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장현 전 광주시장, 이번에 또 ‘박사방’ 조주빈에 사기 당했다
윤장현 전 광주시장, 이번에 또 ‘박사방’ 조주빈에 사기 당했다
  • 박병모 기자
  • 승인 2020.03.26 0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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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공천 대가 4억5천만원 사기로 대법원서 유죄 확정
조주빈 측, “손석희 만나 방송 출연 돕겠다”…활동비 건넨 듯
윤 전 시장측 “조주빈 연루 여부 제대로 파악 안된 듯”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박사방'을 운영하면서 여성들의 성착취물을 제작, 유포한 혐의로 체포된 25일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는 과정에 알쏭달쏭한 말을 남겼다.

검찰로 송치되던 25일 처음으로 신상공개가 된 조주빈
검찰로 송치되던 25일 처음으로 신상공개가 된 조주빈

포승줄에 묶여있던 자칭 '악마'는 성범죄 등 혐의를 인정하냐는 질문에 모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날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 날이다. 74명의 피해 여성들을 대상으로 23만 명의 공범들과 함께 변태적 성욕을 분출해낸 성범죄 피의자 조주빈의 신상이 첫 공개된 날이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범죄 피의자의 신상공개가 이뤄지는 것과는 달리 청와대 국민청원에 참여한 200만 시민들의 뜻이 뜨겁게 달궈졌다는 데서다. 어찌보면 조주빈이 저지른 죄가 살인이 아니라 성범죄 혐의를 받고있기 때문에 신상 공개를 해야 하느냐로 말들이 많았다.

하지만 경찰에서는 조주빈의 범죄가 강력 사건만큼 중대성이 있기 때문이 신상공개로 결론을 내렸고, 그의 얼굴이 첫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기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주빈은 느닷없이, 생뚱맞은 얘기를 꺼냈다.
조씨는 검찰로 송치된 이날 ‘피해자들한테 할 말 없냐’는 취재진 질문에 “손석희 사장님, 윤장현 시장님, 김웅 기자님을 비롯해 저에게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한다”는 애기를 꺼냈다.

광주시민들의 관심은 당연히 성(性)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4)이 언급한 윤장현(71) 전 광주시장에게로 관심이 쏠렸다.
조씨가 검찰로 송치되던 날 언급한 한마디는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르고, SNS를 통해 유포되면서 광주시민들 사이에 회자되기에 충분했다.

먼저 경찰의 입장은 “윤 전 시장 등이 성 착취물을 보거나 (n번방에) 가입한 것은 아니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세 사람 다 사기피해자로 볼 수 있다. 각기 다른 사건 피해자로 조사중이며 수사중이라 구체적 내용은 확인해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조씨와 실제 교류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확인 단계에 있다”고 말함으로써 성 착취물 공유와 관련해서는 일단 선을 그은 셈이다.

그렇다면 조주빈이 꺼낸 미안하다는 얘기는 윤 전시장이 지난 지방선거 공천과정에서 고 노무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를 사칭한 모 여성에게 4억5천만원을 건네 사기당한 사건과 무관치 않다는 게 정치권의 애기다.
다시말해 조주빈이 권양숙 여사 사칭범에게 속아 공천 대가성 금품을 건넨 혐의로 재판을 받던 윤 전 시장에게도 “억울함을 풀 수 있게 돕겠다”며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시장은 지난해 텔레그램으로 접근한 ‘최 실장’이라는 인물과 전화 통화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 실장은 서울의 모 기관에 근무한다며 접근한 뒤 윤 전시장의 가장 아킬레스건으로 지목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재판을 도와주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전 대통령 혼외자인 줄 알고 사기범 자녀들을 도와주셨다는데 억울하지 않느냐”며 말이다.

그러면서 최 실장은 “JTBC에 출연해 억울함을 해명하는 기회를 갖는 게 어떠냐”며 관련 자료를 보내달라고 요구하면서 윤 전 시장에게 방송국을 찾아가 인터뷰를 하도록 도와주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시장은 최 실장을 통해 소개받은 다른 남성과 스튜디오로 이어지는 장소에서 손 사장을 만나 서로 인사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최 실장은 이후 “기회가 되면 조만간 인터뷰 방송을 잡자”며 했지만 출연 날짜는 잡히지 않았다. 최 실장은 지난해 12월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지난 17일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된 윤 전 시장의 조바심을 최대한 노렸을 거라는 추론이 가능해진다.

윤 전 시장은 중간에 활동비를 요구하는 최 실장에게 방송국에 갈 때 동행했던 남성을 통해 돈을 건넸을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시장은 최근 경찰의 연락을 받고 사기임을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시장 측 관계자는 “윤 전 시장은 사기행각을 한 사람이 조주빈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인지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윤 전 시장은 제주 아라동 제주선한병원에서 근무를 해오다 최근 부친상을 당해 광주에서 장례를 치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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