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의 ‘협량'함이 의사출신 전문직 공무원 내쫓다
이용섭의 ‘협량'함이 의사출신 전문직 공무원 내쫓다
  • 박병모 기자
  • 승인 2020.07.28 09:5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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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본청과 서구청 간 1대1 ‘보건소장’ 인사교류 거절
길 잃은 여성 공무원 ‘낙담’ 곧바로 공직 떠나
이 시장, 의사 출신 공무원 구하기 힘든데…‘노조’가 무서웠나
​​​​​​​광주 ‘천덕꾸러기’ 신세…코로나 확산 ‘시민안전’ 무시한 꼴

[시민의소리=박병모 대기자] 광주가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믿을 만한 선제적 대응도 없었다.

코로나 사태 확산 속 브리핑에 나선 이용섭 광주시장(우)과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좌)
코로나 사태 확산 속 브리핑에 나선 이용섭 광주시장(우)과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좌)

그러다보니 광주를 바라보는 시선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자녀 결혼을 위해 대절 차량으로 서울을 올라가도, 세종시에 출장을 가도, 창원에 사업하러 공장을 방문해도 ‘광주’에서 왔다고 하면 괜한 마음에 스스로 위축되곤 한다.
“무슨 일로 여기까지 오셨느냐”고 묻고는 힐끗 쳐다본다. 광주엔 코로나 확진자가 많으니 특별한 일이 아니면 여기저기 쏘다니는 게 별로 이롭지 않다는 눈치다.

이런 조바심 속에 광주시 서구청에선 길 잃은 한 여성 고위직 공무원이 공직을 떠났다. 의사출신 전문직 공무원 A 씨의 얘기다.
최근 서구청이 단행한 인사 명단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A 씨는 구청에서 시 본청으로 올라가 코로나 예방 업무를 담당하고, 대신 그 직급인 4급 자리에는 시청 공무원을 앉히는, 이른바 ‘시·구간 1대1 교류인사교류’가 무너졌다는 데서다.

말하자면 A 씨는 비록 서구 노조가 주장하는 대로 자신의 과오가 다소 있었다 하더라도 행정 벌칙이 다 끝난 상황에서 시 본청에서 근무하는 걸로 철석같이 믿었는데, 이런 희망이 사그리 망가졌으니 허탈감에서 사표를 쓰고 공직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사연은 이렇다.
A씨는 의사출신으로 전문직 공무원이 되었고, 서구보건소장으로 근무하다가 5급으로 강등을 당했다. 그리고는 다른 과로 좌천됐다.
업무를 제대로 보지 못한 직원에게 폭언과 함께 서류를 내던졌다는 게 그 이유다.
물론 자신의 댄스 동호회원들이 가끔씩, 업무시간 외에 찾아와 사무실에서 서로 춤 실력을 뽐내곤 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에 직원들이 민원을 제기했고, 어찌됐든 공무원 노동조합까지 나서면서 표면화되기에 이르렀다.

'직급 강등'이라는 중징계를 받은 A 씨는 이렇게 불명예스럽게 공무원 생활을 마쳐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정신을 바짝 차렸다. 그리고는 어느 누구보다 열심히, 성실하게 근무를 하면서 과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는 과정에서 행정상 불이익 유예기간이 만료됐고, 청내에서도 모범공무원으로 ‘개과천선’을 했다는 여론이 나돌았다.

이를 지켜본 서대석 서구청장도 A 씨의 그런 열정과 진정성을 읽은 뒤 이번 인사를 통해 직급 원대복귀를 해주려 마음 먹었다.
서 청장이 사내방송을 통해 "코로나19 위기 상황 속에서도 반 년째 공백상태인 보건소장 임용을 위해 여러 차례 외부 공모해왔다. 하지만 적격자가 없어 마련한 고육지책이다. 이해해 달라"고 호소한 것도 그래서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공무원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A 씨의 전문성을 살려내기 위해 시 본청 박향 복지건강국장을 만났다.
앞서 노조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다시 한 공간에서 일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그런 인사를 해서는 안된다“고 반발했었다.

서 청장은 박 국장에게 "광주의 코로나19 확산을 책임지고 나갈 적임자로 의사출신 공무원이 필요하지 않느냐"고 제안했고, 이에 박 국장도 공감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어떻게든 한 여성공무원의 전문성을 크게 보고 시 보건당국에서 역할을 하게한다면 좋겠다 싶어 시·본청간 1대1교류인사 원칙에 합의한 셈이다.
그렇게 되면 노조의 반발도 무마하고, 더 나아가 길 잃은 여성공무원의 전문성을 살리면서 시민들에게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처럼 안전의식을 심어줄 수 있어서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과거 광주시 인사에서 어려운 건 보건직 공무원이란 말이 나돌았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특수직인 관계로 승진 자리가 한정돼 한번 인사에서 누락되면 해당 승진자가 퇴직할 때까지 T/O를 마냥 기다려야만 하는 인사 특성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칫 인사서열을 무시하고 인사를 단행하다가는 큰 코를 다칠 정도로 유독 경쟁이 심하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A 씨가 강등됐다 다시 승진하게 되면 승진예정자는 그만큼 승진 속도가 늦어지기 때문에 그 한자리를 노리기 위해 목숨 걸고 싸우는 게 보건직의 형국이다.

이런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지만 박향 국장으로서는 의사출신인 자신의 후배를 코로나 정국의 엄중한 상황에서 필요한 사람이라고 판단했기에, 이를 이용섭 광주시장에게 보고를 하게 됐다.
의사출신 전문직 공무원이 필요하니 이를 허락해달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다.

그러나 되돌아오는 건 허탈한 심정이었다.
이 시장이 “서구 노조에서 시끄럽게 떠드는데 꼭 그런 여성을 시청으로 데려야 함께 근무를 해야 하느냐”고 반문하더라는 것이다.
이에 박 국장은 “자신과 투톱체제로 코로나19 확산 정국을 뚫고 나갔으면 좋았을 텐데...”라면서 뒤 돌아 섰다는 후문이다.

그렇다면 이 시장은 자신의 삶의 궤적과 생리상 별로 맞지 않은 서구 노조가 두려워 전문직 공무원을 마다했을까? 아니면 코로나19 확산으로 광주가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고 있음을 간과했을까?
궁금하기만 하다.

이쯤에서 시·구간 인사교류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겠다.
쉽게 설명하면 행자부와 광주시간 인사교류를 하는 것은 행정행위를 함에 있어 폭넓은 시각과 효율적인 업무 추진, 그리고 조직 에 생기를 불어넣는데 있다.
그럼에도 행자부에서 이용섭 시장이 추천하는 광주시 고위직 공무원을 이런 저런 핑계로 받아들이지 않고 갑질을 했다면 볼썽사나운 모양새가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광주시가 꼭 필요한 여성 의사를, 박향 국장과 투톱체제로 역할을 분담시켜 나간다면 하루 이틀도 아니고 점점 강도가 심해지는 업무를 분산시킬 수 있었을 텐데도 말이다.
실제로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발생한 지난 2월부터 광주시 보건행정을 책임져왔던 남·여 고위공직자 두 명이 격무를 이겨내지 못한 나머지 퇴직을 통해 공직을 떠났지 않았던가.

노조가 제기하는 전직 서구 보건소장의 비위사실이 누구나 납득하지 못할 사안이라면 이 시장의 판단이 옳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폭넓게 이를 수용함으로써 코로나 확산 방지와 함께 시·구간 상호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았나 싶을 뿐이다.

결국 이런 ‘폐쇄적 인사’ ‘배타적 인사’를 두고 말들도 많다.
그 중에서도 행정의 달인이라는 이 시장의 행태, 즉 ‘협량’함을 지적하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현재의 봉급 체계로 볼 때 의사출신을 영입하기 쉽지 않을 판에 코로나 정국하에 꼭 필요한, 있는 전문직 공무원 마저 결국 내쫓는 것은 이해할 수 가 없다는 뜻이다.

의사 출신 여성 전문직 공무원은 “자신의 과오를 뉘우치고, 열심히 성실하게 일을 통해 시민 안전을 위해 봉사하려 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그런 열정과 진정성을 알아주지 않는 공직사회에서 더 이상 일할 가치를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홀연히 공직을 떠나는 여성 공무원의 축처진 어깨가 코로나 확산에 속수무책인 광주시 보건행정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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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 2020-07-29 18:52:21
업무를 제대로 보지 못한 직원에게 폭언과 함께 서류를 내던졌다는 게 그 이유다.
물론 자신의 댄스 동호회원들이 가끔씩, 업무시간 외에 찾아와 사무실에서 서로 춤 실력을 뽐내곤 했던 것도 사실이다

공무원으로서 자질 부족이고. 해고감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