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대, 사면 초가 · '이사장 해임'
고구려대, 사면 초가 · '이사장 해임'
  • 윤용기
  • 승인 2020.06.08 12: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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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회계부정 적발 … 57억 원 다른계좌 이체 사용
수의계약 부정으로 문제된 금액도 합계 9억 원에 달해
8일부터 입시·학사 분야 전반에 걸쳐 특정감사 실시 예정
고구려대학교 전경.
고구려대학교 전경.

나주시에 위치한 고구려대와 학교법인 아신학원이 교육부의 회계부분감사에서 횡령 등 부정·비리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에 교육부는 아신학원 이사장에 대한 임원취임승인을 취소하고 오는 8일 입시·학사 분야까지 넓혀 특정감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작년 4월 29일부터 5월 3일까지 진행한 2016년 3월 이후 고구려대학교와 아신학원에 대한 회계부분감사 결과를 4일 공개했다. 교육부는 이번 감사에서 교비회계 13건, 법인회계 및 재산관리 6건, 기타 2건을 포함해 총 21건의 회계 관련 부정을 적발했다.

감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고구려대학은 지난 2016년 5월부터 2019년 4월까지 학생 등록금 등으로 운영되는 교비회계에서 167회에 걸쳐 '교직원 급여 및 학교운영비' 명목으로 57억2251만원을 다른 계좌로 이체해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아신학원 이사회는 교직원 급여를 지급할 수 없을 만큼 재정이 악화됐다는 보고를 받고도 회계 정상화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방치했다. 교육부는 이와 관련해 2명을 중징계, 2명을 문책하고 고발키로 했다.

교직원의 횡령도 적발됐다. 이 대학 교직원 A씨는 사무용 소모품과 문구류 등을 구매하면서 실제보다 물품 구입대금을 부풀려 합계 722만1720원을 지급한 후 400만원을 현금으로 돌려받는 방법으로 횡령했다. 해당 직원은 2018년까지 총 8회에 걸쳐 1200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2016년도에도 법인카드로 식비 등 부당하게 1354만원을 사용한 사실이 적발됐다. 또 다른 직원 B씨는 법인카드로 본인 차량에 주유하는 등 53회에 걸쳐 사적 용도로 359만원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부는 모두 법인회계로 세입조치토록 하고 두 사람 모두 고발 조치했다.

교육부가 감사 중이던 지난해 5월에는 산학협력단 직원의 횡령 사실도 드러났다. 한 직원이 산학협력단 운영비 계좌에서 3지난 2016년 1월부터 2018년 8월까지 75차례에 걸쳐 지출증빙자료 없이 2780만원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해 사용했다. 교육부는 횡령금액을 환수 조치하고 해당직원을 경찰에 고발했다.

더불어 경쟁 입찰을 거쳐야 할 공사나 물품 구입 등도 수의계약을 하거나 전문건설업 미등록 업체와 계약을 맺어 돈을 빼돌린 사례도 적발했다. 수의계약으로 문제가 되는 금액만 합계 9억 원에 달했다.

고구려대는 지난해에도 요양보호사 자격증의 편법 습득하는 방법 제시를 통한 학생 모집과 지원학과와 달리 미달된 다른 학과 배정, 국가장학금 부정수급 관련 편법 안내 등의 문제로 지적을 받았었다.

이 소식을 접한 대학관계자는 “사적으로 사용된 공금횡령은 오해의 소지도 있지만 인정한다”면서도 “교비회계는 재단재정이 악화되어 교직원 급여를 지급할 수 없어 교수 등 임직원들이 돈을 모아 S계좌에 입금해 운영 자금으로 사용한 후 등록금이 들어오면 법인계좌로부터 s계좌로 이체를 받아 차입금을 돌려준 것”이라면서 횡령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최근 이 소식을 들은 나주시민 B씨는 “재단의 학교운영과 학사운영 등 많은 문제를 않고 있는 대학으로 지역에서는 쉬쉬하면서 모른 채 해 왔지만 결국 터질게 터졌다”면서 “현 이사진이 퇴진하고 관선이사체제로 전환해 지역의 실용적인 과학기술 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해 줬으면 한다”고 체제정비를 통해 지역의 소중한 대학으로 거듭나 주기를 바랐다.

고구려대는 부실한 학교운영으로 정부가 지원하는 학생 국가장학금과 학자금대출도 일부만 허용되는 재정지원제한대학이다. 이 대학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정비리로 이사장이 교체되는 벌칙을 받아 대학기본역량진단 등 정원감축 관련 평가에서도 감점을 받아 신입생확보에 어려움을 격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교육부는 오는 8일 대학법인과 입시·학사 운영 전반으로 영역을 넓혀 특정감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입시는 학칙 제·개정과 입학, 편입학 관련 사항을, 학사는 출석·성적처리에 관련 사항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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