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00원 짜리 염증약 '덱사메타손' 코로나 치료제로?
7600원 짜리 염증약 '덱사메타손' 코로나 치료제로?
  • 박병모 기자
  • 승인 2020.06.17 1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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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연구진 "초기에 사용했다면 5000명 생명 구해"
염증 억제 작용 부신피질호르몬제로 항염증, 류머티스성 질환 사용

저렴하고 널리 쓰이는 7000원짜리 스테로이드제 약품이 중증 코로나19 환자의 사망률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임상 시험 결과가 나와 이목을 끌고 있다. 영국에서다.

중증 코로나 감염증 치료제로 주목받는 스테로이드제 덱사메타손(사진=인터넷)
중증 코로나 감염증 치료제로 주목받는 스테로이드제 덱사메타손(사진=인터넷)

영국 정부는 코로나 감염증 환자에게 스테로이드제 덱사메타손을 코로나 감염증 치료제로 쓰기로 결정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BBC 중증 코로나 감염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옥스퍼드대 연구진의 시험 결과 ‘스테로이드제 덱사메타손’이 코로나 사망률을 크게는 35%가량 낮췄다고 보도했다.

덱사메타손은 염증 억제 작용이 있는 부신피질호르몬제로 항염증, 류머티스성 질환, 피부질환, 알레르기성 질환 등에 사용된다.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염증약 덱사메타손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염증약 덱사메타손

로이터 등에 따르면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 임상 시험은 무작위로 선정된 2104명의 코로나 환자에게 열흘 동안 하루에 한 번씩 6mg의 덱사메타손을 투여하고, 덱사메타손을 투여하지 않은 환자 그룹 4321명과 비교해 경과를 지켜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 덱사메타손은 산소호흡기 치료 환자의 사망률을 3분의1, 기타 산소 치료 환자 사망률을 5분의1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덱사메타손 치료는 호흡 지원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환자들에게는 큰 이점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증 환자들에게는 효과가 크지 않았다는 얘기다.

연구진은 “덱사메타손을 치료에 도입하면 숨진 산소호흡기 치료 환자 8명중 1명을, 기타 산소 치료 환자 25명 중 1명을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연구를 주도한 피터 호비 옥스퍼드대 교수는 “덱사메타손은 실제 코로나 감염증의 사망률을 현격하게 낮추는 것으로 보이는 유일한 약”이라며 “나는 이것이 (코로나 사태의) 주요한 돌파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만약 덱사메타손을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초기부터 사용할 수 있었다면, 영국에서 5000명 이상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영국에서 5파운드(약 7600원)에 구 할 수 있는 덱사메타손의 경우 값이 저렴하기 때문에 빈국(貧國)에서도 널리 사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연구진은 전했다.

맷 핸콕 영국 보건부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오늘 오후 덱사메타손이 영국의 코로나 감염증 표준 치료제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국 정부는 덱사메타손의 잠재력을 처음 발견한 3월부터 이를 비축해왔다”고 덧붙였다.

다만, 옥스퍼드대 실험결과는 “다른 전문가들의 검증을 거치지 않은 단계”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앞서 에이즈 치료를 위해 개발된 칼레트라나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 등이 코로나 치료에 적합하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부작용이 뒤늦게 드러난 것처럼 투자자가 성급하게 베팅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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