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의 카렐 다리'
'프라하의 카렐 다리'
  • 김세곤 호남역사연구원장
  • 승인 2020.06.22 11: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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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코 맥주 필스너 우르켈

2019년 12월 19일 오전 11시 반 경에 이른 점심을 먹었다. 점심에 맥주 한 잔을 곁들였다. 우리나라에서도 마셔 본 필스너 우르켈(Pilsner Urquell)이다. 필스너는 1842년부터 체코 플젠 지방에서 생산된 황금빛 맥주인데 원산지에서 마시니 너무 맛있다. 씁쓰름하면서 향이 독특한 호프 맛이 혀끝을 자극한다.

카렐 다리 입구의 인파
카렐 다리 입구의 인파

▷ 카렐 다리

점심 식사를 마친 후 걸어서 카렐 다리 입구까지 간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구시가지 골목을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간혹 고풍스런 건물과 골목 풍경을 휴대폰으로 찍었다.

드디어 카렐 다리 입구에 도착했다. 탑과 카렐 4세 동상이 있는 카렐 다리 입구에는 오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하기야 1년에 1억 명의 관광객이 프라하를 찾는다니 그럴 만도 하다. 더구나 지금은 크리스마스 시즌이다.

카렐 다리는 신성로마제국의 황제이자 보헤미아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카렐 4세(1316∼1378, 재위 1346~1378)가 1357년에 착공하여 1402년에 완성된 너비 10m, 길이 520m의 다리이다.

카렐 4세는 우리나라 같으면 세종대왕과 같은 인물인데 성 비투스 성당을 짓고 카렐 대학교를 건립하고, 신시가지를 건설했다.

원래 이 다리는 1170년에 세워진 유디트 다리가 있었는데 1342년 홍수로 블타바 강이 범람하여 다리가 무너졌다. 이에 카렐 4세는 성 비투스 성당을 짓고 있던 페테 파를러에게 다리를 만들도록 명령하였다. 파를러는 독일 바이에른 지방 도시 레겐스부르크에 있는 돌다리를 모델로 다리를 설계하여, 1357년 9월 7일 5시 31분에 착공하였다. 착공 연월일시를 숫자만 표시하면 135797531이다. 이는 좌우대칭의 수열로 천문학자들은 길조의 상징으로 믿었다.

그런데 다리가 ‘카렐 다리’로 이름 붙여진 것은 독일 뉘른베르크 시가 1848년에 카렐 대학교 창립 500주년을 기념하여 기증한 카렐 4세의 동상을 1870년대에 다리 입구에 세우면서부터이다.

카렐 4세 동상
카렐 4세 동상

▷ 카렐 4세 동상 주변

일행들은 카렐 4세 동상이 있는 광장 앞에 모여 현지가이드로 부터 카렐 4세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1378년 프라하에서 사망한 카렐 4세는 성 비투스 대성당에 묻혀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이어서 현지 가이드는 일행들에게 ‘소매치기를 조심하라, 20분 후에 여기서 다시 만난다.’고 말하고 자유시간을 준다.

오전에 프라하성에서 구시가지로 오면서 카렐 다리를 건넌 필자는 근처를 둘러보기로 했다. 먼저 카렐 4세 동상 앞에서 사진을 여러 장 찍은 다음에 도로 건너편에 있는 성당에 들어갔다.

성당 외관에는 조각상이 여러 개 있는데 이름은 성 클레멘트 성당이다. 이 성당은 원래 11세기에 성 클레멘트를 위한 성당으로 지어졌는데, 중세 시대에 성 도미니크 수도원으로 탈바꿈한 뒤에, 16세기에 신교 후스파의 성장에 위협을 느낀 페르디난트 1세(1503∼1564)가 예수회를 초청하였고, 예수회가 이 성당을 인수하였다.

예수회는 프로테스탄트의 종교개혁에 대응하기 위해 1540년에 스페인 출신 이그나티우스 드 로욜라(1491~1556)가 프란시스코 사비에르 등과 함께 창설한 남자 카톨릭 수도회로서 전 세계에 포교 활동을 벌였다.

좌 성 클레멘트 성당, 우 철문 틈으로 본 성당 내부
좌 성 클레멘트 성당, 우 철문 틈으로 본 성당 내부

로욜라는 스페인 귀족 출신으로 처음에는 군인이었지만 부상으로 요양 중에 종교에 심취하여 예수회를 창립하였으며, 수도사들에게는 엄격한 군대식 규율을 부과하였다.

한편 예수회가 아시아에 진출한 것은 1542년 프란시스코 사비에르가 인도를 거쳐 일본으로 건너왔으며 1583년 마테오리치가 중국으로 건너갔다. 마테오리치는 중국에 머물면서 <천주실의>를 편찬한 신부로서 유명하다.

이후 성 클레멘트 성당은 카렐 대학교의 부속 시설이 되었고, 성당 외에 도서관과 강당들이 세워져 ‘클레멘티눔’이 되었다.

그런데 성당 안에 들어가니 철문으로 막혀있다. 별수 없이 철문 틈으로 성당 내부를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이어서 골목길을 서성거렸다. 성 클레멘트 성당 뒤편에서 ‘오늘, 비발디의 사계(四季) 콘서트’ 안내판을 보았다. 성당이 콘서트장으로 활용된다니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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