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일자리, 문제는 노동계 아닌 '현대차(車)'다
광주형일자리, 문제는 노동계 아닌 '현대차(車)'다
  • 박병모 기자
  • 승인 2020.04.28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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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해, 이용섭 시장 현대車(차) 컨트롤 못하면 광주형일자리 ’하나마나‘
말만 ‘광주글로벌모터스’, 실제 ‘현대차글로벌모터스’하청업체
가칭 ’광주 상생 일자리 재단 설립‘…본질 아닌 ’이 시장 손때기 수순‘ 불과
지역 주주 노동계 참여 요구 시한 29일 前…박광태 사장 비전 내놓아야
​​​​​​​노동계, 4대 합의조건 이행 땐 복귀 ’고려‘

[시민의소리=박병모 대기자] ‘광주형일자리’가 삐걱거릴 대로 삐걱거리고 있다. 광주시는 협상파기 선언을 한 노동계를 끌어들이기 위해 ‘당근과 채찍’을 구사하고 있으나 여의치 않다.

이용섭 광주시장과 윤종해 한노총 광주본부 의장이 '광주 상생 일자리 재단' 설립을 위한 비공개 대화에 앞서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과 윤종해 한노총 광주본부 의장이 '광주 상생 일자리 재단' 설립을 위한 비공개 대화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그동안 광주시는 소상공인을 포함한 경제단체는 물론 직업계고 교장단, 산학연협의회, 대학생 등을 부추겨 하루빨리 복귀를 하라는 언론플레이와 함께 채찍을 휘둘렀다.

먹혀들지 않자 지난 17일과 19일에는 4·15총선에서 당선된 정치인과 시민단체를 끌어 들였다.
노동계 또한 자신들의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정치권과 시민단체를 따로 만났다.
어찌 보면 숨 가쁜 순간이었다. 

그 결과 광주시가 당근으로 내놓은 게 가칭 ‘광주 상생 일자리 재단“설립이다. 이용섭 시장과 윤종해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 의장은 27일 북구 한국노총 광주본부에서 만나 비공개 대화를 가졌다.
재단설립 취지는 공감했으나 각론에 이르러서는 의견차를 보였다는 후문이다.
윤 의장은 시민단체와 간담회를 통해 재단설립 문제가 나왔으나 그런 방안도 하나의 대안이라고 말했을 뿐 부수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쉽게 얘기하면 이 시장의 설명은 잘 들었지만 ”이는 본질이 아닌 표피적 현상에 불과한 부수적 해결방안에 지나지 않다“는 뜻이다.
이 시장이 광주형일자리에서 한발 물러서겠다는 의중을 우회적으로 표시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싶다는 게 윤 의장의 생각이다.

그러면서 이용섭 시장이 지금껏 광주형일자리 사업을 추진하면서 노동계가 제시한 4대 원칙과 기준, 그리고 현대차와 이용섭 시장과의 ’협정서‘를 낱낱이 공개하지 않고 이제 와서 한발 빼려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예컨대 2년 뒤 소형 경차인 SUV 10만대를 생산·판매함에 있어 노동계는 현대차와 이 시장 간에 이면계약이 있을 것으로 짐작하고 있음에도 이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무슨 저의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광주시의 밀실행정은 결국 노동계의 불신으로 이어지면서 노사관계의 불협화음이 일어났고, 그 책임은 자신들이 아닌 광주시에 책임이 있다고 언급한다.

지난해 4월29일 광주상공회의소 주최로 지역상공인 3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광주형일자리 합작법인 설립 관련 상공인 간담회」
지난해 4월29일 광주상공회의소 주최로 이용섭 광주시장과 정창선 상의회장 등 지역상공인 4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광주형일자리 합작법완성차 공장 합작법인 설립 관련 상공인 간담회」

실제로 지난해 4월29일 광주상공회의소 주최 '광주형 일자리' 합작법인 설립 관련 간담회를 통해 투자자 모집에 나섰다. 40여개 지역 기업 CEO와 임원들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투자유치 주간사로 선정된 삼일회계법인이 일부 사업규모 축소를 비롯 법인설립 일정, 공사착공 등 추진경과와 향후 계획, 일정에 관한 프리젠테이션을 했다.

하지만 지역투자자들이 가장 관심이 컸던 배당수익문제나 출자 규모 등은 보안문제를 이유로 비공개로 진행했었다.
자동차공장이 어느 방향으로 튈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지역기업들은 투자를 했을 경우 얼마만큼의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느냐에 비상한 관심을 보인게 사실이다. 하지만 광주시는 보안을 이유로 말할 단계가 아니라며 확답을 회피했다.

첫 단추부터 밀실행정에 나선 광주시가 최고의결기구인 노사민정협의회 한축인 노동계에는 “보안을 이유로 ‘알 것 없으니 따라오기만 하라는 식’의 관료주의적 행정으로 일관하다 보니 노사가 서로 등을 돌리고 말았다는 게 노동계의 입장이다.
그러다 보니 노동계는 자신들을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태가 도를 넘어섰고, 이런 방식으로는 광주형일자리에 대한 전망과 비전을 함께 공유할 수 없다며 올 4월1일 합의파기 선언에 이른다.

이렇게 뒤틀린 배경에는 노동계가 제시한 4대 원칙 및 기준에 대한 온도차가 광주시와 너무 크게 벌어진데 있다.

첫째 광주시는 가장 기본적인 적정임금과 관련, 주거· 복지· 교통· 의료· 문화에 관한 시설을 편법으로 추진하고 있다.
광주형일자리 생산직 직원 초봉을 3,500만원을 주되 현재 광주글로벌모터스 공장이 들어선 빛그린산단 주변에 주거 아파트와 함께 체육시설 등을 설치해 7,000만원 수준의 급여와 대등하게 지급하겠다고 약속했었다.
그러나 광주시는 생산직 직원 아파트를 짓기 보다는 광주도시공사가 분양 공급하고 있는 7~13평의 서민아파트로 대신할 계획이다.

둘째로 원·하청 관계 개선이다.
노동계는 광주글로벌모터스가 1차 벤더 또는 하청업체로부터 직접 납품을 받아야 만이 광주에 자동차 부품공장이 들어서고, 그럼으로써 일자리가 창출돼 실질적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다시 말해 광주글로벌모터스와 원·하청관계 사이에 현대차 계열사인 현대모비스가 끼어들어 하청업체에서 납품한 자동차 부품들을 조립한 뒤 매년 3%씩,3년간 수수료를 챙기는 것은 잘못됐다는 입장이다.
그렇게 되면 말이 ‘광주글로벌모터스’지 실제로는 ‘현대차글로벌모터스’ 하청업체로 전락한다는 뜻이다.
설마 그럴 리야 없겠지만 현대차가 이런 저런 트집을 잡아 광주글로벌모터스에서 빠져 나가려 으름장을 놓는다면 광주시는 ‘코를 꿴 소처럼 끌려 다니는 꼴’이 된다.
물론 원·하청 관계는 입장과 시각에 따라 현대차와 의견을 달리할 수 있다.

셋째. 현대차가 사회 공헌적 지역 발전보다 영업이익에 방점을 둔다면 ‘먹튀’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동계는 현대차가 5,754억원에 달하는 공사비로 공장 건축과 함께 라인증설을 도맡아 하는데, 공사비 과정에서 남은 수익을 10% 계산한다면 자신들이 투자한 437억원을 쉽게 건지고도 남는다.

이미 투자금액에 대한 본전을 챙긴 현대차가 기업의 공익성과 공공성을 져버리고 나중에라도 사업에 손을 땐다면 광주시가 이를 책임져야 한다는 게 노동계의 시각이다.
광주시가 노사협정서를 공개하지 못한 것은 현대차의 눈치를 보기 때문이라는 말이 나온 것도 그런 까닭에서다.

넷째, 노동이사제에 대한 정확한 답변 요구다.
현재 기아차나 현대차는 구조상 국내외 공장 증설, 인력파견, 임금문제 등은 개별 사업장 노조위원장과 합의토록 돼 있어 굳이 노동이사가 없더라도 노조가 막강한 파워를 갖고 있다.
하지만 한노종은 노조의 의견을 경영층에 전달할 노동이사제를 그 하위개념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가타부타 ‘안되면 안된다’고 ‘되면 된다’고 딱부러지게 대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노동계는 광주시가 현대차를 컨트롤 하지 못한 상황에서 광주시로부터 대답을 듣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판단 하에 현대차가 전면에 나서 앞으로 광주글로벌모터스에 대한 경영방향과 비전을 제시하기를 바라고 있다.

현대차는 이렇게 말할게다.
광주시가 노사문제를 책임지기로 했으니 광주시가 해결하라는 입장일 게다. 그리고는 현대차 자신들은 투자자에 불과할 뿐 일체 광주글로벌 모터스에 개입할 수 없다고 둘러댈 것으로 노동계는 내다보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용섭 시장이 이렇게 뒤에 숨어, 배후 조정을 하는 현대차를 컨트롤 하지 못하면 광주형일자리는 노동계, 아니 시민들이 바라는 방향으로 가지 못할 거라고 노동계가 주장하는 것도 그래서다.

그렇다면 오는 29일 까지 노동계가 참여하지 않으면 지역 투자자인 주주들이 손을 떼겠다고 최후통첩을 한 상황에서 그에 대한 응답은 박광태 광주글로벌모터스 사장이 나서야 할 차례다.

박 사장은 이와 관련, “노동계와 광주시, 그리고 광주글로벌모터스와의 불협화음을 곱씹어보면 서로 약간의 견해차와 오해가 있을 뿐이다“고 전제한 뒤 ”오는 29일 전후 및 5월7일 주주총회 개최 전 까지 노조를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 낼 수 있는 ‘통큰 선언’을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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