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시·도통합, ‘김·이새나’ or ‘탄력받나’
이용섭 시·도통합, ‘김·이새나’ or ‘탄력받나’
  • 박병모 기자
  • 승인 2020.09.24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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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방식 벌써 엇박자, 李·'특별자치도' vs 金·'준 연방제'
통합 큰 그림도 없이 일방적 추진은 과거 ‘허·송세월’ 전철
정치권, 언론기고 앞세운 여론전 앞서 주민 여론 수렴 우선시

[시민의소리=박병모 대기자] 이번 추석 명절의 화두는 아무래도 이용섭 광주시장이 제안한 ‘시·도행정통합’으로 모아질게다. 그만큼 무게감이 크거니와 시·도민의 삶의 질과 무관치 않아서다.

시도통합에 불을 지핀 이용섭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시·도간 협력을 통해 지역발전을 이뤄나가자며 서로 부둥켜 안고 있다 / 전남도
시도통합에 불을 지핀 이용섭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시·도간 협력을 통해 지역발전을 이뤄나가자며 서로 부둥켜 안고 있다 / 전남도

하지만 일에는 순서가 있고 절차가 있는 법이다.
가장 중요한 덕목인 시·도민을 상대로 한 공론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으로 귀결된다.
·도통합의 실질적 주체는 시·도민이고, 주민투표로 결정될 사안이기에 그렇다.

역설적으로 얘기하면 이 시장이 통합을 불쑥 꺼내놓고, 통합준비단을 발족한데 이어 시의회의장단, 구청장, 지역 정치권, 시민단체와 릴레이 회동을 통해 일방적으로 여론을 끌고 가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그 보다는 시·도민이 얼마만큼 호응을 하면서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이해의 폭을 넓혀가느냐가 급선무라는 얘기다.

이 시장의 통합론에 ‘필요성에는 공감하나 진정성이 부족하고 정치적이며 즉흥적이다’라는 얘기가 벌써부터 나오는 것도 그러한 연유에서다.
통합 방식을 비롯 추진 배경, 장단점, 이해득실, 방향성, 효과, 과제, 공청회 등 통합에 대한 밑그림과 로드맵도 없이 위에서 아래로 내리꼽는, 이른바 ‘톱-다운’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 시장이 광주만의 공론화 작업을 마친 뒤 상대 파트너인 김영록 지사를 추석 이후 만나자고 한 것도 어찌 보면 대등한 관계가 아닌 오만한 자세가 아닐런가 싶다.
어찌 보면 이 시장의 통합방식에 그동안 말을 아껴왔던 김영록 지사가 첫 공식입장을 내놓은 게 그 반증이다. 23일 전남지역 10명의 국회의원과 예산정책간담회에서다.

국회 예산정책간담회에 참석한 김영록 지사와 전남지역 국회의원 10명이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남도
국회 예산 정책간담회에 참석한 김영록 지사와 전남지역 국회의원 10명이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남도

김 지사가 꺼낸 통합방식은 이 시장이 제기한 대구·경북 사례와 같은 단순행정 통합으로는 시너지 효과가 나기 어렵기 때문에 ‘준 연방제’방식을 제안했다.
중앙부처의 재정권한인 예산과 법규 권한을 지방정부에 대폭 이관하는 이른바, ‘준 연방제’방식을 공식화 한 셈이다.
이는 전국시도지사협의회에서도 논의된 사항이지만 현재 중앙정부에 70%를 의존하는 국가행정시스템으로는 지방분권이 실질적으로 이뤄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그 권한과 책임을 시·도단체장들에게 부여했을 때만이 광주·전남 통합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논리다.

따라서 김 지사는 이 시장을 향해 통합을 하려면 어떤 방식으로 추진 할 것인가에 대한 논리를 먼저 꺼내 보인 뒤 추진해도 늦지 않은데 성급하게 여론전 부터 펼치는 것은 장기적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눈치다.
말하자면 타 시·도의 통합론을 일괄적으로 거론하기 보다는 광주·전남 특성에 맞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통합방식을 내놓으라는 것이다.

아시다시피 부·울·경의 경우 행정통합이 아니라 경제통합을 전제로 한 도시연합 형태다.
대구·경북은 특별자치도 성격의 행정통합이다.
세종시와 대전의 경우 대전시에서 통합하자고 나서지만 세종시는 무슨 소리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쯤에서 이 시장은 통합론의 불씨를 지피기보다는 어떤 광역도시의 모델을 선택할 것인가를 분명하게 제시해야 한다.
이 시장이 생뚱맞다고 지적을 당한 것도 다름 아니다. 전·후사정의 맥락이 맞지 않아서다.

민선7기 출범 이후 양 시·도는 2018년 민간공항 이전을 하자는 업무협약을 한 바 있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민간공항을 군 공항 이전과 패키지로 동시에 추진하지 않으면 재검토를 하겠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2차 공공기관 지방과 관련, 전남도와 경쟁적으로 나서겠다고 했다.
그리고는 지난 10일 공공기관 이전 정책토론회에서 느닷없이 시·도통합을 꺼냈다. 대구·경북의 특별자치도를 사례로 들면서다. 

한마디로 이 시장의 언행이 정책토론회 전·후가 달랐다는 점에서 통합론을 꺼낸 자체를 두고 '진정성이 의심된다', '정치적 배경이 깔려있다'는 반응이 당장 튀어 나왔다.
“공공기관이전도 시·도지사가 경쟁적으로 나설게 아니라 박광태·박준영 양 시·도지사가 한전을 유치할 때처럼 서로 협력해서 일단 지역으로 유치한 뒤 지역형편에 맞게 배분하면 되는데 서로 싸우고 있으니 될 일도 안된다”는 한 교수의 지적이 울림으로 다가온다.

상대적으로 대구·경북의 경우 2007년 한전을 나주공동혁신도시로 빼앗긴 후 지역내 여론을 등에 업고 시도지사가 통합에 나서 대구와 경북 군위 간 군공항 이전이 이뤄지고, 이어 2027년 출범을 눈앞에 두고 있다.

··경 메가시티 도시 연합도 경남 거제의 조선산업이 붕괴되자 비난 경남 뿐만 아니라 부산 경제에 큰 피해로 이어지면서 자연스레 경제통합 논의가 떠올랐다.
광역단체는 그대로 유지하되 경제 외에도 도시계획, 환경, 교통 등을 연계시켜 주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자는데 목적이 있다.

마찬가지로 민간공항 또한 경제통합을 근간으로 광역협의를 통해 약속대로 이전한 뒤 시너지 효과가 나면 자연스레 시·도민 사이에서 통합논의가 제기될 수밖에 없음에도 이를 간과하고 있다가 느닷없이 통합을 들고 나오니 이 시장의 진정성과 신뢰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시·도통합 논의는 출발부터 이 시장과 김 지사간의 온도차가 큼을 담박에 알수 있고, 과거 허·송세월을 보낸 시·도통합을 소환할 수밖에 없어 우려 또한 크다.

전남도청을 광주에서 무안으로 이전할 당시 허경만 전 지사는 시·도 통합을 제안했고, 이에 송언종 전 시장은 일언지하에 거절한 바 있다.
이어 고재유 전 시장에 허 전 지사에게 “도청을 무안으로 옮기지 말고 이전 대신 통합을 하자”고 했으나 허 지사는 “이제 와서 무슨 딴 소리를 하냐”며 두 번이나 시도했던 통합논의가 무산된 바 있다.

이처럼 허·송세월만 보낸 것을 곱씹어 보면 양 시·도 수장들이 사전 주민들의 의견 수렴 과정인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통합을 할거냐, 말거냐로 담판 지으려 했기 때문이다.
결국 주민 투표를 한번 해보지도 않은 채 통합논의를 없었던 것으로 되돌렸다는 점에서 뼈아픈 교훈만 남겼고, 시·도간 갈등과 혼선만 가져왔었다.  

그렇다면 이 시장은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그때와 똑같은 전철을 밟을 게 아니라 최소한 사전 광역행정협의라는 물밑 접촉을 통해 김 지사와 사전조율을 거쳤어야 했다.
시·도통합이야 말로 시·도지사 단둘이 만나 담판 짓거나 전유물이 될 정도의 가벼운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쉬운 대목은 이 시장이 그런 통합적 발전을 고려한 뒤 통합론을 꺼냈더라면 그만큼 설득력을 얻을 수 있었고, 공감대 형성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 이 시장은 한 번 내뱉은 메시지가 무게를 지니려면 일관성과 영속성이 있어야 한다.
혹여 과거 처럼 행정통합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는 괜한 갈등과 혼선만 부채질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주요 현안이 쌓여있는 상황에서 허송세월과 같은 의미의, 이른바 ‘김·이 샜다(김영록 지사와 이용섭 시장 이름 첫 자)’라는 신조어가 탄생한다면 시·도민 모두가 불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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