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비·봄 한파'에 남도 들녘 한숨 소리 가득
‘잦은 비·봄 한파'에 남도 들녘 한숨 소리 가득
  • 박병모 기자
  • 승인 2020.05.27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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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배‧영암 대봉감 냉해 심각…지역경제 한 축 무너져
고흥 등 싹 웃자라는 '벌마늘' 피해 속출…"수확 포기"
아카시아꿀 생산 급감에 양봉농가도 울상

잦은 비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상 저온까지 겹치면서 남도들녘 농민들의 한숨이 가득하다.

김영록 전남지사가 26일 오전 나주시 공산면의 한 배 과수농가를 방문, 이상저온으로 인한 피해 상황 등을 점검하고 있다.
김영록 지사가 나주시 공산면 배 과수농가를 방문, 이상저온으로 인한 피해 상황 등을 점검하고 있다.

전남지역에서 이상 저온에 따른 냉해 피해를 입은 품목은 나주의 배와 영암의 대봉감,고흥 벌마늘 피해를 꼽는다.

전국 최대 배 생산지인 나주지역도 배꽃이 검게 피면서 착과 불량으로 큰 피해가 우려된다.
나주지역은 지난 4월 4일부터 6일까지 사흘 동안 최저기온이 영하 4도까지 내려가ais서 이상 저온과 서리에 따른 피해가 속출하고 잇다.
과수의 꽃눈과 잎이 고사해 열매가 열리지 않는 착과불량이 불가피하다.
나주시가 집계한 피해 농가는 1972곳에 1692㏊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 뿐만 아니라 복숭아 47㏊, 단감 56㏊ 등도 냉해를 입었다.

영암 금정면의 대표 특산품인 대봉감은 연간 생산규모가 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는 새싹이 움트던 4월 초에 이상저온이 나타나 감나무 꽃눈이 얼어붙는 바람에 사실상 올 농사는 끝나버린 상태여서 지역경제를 받쳐온 한 축이 무너져 내린 셈이다.
금정면 전체 대봉감 재배면적 510㏊가운데 피해면적만 85%인 480㏊에 달하는 게 이를 반증한다.

해남군 북평면 허용식씨(50)의 마늘밭
해남군 북평면 마늘밭 농민 

마늘 주산지인 전남 고흥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겨울철 이상고온이 휩쓸면서 수확기 농민들의 얼굴에 주름이 생겼다.
전국적으로 5만 톤이 과잉생산 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가격이 폭락한데다 포근한 겨울에 싹이 웃자라는 '벌마늘' 피해가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는 데서다.
가을에 파종해 겨울을 지낸 뒤 봄에 수확하는 뿌리채소인 마늘은 올 겨울철 유난히 따뜻한데다 잦은 비로 마늘 생장에 악영향을 미쳤다.
피해지역은 고흥 1235㏊를 비롯해 해남 944㏊, 신안 803㏊, 무안 579㏊, 강진 248㏊ 등이며, 전남은 전국 재배면적의 21%를 차지한다. 이들 지역은 많게는 30~40%가 벌마늘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잦은 비와 이상저온 현상은 양동농가로 번지고 있다.
본격적인 아카시아 꿀 생산 철에 기상 여건 악화로 양봉농가들은 아카시아꿀을 거의 채취하지 못한 상태다. .
이달 들어 비가 자주 내린 데다 한낮 평균 기온이 섭씨 20도를 밑돌면서 아카시아꽃이 제대로 피지 않은데다 꿀벌의 활동도 크게 움츠러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화순의 양봉농가 이모 씨는 “이대로 가다간 벌꿀 생산은 고사하고 꿀벌이 폐사하지 않은까 걱정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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