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수의 경제Talk]질병 예측 가상현실(VR)기술로 '치매예방 및 치료' 나선다
[이상수의 경제Talk]질병 예측 가상현실(VR)기술로 '치매예방 및 치료' 나선다
  • 이상수 시민기자
  • 승인 2020.06.17 09: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 ‘디지털 신약 VR’ 뜬다
2. 치매초기 발견을 위한 VR 기여
3. 질병의 진단과 VR기술

전 세계적으로 5,000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치매를 앓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2050년 치매로 고통 받은 사람의 숫자가 지금보다 무려 3배 이상 높은 1억 3,500만 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통합의료 관리 시스템
통합의료 관리 시스템

한편으론 인류가 오랫동안 염원했던 불로장생의 꿈에 한 발짝 다가서게 되었지만 다른 한편으론 각종 질병이 증가하면서 치매 문제는 무엇보다도 시급한 과제로 부상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이용한 알츠하이머 발병 여부를 예측하는 기술이 연구되고 있다.
최근 나노기술을 이용해 현재 상용되고 있는 표준인지검사보다 더 정확하게 초기 알츠하이머를 진단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관심을 끈다.
이 연구를 통해 알츠하이머병을 진단하고 모니터링 할 수 있는 뿐만 아니라 의학 분야로 확장되는 새로운 가상현실(Virtual Reality) 기술의 잠재력 또한 엿볼 수 있다.

1. ‘디지털 신약 VR’ 뜬다

복용하거나 주사하는 전통적인 형태의 약이 아닌 앱, VR, 웨어러블, 챗봇, 게임 등 다양한 종류의 디지털 기술과 기기를 활용해 치료하는 수단을 ‘디지털 신약(digital therapeutics)’ 이라 한다. 디지털 신약 VR은 크게 세 가지 재활치료, 치매 예방, 정서관리로 구분된다.

첫째, 재활치료는 고통스러운 재활과정을 거쳐야 하는 환자들이 좀 더 즐겁고 꾸준히 참여하도록 유도한다. 질환의 후유증으로부터 회복되는 속도를 가속화 시킨다.
R로 특정 상황을 체험하면서 재활훈련을 하거나 신체 마비 환자들의 경우 VR로 노 젓기 운동, 사이클 등을 하면서 운동능력을 키울 수 있다. 극심한 긴장과 스트레스를 겪는 스포츠선수들의 불안장애 극복을 위한 VR 심리재활 서비스도 있다.
위즈너는 어지럼증 환자의 재활을 돕는 VR 전정재활 서비스를 선보였다. 전정신경염, 노인성 어지럼증 등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의 재활훈련 과정을 가상현실로 구현하고, 흥미롭고 체계적인 재활훈련을 통해 어지럼증을 극복할 수 있는 `벨라비스타(BELLA VISTA)`를 개발했다.

둘째, 게임콘텐츠를 이용한 치매 예방도 가능하다. 재활훈련 VR콘텐츠를 개발하는 SY이노테크는 기억력, 공간지각력, 주위인지력, 판단력 등 8종의 인지영역별 VR콘텐츠를 제공한다.
사용자가 유해조류 퇴치, 불꽃놀이, 마트장보기 등 게임미션을 수행하여 인지능력을 강화할 수 있다. 유인케어는 뇌졸중 환자의 일상생활 복귀를 위한 VR 인지재활 서비스 `UIN-VR`를 내놓았다. 뇌졸중 환자 단계별로 전두엽을 자극할 수 있는 맞춤형 전래동화 기반 역할놀이를 제공한다.

셋째, 정서관리로는 VR을 통해 입원환자나 고령자의 무료함, 가족과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 더딘 회복 속도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방안을 제공한다.
중앙대 이비인후과, 이화여대 목동병원 이비인후과 및 재활의학과 교수진과 협업해 기존 전정재활 치료에 널리 사용되는 치료요법을 가상현실을 통해서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2. 치매초기 발견을 위한 VR 기여

사실상 치료제가 없는 치매는 예방이 최선이다. 발병 자체를 막을 수는 없지만, 10여 년에 걸쳐 진행되므로 병세 악화를 지연시킬 수는 있다. 가상현실로 치매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식별하는 방법을 VR기기로 사용해 찾고자 하는 것이다.
알츠하이머에 걸리면 뇌후각 피질이라고 불리는 우리 뇌에서 내비게이션 역할을 하는 부위가 가장 먼저 손상되는데, 이 부위에 대한 테스트를 통해 발병여부를 초기에 가려낼 수 있다.
이 검사에서 길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으면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으로 본다,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이 치매로 진행되는 것을 지연시키기 위한 맞춤형 가상현실 인지재활 서비스 ‘티온플러스’(사진=휴먼아이티솔루션)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치매로 진행되는 것을 지연시키기 위한 맞춤형 가상현실 인지재활 서비스 ‘티온플러스’
(사진=휴먼아이티솔루가)

유니바시티 칼리지의 닐 배기스(Neil Bargess)교수와 케임브리지 대학의 데니스 찬(Dennis Chan) 교수의 공동 연구에서는 경도인지장애를 가진 노인 환자 45명과 정상 노인 41명을 대상으로 VR 헤드셋을 착용하고 특정 장소로 길을 찾아가는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결과 경도인지 장애 환자들은 모두 정상 노인군과 길을 찾는 게임에서 성적이 좋지 않았다.
이후 연구진은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베타 아밀로이드와 같은 생물표지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경도인지 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검사를 실행했다. 그 결과 45명 중12명이 베타 아멜로이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연구진들은 양성 판정을 받은 노인들이 그렇지 않은 노인들보다 길 찾고 게임에서 더 낮은 성적을 받았다. 그러면서 VR내비게이션 테스트가 현재 쓰이고 있는 종이와 펜을 이용한 표준인지기능 검사보다 치매발병위험이 높은 환자를 더 정확하게 가려낼 수 있음을 보여줬다. .

이러한 VR 테스트를 통해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늦추거나 모니터링 하는데 많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나아가 병의 진행을 멈추게 하고 신약을 개발하는 데 있어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다.
현재 알츠하이머 치료용 약물시험의 첫 번째 단계는 실험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이다. 길을 찾고 능력은 뒷받침하는 뇌세포가 설치류와 인간이 서로 유사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치료법이 효과적인지 알아보기 위해 과학자들은 생쥐를 미로에 넣고 그들이 왔던 길을 기억하고 숨겨진 길을 찾을 수 있는지를 시험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실험은 인간에게 직접 대입하기 힘들다는 게 그동안의 임상 실험이 직면했던 문제였다.

그러나 이번 연구를 통해 VR기술로 직접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을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게 큰 의미가 있다.

3. 질병의 진단과 VR기술

앞으로 VR기술이 알츠하이머병의 진단과 모니터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데니스 찬 교수는 케임브리지 대학의 모바일 웨어러블 시스템(Center for Mobile-Wearable Systems and Augmented Intelligence) 과학자들과 함께 알츠하이머 대신 신호를 포착하고 진행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역시 개발하고 있다.
이 앱으로 길을 찾는 것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나타나는 변화, 즉, 경고신호를 포착해 알츠하이머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가상현실을 주로 엔터테인먼트나 부동산 분야에서 주로 각광받는 기술이었다.
하지만 많은 가능성을 가진 장비와 콘텐츠들이 개발 중에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가상현실 시장은 무궁무진하게 발전할 것으로 본다. 그리고 지금까지 보여준 가능성과 연구들을 고려한다면 10년 후에는 가상현실 진단과 치료에 필수적인 기술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참고문헌>

박영숙·제롬 글렌(2019), 『세계미래보고서 2020』, 서울 : 비즈니스북스. pp.180~183.
이상수 편(2019),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요 기술』, 서울 : 바른북스. pp.114~127.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