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수의 경제Talk] 인공지능, 큐레이션 넘어 콘텐츠 만드는 인간예술가
[이상수의 경제Talk] 인공지능, 큐레이션 넘어 콘텐츠 만드는 인간예술가
  • 이상수 시민기자
  • 승인 2020.04.22 1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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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과 협업하여 증강되는 인간(3)
시와 소설을 쓰고 작곡하는 인공지능 예술가 탄생
인간과 기계의 협력이 가져올 풍성한 문화예술의 세계
몇 년 후엔 인간 도움 없이 완벽한 문장 구사 인공지능 개발 목표

창의성은 인간만 가질 수 있는 고유한 능력일까, 아니면 인공지능 역시 창의성을 ‘학습’할 수 있을까?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이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낙관주의자들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고유함과 창의성을 모방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기계가 반복적인 작업에서 우리를 자유롭게 했듯이 머신러닝은 반복적인 지적 작업에서 우리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만약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인간을 더 잘 이해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면 인공지능이 인간의 창의성을 넘어서는 날이 올 수 있다.

인공지능(AI)
인공지능(AI)

그렇지만 ‘데이터를 입력하면 예술이 나온다’는 개념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예술은 의외로 인공지능 진출이 활발한 분야다. 시와 소설을 쓰고 작곡을 하고, 창작 영역에 도전하는 인공 지능의 탄생은 앞으로 인간의 창의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알아본다.

시와 소설 쓰고 작곡하는 인공지능

신경망이 창조적인 존재로 거듭나게 되는 데는 몇 가지 장점이 있다. 신경망은 대규모 데이터 세트로 훈련을 받고 데이터 ‘패턴’을 파악하여 동일한 규칙을 따르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데 무척 탁월하다.
고흐의 그림을 공부한 인공지능이 그린 ‘고흐풍 그림’을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흐의 실제 그림인지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인지 쉽게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다.
신경망은 바흐와 모차르트의 모든 작품을 수 시간 내에 들을 수 있고, 세익스피어의 작품으로 훈련을 받아 가상의 시인이 될 수도 있다. 기존의 랩 가사들을 학습해 새로운 랩 가사를 생산해내는 인공지능 ‘딥비트(Deepbeat), 사람이 악기 종류와 곡의 주체를 정해주면 그에 맞는 클래식 음악을 자동 생성하는 인공지능 ’이아무스(iamus)’ 등이 그 예다.

최근에는 문학의 정수로 꼽히는 시 분야까지 인공지능이 진출했다.
2018년 마이크로소프트는 중국에서 만든 인공지능 기반의 챗봇 ‘사오이스(Xiaoice)’가 작성한 1만여 편의 시 중 139편을 선정해 시집 『햇살은 유리창을 잃고』 (Sunshine Misses Windows) 를 출간했다.
놀랍게도 이 시집의 제목 역시 인공지능이 직접 지었다. 소설분야에서는 2016년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사가 개최한 문학상 공모전에서 인공지능이 쓴 소설이 공모 1차 심사를 통과한 일도 있었다.
총 1,400여 편의 공모 장 중 인공지능이 쓴 소설 11편이 섞여 있었으며 놀라운 점은 심사위원들은 인공지능이 쓴 소설이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심사를 했다는 사실이다.

연구자들은 앞으로 몇 년 후에는 인간의 도움 없이 완벽한 문장을 구사하는 인공지능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공지능 문화시대
인공지능 문화시대

인간과 기계의 협력이 가져올 풍성한 문화예술 세계

그동안 우리는 인공지능이 계산원이나 트럭운전자 등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창의력이 요구되는 예술 부문에서는 절대 인간을 대체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이제 지속적인 기술 개발로 이를 더 이상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를 공포나 두려움으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현재 인공지능은 데이터 세트를 줘야 창작이 가능한 단계로, 아직 새로운 문학적 아이디어를 구상해내거나 ‘모티브’를 만들어내는 데는 턱없이 부족하다.

현재로서는 인공지능이 인간 예술가가 더 과감한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하나의 도구라고 생각하는 게 더 정확할 것이다. 인간은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시도를 인공지능의 도움을 통해 시도할 수 있으며, 작품을 구상하거나 시제품(試製品)을 만들 때 비용과 시간을 크게 줄일 수도 있다.

인공지능을 다루는 데 있어 인간이 해야 할 일은 인간이 잘할 수 있는 영역에서 더욱 ‘인간미’를 발휘하는 것이다.
창작 영역에 도전하는 인공지능으로 인해 미래에는 인간미에 대한 정의로 달라지고, 인간의 창의력이 더욱 강조되는 아이러니도 나타나게 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인공지능과도 협업을 할 수 있는 유연성을 키울 필요가 있다. 인간과 인공지능이 협력해 풍성한 문화예술의 세계가 펼쳐질 미래 세상을 기대해본다,

인공지능, 큐레이션 넘어 콘텐츠를 만들다

인공지능은 내가 알아차리기도 전에 내가 무엇을 좋아할지 알고 있다. 넷플릭스(Netflix)나 유튜브에서 내가 원하는 영상을 볼 수 있도록 연관된 프로그램을 나열해주는 추천 알고리즘을 이미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보조기능은 알고리즘의 아주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인공지능 업그레이드를 이용할 수 있는 분야는 영화나 게임만이 아니다. 멜로디를 만들어내는 인공지능 작곡가는 음악 분야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많은 인공지능 스타트업들이 뮤지션들과 함께 새로운 멜로디와 비트를 창작하는 기술을 개발해 100만 달러의 벤처자금을 끌어 모으고 있다.

언젠가는 인공지능이 가사도 쓰게 된다. 이미 잘 알려진 작곡 알고리즘 플로머신(Flow Machines)이 활동 중이다. 플로머신은 창작 어시스턴트로 많은 음악가들이 사용하고 있으며 플로머신이 만든 음악은 각종 음악 차트에서 높은 순위에 오르기도 했다.
에이엠피(Amp), 팝건(Popgun), 쥬크덱(Jukedeck), 아마데우스 코드(Amadeus Code) 등 인공지능을 이용한 신생 음반제작 기업들도 현재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우리는 이미 엔터테인먼트의 극적인 무료화 현상을 목격하고 있다. 무료 스트리밍은 엔터테인먼트 세계를 한번 폭풍 속으로 몰아넣었다. 그리고 다음에 다가오게 될 폭풍은 인공지능과의 결합으로 창의적이고 예술적 역량이 높아진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된 새로운 크리에이터들의 등장, 대형 자본과 방송상의 지원 없이도 자신의 창작물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는 예술가들의 등장이 될 것이다.

인공지능(AI)이 그림을 그리고 작곡을 하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 인간이 갖는 창의력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인공지능이 문화예술 분야에서 인간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고 융합하는 하나의 도구로 작용할 것이다. 여기에 맞는 교육 개편이 필요하다.

<참고문헌>

박영숙·제롬 글렌(2019), 『세계미래보고서 2020』, 서울 : 비즈니스북스. pp.105~109.
이상수 편(2019),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요 기술』, 서울 : 바른북스. pp.5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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