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여성 사업가에 광주지역 일간지 회장도 40억 당했다
50대 여성 사업가에 광주지역 일간지 회장도 40억 당했다
  • 박병모 기자
  • 승인 2020.06.11 1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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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일부 일간지 아카데미 강좌 돈 내고 참여…인맥 넓혀
건설사 대표·의사·현직 교수·사업가…‘고리 사채’유혹에 속아
피해액 200억 추정…신분 밝히기 꺼리는 다수 인사 포함

[시민의소리=박병모 대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가득이나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난데없이 불길한 소리가 들린다. 50대 여성 사업가를 가장해 사기행각을 벌이던 그녀가 밤 봇짐을 쌌기 때문이다.

광주지역 일간지 발행 건설사 회장으로 부터 40억을 꿀꺽하고 달아난 50대 여성 사업가
광주지역 일간지 발행 건설사 회장으로 부터 40억을 꿀꺽하고 달아난 50대 여성 사업가

세간의 화제가 된 것은 다름 아니다.
남자도 아닌 50대 여성 사업가인 신 모씨(55)가 광주에선 행세깨나 하는 모 일간지 건설사회장에게 다가가 40억을 꿀꺽하고 달아났다는 데서다.

광주지역 건설업계에서는 손으로 꼽을 정도로 건설업계에서 잔뼈가 굵었고, 몇 년 전 언론사 인수를 하면서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하기야 광주지역 언론사 대부분이 건설업체가 운영하고 있기에 “언론사 회장이 별거냐”고 반문한다면 할 말이 없겠다.
그렇지만 언론사 회장을 하는 게 건설사 회장보다는 신분상승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광주지역 일간지 발행 건설사 회장을 상대로 사기를 치고 달아난 50대 여성은 누구일까. 돈 꽤나 있어 유명인사 행세를 하는 사람을 상대로 줄잡아 수백억대를 해먹고 달아난 그 ‘간 큰 여자’는 누구이며, 피해규모는...
그리고 언론사 회장 말고 또 다른 피해자는 누구인가에 물음표가 따라다닌다.

제일 궁금해 하는, 자칭 50대 여성 사업가의 수법을 사례로 들어 얘기를 풀어나가는 것도 재미있을 성 싶다.
그녀는 광주에서 고등학교를 나와 금융권에서 일하다 퇴직한 뒤 궁리 끝에 사업에 뛰어든다. 한 다리 건너면 형님·아우 하는 광주바닥인지라 자신도 덩달아 행세깨나 하려면 인맥이 필요했던 건 당연한 이치다.

그래서 대학 최고경영자과정이나 언론사에서 운영하는 아카데미 강좌 대열에 참여한다.
광주지역 일부 언론사들은 아카데미 강좌를 개설하고, 광주지역 기관장 및 단체장 뿐만 아니라 사업가나 정치인을 대상으로 수강생을 모집한다.

몇 백만 원의 수업료를 내야하기에, 전라도 말로 괜찮은 사람이나 사업적·정치적·사회적 인간관계나 이해관계를 노리는 사람들이 주로 참여한다.
신 씨도 여성 사업가로 변신하기 위해서는 수업 내용보다는 아카데미 모임을 바탕으로 한 인맥을 쌓는데 방점을 찍었을 게다.

어찌 보면 이런 사교모임을 통해, 특히 신 씨 같은 여성 사업가는 자신의 능력과 재능만 있다면 자신이 필요로 하는 사람, 특히 돈 많은 회장 등과 인연을 맺을 수 있다.
문제의 신 씨도 매월 또는 필요에 따라 가진 모임에 나갔고, 돈 많은 사람들과 가까워진 뒤 사업적 본색을 드러냈던 게 아닐까 싶다.

흔히 사기를 치는 사람이 그러했듯, 신 씨 또한 일단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몇 억원의 현금성 자산과 부동산을 보여주면서 자신을 믿게 한 뒤 일단 돈을 빌렸다 한다.
그런 뒤에 이자를 꼬박꼬박 정확하게 갚고는 일단 환심을 산다.

사람에 따라서는 다소간의 웃돈을 얹어주면서 신뢰를 더욱 돈독이 쌓아 갔다. 그도 그럴 것이 신 씨는 자신이 빌린 돈을 또 다른 사람에게 고리 사채 형식으로 빌려주고는 빌린 돈의 몇 배에 해당되는 이자를 받다보니 큰돈을 만질 수가 있었다.
특히 급전이 필요한 중소 건설업자나 아파트 시행업자는 신 씨에겐 ‘봉’이나 다름없었다.

고리사채업을 통해 큰돈을 만지다 보니 자신이 필요한 사람들을 만나게 됐고, 그 결과 건설업자들에게 ‘큰 손’이란 애칭(?)을 얻게 됐다.
자연스레 신 씨는 사채업을 통해 번 돈을 광주지역 아파트 건설 사업이나 전남의 모 리조트 사업에 공동지분 성격으로 참여하고 투자하는 투자·알선업자로 성장했다.
실제로 광산지역 모 아파트 건설 과정에서도 절반 가까운 자금을 여러 경로로 끌어다 댔다는 소문이 나온 것도 그래서다.

신 씨는 올해초 모 업자를 찾아가 “8억이 갑자기 필요한데 곧바로 갚아 주겠다, 2시간만 빌려달라고 해 수표로 8억 원을 빌릴 정도였다. 이후 모 업자는 신 씨가 돈을 갚지않자 거듭 독촉했더니 차일 피일 미루다 잠적한 것을 뒤늦게 알고 경찰에 신고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신 씨는 왜 잠적했을까.
주변 피해자나 신 씨 주변사람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신 씨는 지난해 자신이 번 돈으로 강원지역 카지노를 들락거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아는 이른바, ‘오야붕’과의 관계가 끊어지면서 많은 돈을 잃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액수는 알 수 없으나 카지노에서 잃은 돈을 보충하기에는 손실이 컸었다 한다.
그러니까 올해초 언론사 발행인 건설회장이 경찰에 고소를 했던 당시의 상황보다 몇 개월 앞서 잠적한 것이 아닐까 싶다.

신 씨를 고발한 모 언론사 P 회장은 광주시내 곳곳에 아파트를 짓다보니 이름만 대면 알 정도다. 건설사 회장을 지내다 차량 안에서 골프장 캐디를 성추행 하려다 고발을 당해 곤혹을 치린 뒤 광주 모 일간지를 인수하게 됐다.
신 씨는 지난해 광주시 농성동에 자리한, 부도가 난 상가 건물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P 회장과 신뢰가 깊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P 회장은 상가부지 매입비 40억원을 선뜻 건네주었으나 신 씨가 잠적하는 바람에 경찰에 고발하기에 이른다.

신 씨는 모 언론사 회장 뿐만 아니라 사업을 위해서는 단체장과 사법 권력, 정치권에도 손을 뻗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법조계에 몸을 담았다 총선에 출마했던 국회의원 입후보자를 물심양면으로 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신 씨는 자신이 투자한 리조트 사업장이 있는 모 군수를 찾아가 거래를 시도하다 실패했다. 온천수 개발과 관련 허가를 빨리 내기위해 해당 지역 군수의 도움이 필요했던 셈이다.
모 군수가 해외 출장을 앞둔 시점을 노렸다. 군수를 면담한 뒤 1,000만 원을 놓고 나왔다가 구설수에 휘말려 수사를 받았다. 재판 끝에 벌금형을 받은 바 있다.

이렇게 신 씨에게 돈을 빌려주었다가 떼인 후 고소 고발장을 낸 피해자는 현재 3명에 이르지만 자신의 이력과 명성에 흠집이 날 것이 두려운 나머지 신고를 미루고 있는 사람들이 나설 경우 피해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피해액수는 줄잡아 200억~300억 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자신의 남편과 아들 며느리 등과 함께 종적을 감춘 신 씨는 딸이 사는 미국으로 갔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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