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대 교직원, 특정후보 위한 사전선거 ‘의혹’ 시끌
순천대 교직원, 특정후보 위한 사전선거 ‘의혹’ 시끌
  • 박병모 기자
  • 승인 2020.03.25 08: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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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조 유령단체 내세워 집회 개최, 민주당 후보 비판
대학원생 속여 순천대 홈피 게시판에 폄하 ‘글’ 올려
3월 초 질병휴직계 낸 후 특정후보 업무 관여 드러나
특정후보,‘교직원과 사전교감 활용 여부 ’도마‘에
순천대, ’공직선거법 위반‘ 확인되면 징벌 검토

순천대학교 교직원이 민주당 후보를 깎아내리고 대신 특정후보를 지지하거나 옹호하는 사실상의 정치활동에 관여하는 의혹이 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령단체를 만들어 민주당 후보 공천을 반대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는 장면
유령단체를 만들어 민주당 후보 공천을 반대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는 장면

특히 문제의 교직원 A씨(34)는 임의 단체, 즉 유령단체를 만들어 사회를 보거나 순천대 홈페이지 게시판에 대학원생을 가장해 민주당 후보를 비난하는 내용으로 사전 선거운동을 함으로써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과 함께 공직선거법을 위반 했다는 지적이다.

반면 A씨는 오는 4.15총선에 민주당 예비후보로 활동하다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B예비후보 선거운동을 간접적으로 도운 것으로 드러나면서 총선정국에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순천대 대외협력팀에 소속된 A씨는 지난 8일 순천대 홈페이지 향림 게시판에 "저희는 순천대학교 재학 및 출신의 제자들입니다"라고 밝힌 뒤 "저희는 교수님(소병철 석좌교수)께서 혹여 그런 일(전략공천)이 생겨 학생들은 부끄러워하고 학교가 피해를 받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러나 A씨는 소병철 교수의 관련과목을 수강하지 않아 실제로는 제자가 아니고, 그것도 대학원생이 아닌 교직원이었음에도 마치 자신이 대학원생인 것처럼 위장해 글을 올렸다는 점에서 도덕적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특히 A씨는 자신의 주장이 마치 순천대에 재학중인 대학생 및 대학원생들의 의견인 양 게시판에 올려 언론에서 이를 받아쓰게 함으로써 민심의 흐름을 왜곡시켰고 특정후보에 유리한 사정선거운동을 했다는 지적을 받자 현재 게시판 글을 삭제한 상태다.

순천대 홈페이지 게시판에 대학원생을 가장해 자신의 대학 소속 민주당 후보를 비난하는 내용의 글 (사진=독자제공)
순천대 홈페이지 게시판에 대학원생을 가장해 자신의 대학 소속 민주당 후보를 비난하는
내용의 글 (사진=독자제공)

A씨는 더 나아가 게시판에 올린 글을 보고 인터뷰를 요청한 특정 언론에 "대학생과 대학원생 등 20여명이 참여하는 학생모임에서 6일 소병철 교수님께 직접 의견을 물었으나 답변이 없어 오늘(8일) 그 내용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A씨는 대학원생 등 20여 멍의 전체 동의를 구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대학원을 수료한 상태이기에 신분을 속이면서 자의적이고 임의적인 판단 하에 인터뷰를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사전선거운동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A씨는 이어 12일에는 ‘순천시민 자존심 찾기 운동본부’라는 급조된 임의단체를 만든 뒤 순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고, 이어 열린 집회에서도 사회를 맡았다.
이날 발표된 성명서에는 "더불어 민주당이 낙하산 후보로 순천시민을 능욕하는 오만방자한 처사에 대해서는 우리의 권리를 지켜줄 범시민후보를 추대하여 응징할 것이다.

A씨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13일 금당 버드네공원에서 개최된 ‘순천지역 내 대학생 불법선거구 획정 규탄’ 집회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순천대측은 A씨의 이런 일련의 집회 과정에서 행한 발언과 교직원의 정치적 중립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A씨에 대한 징계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순천대 관계자는 이와관련, “순천대에서 7년 간 근무한 A씨가 한때 조교로서 공무원 신분이었지만 지금은 교직원이기 때문에 공직선거법 위반여부에 대한 검토에 들어간 상태다”며 “검찰에서 퇴직한 뒤 로펌에서 돈을 벌기 보다는 순천대에서 석좌교수로 학생들을 줄곧 지도해온 민주당 소 후보라 할지라도 개인적,심정적 지지는 할 수 있어도 대학차원에서 공개지지나 비난을 해서는 안된다는 점에서 A씨의 행태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

그러한 연장선에서 A씨는 학내 여론과는 달리 특정 후보를 위한 사전선거운동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국립대 교직원 신분인 A씨는 지난 2011년 순천대 총학생장을 지냈으며, 당시 순천시장이었던 특정 후보 B씨와 인연을 맺어왔다. 그리고 고등학교 선·후배 간이다.

A씨는 지난 3월1일자로 눈을 치료한다는 이유로 순천대에 휴직계를 낸 이후 B후보 사무실을 드나들며 연설문 교정, 보도자료 작성 등의 업무에 관여해왔다.
A 씨는 이와관련, "이런 저런 인연 때문에 B후보 선거업무를 도운 것은 사실이지만 선거사무실에 상주한 직원은 아니다"고 말했다.

시민 김모씨(59)는 “순천이 선거구 획정과 맞물려 전략공천으로 시끄러운 선거 상황에서 순천대생들의 주장은 선거정국에 결정적인 방향타 역할을 한다”며 “자신의 신분을 대학원생으로 위장하고 유령단체까지 만들어 국립대 교직원이 정치에 관여한 것 자체가 혹여 특정 후보의 사주라도 받은 것이라면 더 큰 일”이라고 말했다. .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질병 휴직을 낸 당사자가 치료에 전념하지 않고 특정 예비후보 선거사무를 돕거나 급조된 시민단체에 개입해 특정후보를 미는 것은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B후보도 공직 신분인 그를 선거에 활용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소지가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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