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광주고려인 마을 소장 국가기록물 소개-2)김해운 희곡 '동북선 개정본’
[시리즈] 광주고려인 마을 소장 국가기록물 소개-2)김해운 희곡 '동북선 개정본’
  • 김혜경
  • 승인 2020.04.08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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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록원에 등재된 광주고려인마을이 소장한 유물 23편 가운데 2번째 시리즈로 김해운 희곡 ‘동북선 개정본’을 소개한다.

역사적 보존가치가 높은 광주고려인마을의 유물을 시리즈로 소개하는 것은 고려인선조들의 항일독립운동 발자취와 한민족ㆍ한뿌리인 다문화 공동체의 이해를 돕고자 함이다.

◆ 김해운 희곡 ‘동북선 개정본’을

김해운 희곡 ‘동북선 개정본’은 유물 23권 중 제2권에 수록됐다. 

국가지정기록물 제13호. 김해운희곡 '동북선 개정본' 표지
국가지정기록물 제13호. 김해운희곡 '동북선 개정본' 표지

희곡 '동북선'은 일제의 한반도 수탈과 학정을 고발한 반일, 항일의식을 주제로 한 작품이다.
일제는 1920년대에 만주와 시베리아 침략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청진에서 웅기까지 철도를 부설해 한반도를 강탈할 욕심으로 조선노동자들이 대거 동원해 가혹하게 혹사시켰다.

희곡 '동북선'은 이렇게 동원된 조선 노동자들이 일제의 수탈과 학정에 맞서 격렬하게 저항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 연극은 관객들에게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켜 그 뒤로도 여러 차례 무대에 올랐고 강제이주 이후에는 '사할린 조선극장'에서까지 수차례 공연된 바 있다.

그러나 중앙아시아로의 강제이주 이후에는 「동북선」이 무대에 오르는데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고려인 전체가 적성민족으로 낙인찍혀 강제이주 된 슬픈 역사 만큼이나 고려인 무대예술에도 많은 제약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특히 「동북선」처럼 거시 정치사회적 현상을 다룬 작품은 무대에 올리기가 쉽지 않았다. 검열기관의 철저한 검열을 받고서야 다시 무대에 오를 수 있었기에 그렇다.
비단 여기서 끝나지 않고 몇 차례 공연을 거친 뒤 끝에는 내용마저 수정이 가해지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타쉬켄트 조선극장》에서는 1935년본 원본 「동북선」이 1939년 9월 말에 원고검열을 마치고 나서야 다시 무대에 오를수 있었다. 

이 후 수정이 가해지고 나서야 「동북선」개정본이 나오게 된다. 1945년 8월 한반도가 해방을 맞이한 이후에 완성되어 관객들과 만났다. 개정된 「동북선」은 1952년 봄 《사할린 조선극장》에서도 공연됐다.

국가지정기록물 제13호. 23-2권. 김해운희곡 '동북선 개정본 내지'
국가지정기록물 제13호. 23-2권. 김해운희곡 '동북선 개정본 내지'

김해운(1909-1981)은 극작가이자 배우이자 연출가다. 1932년에 한민족 최초의 우리말 전문연극극장인 블라디보스토크 고려극장 창립 멤버로 참여했다. 1939년에는 타쉬켄트 조선극장 설립을 주도했으며, 1950년에는 사할린으로 건너가 당시 사할린 조선극장이 빛을 발하도록 했다. 고려극장 역사상 가장 탁월한 인물 중 한사람으로 꼽힌다. 그가 쓴 희곡 8편이 국가지정기록물 제13호로 등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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