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수의 경제Talk] 진화 알고리즘을 장착한 로봇의 탄생
[이상수의 경제Talk] 진화 알고리즘을 장착한 로봇의 탄생
  • 이상수 시민기자
  • 승인 2020.05.20 16: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차세대 기술융합이 만드는 일상의 진화(2)
1. ‘자가 치유’하는 모듈러 로봇
2. 환경에 적응해 스스로 진화하는 로봇

온갖 형태의 로봇 중에 가장 매력적이고, 인간들로 부터 사랑받는 로봇을 꼽으라면 〈스타워즈〉 시리즈의 ‘C-3Po’와 ‘R2-D2’일 것이다. 물론 〈트랜스포머〉에 등장하는 멋진 자동차도 있다.

손상 상태를 자체 인식한 후 이를 보정하기 위해 자신의 동작을 수정하는 로봇
손상 상태를 자체 인식한 후 이를 보정하기 위해 자신의 동작을 수정하는 로봇

1970년대 영화에 등장한 사람과 유사한 모습과 행동을 하는 로봇을 일컫는 이른바, 이 두 개의 드로이드(Droid)야말로 과학자들이 로봇의 행동방식을 연구하는 데 적지 않는 영향을 끼쳤다.
텍사스 A&M 대학교의 유명한 로봇공학자인 로빈 머피(Robin Murphy)박사는 최신 스타워즈 시리즈 <한솔로>에 등장하는 드로이드 L3-37은 스스로 자신을 개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재 로봇공학 발전의 핵심을 보여주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속에 L3-37은 말이 빠르고 활발한 여성형 로봇이다. 물론 외모는 일반적인 로봇의 모습을 띠고 있지만 스스로 여성이라고 생각한다, 이 로봇을 쉽게 얘기하면 인간 조종사와 함께 우주선 조종은 하는 파일렛 드로이드다. 자신의 신체를 개조하고 다른 드로이드와 상호작용을 하면서 진화해 나간다는 특징을 지닌다. 이런 진화와 자기 개조가 오늘날 로봇공학이 주목하는 핵심키워드다.

오늘은 진화 알고리즘을 장착한 로봇 탄생에 관해 『세계미래보고서2020』 에 제시된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1. ‘자가 치유’하는 모듈러 로봇

현재 로봇기술로는 자신을 개조할 수 있는 드로이드 L3-37과 같이 고도로 스스로의 신체(로봇도 신체라고 부를 수 있다면...)를 개조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모듈 교체 단계까지는 와 있는 상황이다.
최근 산업이나 의료, 가정용 로봇이 개발되면서 고장을 일으켰을 때 쉽게 수리할 수 있는 로봇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그중 하나가 고장난 부품을 쉽게 교체하는 ‘모듈러 로봇’이다.

모듈러 로봇은 작은 단위 여러 개가 결합해 전체를 이루는 방식으로 만들어진 로봇이다. 일부 모듈이 망가지면 그 부분은 스스로 떨어뜨리고 새 모듈로 교체한다.
자가 치유의 비결은 인간의 신경계를 모방한 시스템이다. 이를 이용해 외부에서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스스로 연결모듈을 끊거나 새로운 모듈과 결합할 수 있다.
이러한 로봇은 사람이 들어가기에 좁거나 위험한 환경에 투입됨으로써 구조 로봇 분야에 획기적인 발전을 불러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껏 우리가 가진 로봇에 대한 이미지는 고장이 나면 버려지거나 인간이 부품을 교체해주어야 하는 ‘수동적인 기계’ 였다.
하지만 자기 개조능력은 가진 로봇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에서 좀 더 능동적으로 움직인다. 단일한 작업에 최적화 되어 있는 새로운 로봇은 구매하지 않아도 되므로 경제적으로도 이익이 된다.

모듈러 로봇과 비슷한 ‘자기 조립(Self-assembling)로봇’도 주목할 만하다.
MIT컴퓨터과학 인공지능연구소에서 개발한, 스스로 움직이고 조립하는 엠블록(M-Block) 이 그 주인공이다(https://youtu.be/6aZbJS6LZbs). 작은 엠블록들은 아무런 이동장치를 달지 않았음에도 서로 올라타거나 공중으로 뛰어오르고 바닥을 구르면서 블록을 합쳐 여러 모양을 만들어 낸다. 엠블록의 각 모서리에서는 회전하는 두 개의 원통형 자석이 있어서 두 대의 큐브가 서로 접근할 때 N극과 S극이 맞도록 자연스럽게 회전한다,
그래서 큐브는 어떤 면에서든 달라붙을 수 있다.

이러한 자가 조립 로봇의 연구목적은 모듈로 최대한 소형화해서 자기 조립할 수 있는 변신 마이크로 군단을 만드는 것이다. 움직이는 큐브 로봇들은 비상시에 다리나 빌딩을 응급 수리하기 위해 중장비나 사다리와 같은 필요한 모양으로 바꿀 수 있다.

2. 환경에 적응해 스스로 진화하는 로봇

스스로 부품을 교체하고 자유자재로 모습을 바꿀 수 있는 변신 로봇군단의 탄생은 디스토피아적(Anti-utopia)인 미래를 연상케 한다. 그러나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무시무시해 보이는 능력을 지닌 로봇의 다른 한편에는 여전히 걸음마를 학습하기 위해 애쓰는 로봇도 존재한다, 그만큼 인간처럼 걷고 환경에 따라 걸음을 ‘조절’하는 능력은 로봇에게는 아직까지 어려운 일이다.

코넬 대학의 한 연구팀 선보인 4발 달린 로봇
코넬 대학의 한 연구팀 선보인 4발 달린 로봇

로봇에게는 걷는 것보다 날아다니는 게 더 쉽다. 물론 운동선수들처럼 점프하거나 문을 쉽게 열 수 있는 로봇들도 나와 있지만 이는 대부분 일회적이다. 그래서 최근 연구자들은 일회적으로 움직이는 로봇이 아닌 환경에 따라 움직임을 조절한 로봇을 개발 중에 있다.
역동적이고 다양한 환경에서 작동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든다는 것은 미래의 로봇이 인간처럼 ‘적응능력’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다원주의를 기반으로 노르웨이 오슬로대학의 연구원들은 2018년 진화 알고리즘을 사용해 다이렛(Dyret)이라는 네 개의 다리를 가진 움직임이 어색한 로봇을 만들었다.
다이렛이 가진 특별한 목적은 걷는 방법은 스스로 ‘학습’하는 것이다. 보스턴 다이나믹스(Boston Dynamics)의 4족 보행 로봇과도 유사한 외관을 가지고 있지만 주변 환경이 매핑(mapping)되어야 한다.
프로그래밍된 대로만 움직이는 게 아닌 환경에 맞춰 스스로 걷는 법을 배운다는 점이 일반 로봇과 다이렛의 차이점이다.

연구자들은 로봇은 앞으로 점점 더 복잡하고 변화하는 환경에서 사용돼야 하기 때문에 다이렛은 걷기나 행동방식뿐만 아니라 외부환경에도 적응하는 독특한 능력을 가진다고 말한다,

로봇의 보행은 걸음걸이의 폭, 시간, 다리의 높이 등 여러 가지 매개 변수로 제어된다. 진화알고리즘은 이러한 매개 변수들을 최적화하고 가능한 안정적이고 신속하게 움직일 수 있는 최선을 방법을 찾아낸다, 자연 선택설과 마찬가지로 진화 알고리즘은 ‘환경에 적응하기’가 가장 최선의 해결책이라는 사실을 이해한다.
결과적으로 새로운 기후나 지형에 적응하는 동물의 진화보다 훨씬 빠르게 다윈이 말한 진화과정이 로봇에서 발생하게 될 것으로 믿는다.

우리가 상상하는 로봇이 우리 삶 속으로 들어오기까지는 얼마간의 일정 시간이 걸리겠지만, 로봇과 함께 일을 하는 영화 속 미래가 생각보다 멀지 않을 수 있다.

<참고문헌>
박영숙·제롬 글렌(2019), 『세계미래보고서 2020』, 서울 : 비즈니스북스. pp.166~170.
이상수 편(2019),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요 기술』, 서울 : 바른북스. pp.202~214.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