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림슈퍼·심다책방·청춘창고…순천 역전길은 변화중”
“밀림슈퍼·심다책방·청춘창고…순천 역전길은 변화중”
  • 주미경 기자
  • 승인 2020.05.21 1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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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의 대표적인 원도심인 ‘역전길’이 새로움으로 단장하고 있다.
지역만의 차별화되고 소소한 매력을 가진 민간 가게들이 순천 원도심에 들어서면서다.

‘순천역세권 뉴딜사업에 선정된 역전길 일대는 지난해  4월부터 5년간 도시재생사업에 걸맞은 공간을 조성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동안 입소문을 타고 특색이있는 지역 가게들이 입주하면서 원도심 지역민들의 삶과 더불어 상생하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현재 순천의 핫플레이스로 발돋움하고 있는가게를 보면 이렇다. 농협의 옛 양곡창고를 리모델링해 청년 창업 인큐베이터 공간인 ‘청춘창고’를 만들었다. 또 한옥을 리모델링한 ‘유익한 상점’, 옛 여인숙을 독립출판사로 리모델링한 ‘책방 심다’, 옛날 슈퍼 그대로를 카페로 리모델링한 ‘밀림슈퍼’ 등이 꼽힌다. 앞으로 이들 가게는 역전길 마스코트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청년의 성공 꿈꾸는 ‘청춘창고’

'청춘창고'
'청춘창고'

‘청춘창고’는 임대료 ‘0’으로 초보 창업인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게 한다. 지난해에는 시즌마다 진행하는 토크쇼와 같은 행사로 젊은이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상인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워크숍과 같은 교육 프로그램으로 순천 청년들의 자립을 돕고 있다.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건물의 디자인이다. 1961년 건립돼 역전길 중심에 있는 농협의 대규모 양곡창고는 활용도가 낮아지면서 폐건물로 버려졌다. 이후 리모델링을 통해 2017년 1월 1기 22팀이 입주하면서 청춘창고로 다시 태어났다.

994㎡(약 300평)의 건물에는 현재 1층 요식업, 2층 사진관, 꽃집, 공방 등의 총 16팀이 입주한 상태다. 청년 창업인들은 임대료 명목으로 연회비 13~16만을 내고 있으며 최대 2년까지 이곳에서 실습의 기회를 얻는다.
눈에 보이는 성과도 뚜렷하다.
기 22팀 중 5팀이 청춘창고에서 경험과 마련한 자금을 통해 계약기간이 끝나고 실제 창업을 했다.

창업 공간뿐만 아니라, 공연이 가능한 무대와 작품 전기 공간을 마련함으로써 원도심의 거점건물로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청춘 페스티벌, 실패학 콘서트, 버스킹 페스티벌 등 초청공연을 진행해 관광객들이 자연스럽게 모이게 했다.

●소비로 세상을 바꾼다 ‘유익한 상점’

'유익한 상점'
'유익한 상점'

‘제리백(물을 담을 수 있는 백팩)’을 사면 우간다 어린이들이 더욱 쉽게 많은 물을 길어 먹을 수 있다.
직물로 짠 가방을 사면 네팔, 가나 여성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게 된다. 코끼리 똥으로 만들어진 공책을 통해 나무 한 그루를 베지 않는다.
커피를 사면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노동자들의 휴식이 보장된다. 엽서를 사면 신인 작가들의 작품이 홍보된다.

모두 ‘유익한 상점’에서 물건을 사면 그 나눔이 가난하고 배고픈 여러 각국으로 이어진다. 
2016년 1월 숍인숍 형태로 순천 역전길에 둥지를 튼 유익한 상점. ‘세상을 이롭게 하는 소비’라는 가치관 하나로 2018년 1월 단독 잡화점 형태로 확장됐다. ‘레트로’ 감성이 떠오르면서 한옥을 연상하는 고즈넉한 가게 디자인이 젊은이들을 불러 들이고 있다. 

유익한 상점은 공정무역을 표방한다. 공익성을 뛴 상품만 판매하겠다는 것이다. 순천만의 경쟁력을 보이는 제품도 있다. 순천 어린이들의 그림을 달력이나 엽서의 디자인에 활용하거나 인형의 형태로 제작한 것이다.
어린이 작가들이 참여한 제품 수익금은 전액 지역아동센터에 기부된다. 어느새 ‘유익한 상점’은 로컬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유익’이라는 지역지를 발간하기도 했다. 순천 사람들의 이야기, 순천의 풍경, 환경을 보호할 방법 등을 소개하면서 지역 정체성을 담으려고 했다.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 5월 말 발행되는 2호에는 광고가 붙었고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구독료 등의 수익금으로만 제작되는 ‘유익’은 계간지 형태로 발행될 계획이다. 오는 30일 예정된 플리마켓, ‘안전한 마켓’을 시작으로 지역 경제를 도모할 기지개를 켜고 있다.

●누구나 고독한 작가 ‘책방 심다’

'책방심다'
'책방심다'

독립서점을 꿈꾸는 ‘책방 심다’는 순천에서 책 한권을 구매함으로써 동네가 살아날 수 있다고 믿는다. 책만을 판매하지 않는다. 독립출판물과 지역 작가들의 작품이 녹아있는 잡화품을 판매해 지역 경제를 도모하는데 힘을 보태고 있다.

책마다 걸려있는 ‘추천글귀’는 책방 심다에서만 볼 수 있다. 또 책방 심다에서 추천하는 책, ‘블라인드 북’은 책방 사장의 추천만으로 책을 구입하는 이벤트다. 방문객들이 어떤 책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선택한 책은 여행만큼이나 설렘을 준다.

책방 심다에서만 만날 수있는 기념 배지도 만나볼 수 있다.
순천의 대표 식물 갈대, 퉁퉁마디, 칠면초 모양의 배지는 순천의 가치관을 담고 있다.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북 토크콘서트와 글쓰기 강연과 같은 이벤트로 지역 독립서점만의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
지역민들과 함께 하는 독서모임을 통해 주민들과의 소통도 놓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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