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자산가’ 50대 여성 사채업자에게 수백억 사기 당했다
‘광주 자산가’ 50대 여성 사채업자에게 수백억 사기 당했다
  • 구재중 기자
  • 승인 2020.06.11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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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대표·의사·교수 등 유력 인사, ‘고리 사채’에 속아 투자
피해액 300억 추정…경찰, 소재 파악조차 못해 ‘늑장 수사’지적

50대 여성 사채업자가 지역 건설업계 대표들과 의사, 자산가 등을 대상으로 수백억 원을 투자금 명목으로 받아 가로챈 뒤 잠적했다.

광주서부경찰서 전경
광주서부경찰서 전경

10일 광주서부경찰에 따르면 평소 알고 지내던 50대 여성 사채업자 A씨에게 거액을 사기 당했다는 고소장이 잇따라 접수돼 수사에 나섰다.
A씨는 사채업을 하면서 광주지역 아파트 건설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는 투자·알선업자로 행세하면서 지역 건설업계에서는 ‘큰 손’ 투자자로 알려져 있다.
광산지역 모 아파트 건설 과정에서도 절반 가까운 자금을 A씨가 여러 경로를 통해 자금을 댔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

그러면서 지역 경제인, 의사, 대학교수 등과 인맥 관계를 맺고 있음을 내세우며 지역 투자자들을 대거 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피해자인 B씨도 돈을 빌려줬다가 받지 못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에 신고·접수된 피해사레는 현재 B씨를 포함 3건에 불과하지만 이러한 소식이 알려지게 되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B씨는 지난 2월 A씨로 부터 “8억이 갑자기 필요한데 곧바로 갚아 줄테니 2시간만 빌려달라고 해 수표로 8억원을 끊어줬다”면서 “이후 돈을 갚으라고 독촉했더니 차일 피일 미루다 잠적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건설업자인 C씨도 A씨에게 고리사채를 미끼로 30억원을 빌려줬다가 떼인 것으로 소문이 파다하다.
또 D씨는 투자금 명목으로 A씨에게 돈을 떼인 뒤 경찰 측에 즉각적인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따라서 자신이, 그것도 여자사업가에게 돈을 뜯겼다는 소식이 알려지면 자신의 이력과 명성에 흠집이 날 것이 두려운 나머지 신고를 미루고 있는 사람들이 나설 경우 피해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A씨가 이른바 ‘지역 자산가’들과 맺은 인맥 등을 활용, 다양한 투자 사업에 참여할 것처럼 행동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피해액수는 3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경찰의 늑장 수사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경찰은 수십억 대 피해 신고가 접수된 뒤 두 달 가까이 지났음에도, 50대 여성 사채업자에 대한 소재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는 피해자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경찰은 또 건설업계를 중심으로 피해 규모가 구체적으로 오르내리는데도 피해 현황 파악에 나서기는 커녕, 이를 축소하는 데만 급급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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