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아직도 정신 못 차리네
미래통합당, 아직도 정신 못 차리네
  • 윤용기 전남취재본부장
  • 승인 2020.04.29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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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용기 전남취재본부장
윤용기 전남취재본부장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은 창피하리 만큼 패배를 당했다. 선거전부터 통합당의 패배가 전망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보다 차이가 큰 참패다. 집권여당에 개헌 빼고는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180석이라는 최고의 선물을 안겨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수야당인 통합당은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이번 총선 패배의 원인을 사전선거 투표함 조작과 같은 외부 요인으로 돌리려고 하는 어리석은 발상을 시도하고 있다.
총선 패배 후 일부 강성보수 유튜브에서 주장하는 사전선거 투표함 조작의혹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 논쟁을 지피고 있는 민경욱과 이에 동조하는 심재철의 한심한 행태를 두고 한 말이다.

이번 총선이 코로나19라는 거대이슈가 돌발 변수로 작용한 점도 있었지만 미래통합당이 이토록 처참하게 패배한 근본적인 원인은 내부에 있다고 본다. 변화를 통해 스스로 업그레이드 하지 못한 정당은 필연적으로 몰락한다는 사실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21대 총선에서 통합당은 무기력했다. 4차 혁명시기를 이끌어가기엔 기본적인 자질도 갖추지 못한 함량미달 지도부였다.
산업화시대를 뛰어넘어 새로운 발전 전략과 성장 동력을 마련해야 할 책임 있는 통합당은 이명박대통령 집권이후 10년간 갈라져 권력다툼을 벌이며 자신들의 역할을 방기해왔다.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유능한 인재를 발굴해 준비하기보다 편싸움에 취해 도끼자루 썩는 줄 몰랐다.

결국 세월호 사건으로 국가경영능력에 의심을 받은 보수우파는 20대 총선을 거쳐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보수몰락의 서막으로 작용했다. 보수우파세력이 이명박·박근혜 라는 강한 리더십으로 인해 잠시 반짝했지만 ‘친이’ ‘친박’으로 나뉘어 시작된 권력다툼이 20대 총선을 기점으로 몰락하기 시작했다.
반면 김대중, 노무현 정부 10년을 거치면서 우리나라 정치지형은 진보 쪽으로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이점은 20~50대 연령층의 여론조사 지지도를 결과를 보면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문제를 안고 있었던 보수우파는 탄핵 이후에도 제대로 된 평가를 통해 새로운 전망을 제시하기 보다는 그저 이념과 입맛에 맞는 외부인사 몇 명을 영입해 돌파하려는 잔꾀만 부렸다. 21대 총선도 그 연장선상에 있었다.

이런 내재된 문제로 화학적 결합을 하지 못한 채 출발한 통합당은 지도부마저 무능했다. 젊은 세대에 대한 접근과 중도 외연 확장에도 실패했다. 조국사퇴로 이반된 중도층과 무당층의 마음도 돌려세우질 못한 게 참패의 원인이 됐다. 

오히려 삭발ㆍ단식에서부터 인재영입과 공천에 이르기 까지 진정성 없는 황교안 전대표의 행보와 언행은 유권자를 질리게 만들었다. 중도층의 표심을 노리고 영입한 김종인도 최악의 결과를 초래했다. 그는 지난 군사정부의 대표적인 부역자다. 박근혜·문재인을 넘나들며 호시탐탐 기회를 엿봐왔던 구시대 철새정치인 김종인의 영입은 유권자에게 희망보다는 실망을 안겨줬다는 후일담이다.

이번 총선에서의 외부적 돌발변수는 사전투표 조작이 아니라 ‘코로나19’였다. ‘코로나19’는 모든 이슈를 삼켜버렸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 조국 사태, 경제 실정, 탈원전, 안보 파탄 같은 야당 이슈들도 정권심판론도 사라졌다.

오직 재난지원금으로 얼마를 누구에게 줄 것인지를 놓고 선거기간 내내 논쟁하다 끝났다. 이런 사실을 외면한 채 사전투표 조작이라는 의혹을 엉뚱하게 제기하다 하니 국민들이 그만 등을 돌리고 말았다. 
지금 보수정당은 세대교체라는 인적쇄신을 통한 일베, 태극기부대, 탄핵당하고도 정신 못 차린 놈들, 진상부리는 꼰대 이미지에서 벗어나 세련된 엘리트 이미지를 만들어가야 할 때다. 우리나라 정치적 지형이 진보 다수로 재편됐다면 보수정당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수구이미지를 벗어나야 한다.
합리적 보수와 온건 중도층을 아우르는 보수의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

이제는 통합당도 합리적인 보수 가치를 추구하는 젊은 인재를 영입하고 키워가되 반대를 위한 반대보다는 성실한 의정 활동과 원칙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보수정당으로 태어날 수 있다.
보수가 단단해지고 희망을 줘야 우리나라의 정치가 건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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