대합실(우) 이 묘한 여운을 남기며 대조를 이루고 있다

비단 무안공항 뿐만 아니라 전국 지방공항 모두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사정은 마찬가지다. 사실상의 '셧다운' 위기라는 표현이 적절한 듯싶다.
코로나19 사태가 항공업계의 장기 불황으로 이어지면서 자연스레 이용객 급감은 무안공항으로 하여금 자생능력을 잃고 비틀거리게 했다. 
민간업자가 운영했다면 진작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재정 적자로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

광주공항이 약속대로 이전되면 명실상부한 국제공항으로 거듭날 무안공항이 올해 적자가 벌써 10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올해 활주로 이용률도 1%에 못 미치는 바람에 이용객도 그만큼 줄어 하루 평균 83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경기 광주시갑)이 한국공항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무안국제공항은 8월 기준 98억원의 적자를 보였다.
2018년 138억원에서 2019년 119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광주공항은 2018년 35억원에서 2019년 51억원으로 적자폭이 늘었고, 올해는 8월 말 기준 27억원을 기록한 상태다.
여수공항의 적자규모는 2018년 135억원에서 2019년 144억원으로 늘었고, 올 8월 현재 81억원이다.

이용객 감소로 인한 적자폭은 공항 활주로 이용률 저조와 무관치 않다.
올해 8월 말 현재 활주로 활용률은 광주공항 6.3%, 무안공항 0.6%, 여수공항 6.5%로 집계됐다.
전국 14개 공항 중 활주로 활용률이 1%에 못 미치는 공항은 무안공항을 비롯해 원주(0.1%), 사천(0.2%) 군산(0.3%), 포항(0.3%) 등 5곳으로 조사됐다.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이용률은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연간수용능력 14만회에 연간실적 882회로 0.6%에 그쳤다.
반면 광주공항은 연간수용능력 14만회, 연간실적 8천790회, 이용률 6.30%, 여수공항 연간수용능력 6만회, 연간실적 3천928회, 이용률 6.50%였다.
지난해 말 기준 공항 활주로 활용률은 광주공항 9.5%, 무안공항 4.7%, 여수공항 8.3%를 기록했었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관광업계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항공기 이착륙이 급감했다.
올해 8월까지 공항별 항공기 이용횟수는 무안공항의 경우 882회에 그쳤다. 광주공항 8천790회, 여수공항 3천920회와 대조를 이룬다.

지난해 대비 올해 국내선터미널 활용률도 마찬가지다.
무안공항이 5.0%에서 0.5%에 그친 반면 광주공항은 68.9%에서 37.6%, 무안공항이 5.0%에서 0.5%, 여수공항이 23.5%에서 13.9%로 감소했다.
올해 하루 평균 이용객은 무안공항 83명, 광주공항 4천625명, 여수공항 1천583명에 머물렀다.

코로나19로 인해 무안국제공항 하루 평균 이용객도 급감했다. 2011년 하루평균 570명, 2016년 348명, 2017년 386명, 2019년 595명, 이었지만 올해 83명에 불과했다. 광주공항은 올해 하루평균 4천625명, 여수공항은 1천583명이 이용했다.

이처럼 무안국제공항이 사실상 '유령공항'상태로 반년 넘게 전락하고 이용객이 줄어 들면서 국내선 일부 항공노선이 없어지게 됐다. 탑승 수속 창구는 불이 꺼졌고, 바쁘게 짐을 실어 나르던 컨베이어 벨트 역시 멈췄다.

이러다 보니 공항 직원들도 자리를 지키기 미안할 정도다.
평소 추석 연휴 같으면 해외여행을 가려는 승객들로 붐비면서 체크인 창구를 향해 줄을 서야 했던 것과는 전혀 딴판이다. 주차장도 텅 비어 을씨년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공항 이용객들이 드나들지 않다보니 공항 내에 입점한 면세점과 업체들도 매출하락으로 인해 한숨만 쉬고 있다. 하루 매출이 10만원 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직원을 줄일 수밖에 없고, 대신 주인인 자신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아린 현실을 어렵사리 이겨내고 있다고 푸념한다.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 무안공항은 전국 지방공항 중 이용객 100만명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모든 국제선 노선을 인천공항으로 단일화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면서 지난 3월 필리핀 클라크 편을 마지막으로 무안공항을 연결하는 국제선이 모두 끊겼다.

코로나19로 운항 재개마저 불투명한, 그래서 더 암담한 현실 앞에 지방 공항 활성화에 대한 정부의 대책만을 하염없이 기다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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