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소각장’ 축제행사, 광주시 제정신인가
‘상무소각장’ 축제행사, 광주시 제정신인가
  • 김홍재 기자
  • 승인 2019.11.13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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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만에 시민들의 줄기찬 투쟁 끝에 폐쇄하기로 결론 났던 ‘상무소각장’이 난데 없는 축제 공간으로 돌변, 또 한차례 파열음이 예고 되고 있다.

광주시가 소각장 공장동 활용방안의 일환으로 16일 ‘상무굴뚝축제’를 개최키로 한 것이 그것.

말이야 그럴 듯 하게 시민과 시청과의 갈등 관계를 해소하고 소통과 상생의 복합문화공간으로 변화하기 위한 과정에 기획된 것이라 하지만 시민 누가 봐도 참 할 일 없는 시청이라는 오해를 씻기 어려울 것 같다.

아니 거꾸로 주변 시민들의 부화만 돋우는 탁상 행사라는 지적을 사기에 충분하다.

생둥맞기 그지 없다.

상무소각장은 애초부터 문제가 많았던 장소다.

1996년 준공 당시부터 아파트 14곳에 수만여명의 주거 공간 한 가운데에다 대기오염 배출 공장을 세웠으니 집단 반발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시장과 공무원들은 ‘청정 공간’이라며 애써 변명으로 일관 했으나 결국 강산이 두 번이나 변한 20여년의 투쟁 끝에 ‘없었던 건물’로 결론 지어진 것이다.

사실상 5년 정도 가동하고 수 백억원의 혈세가 탕진된 결과를 낳았다.

그 공간에 ‘지역 대표도서관’과 ‘종합문화복지타운’을 조성키로 하고 사실상 마무리 된 사안이다.

시민들은 소각장의 굴뚝만 봐도 지겨울 정도다.

눈만 뜨면 검붉은 연기가 아파트 주변을 애워싸고 창문 틈으로 매케한 냄새까지 들어와 한 순간도 살 수 없을 정도 였다.

급기야 노인과 아이들을 친 인척집으로 피신시켜 가며 시청과 기나 긴 투쟁을 벌여왔던 이지역 대표 애물단지 였다.

그런데 이미 2016년에 폐쇄가 확정돼 조만간 헐린다는 곳에 오염원 이미지와 맞지 않은 엉뚱한 축제를 벌인다는 것이다.

소각장 굴뚝을 보면 정말이지 광주시의 무책임한 졸속행정으로 긴 시간 시민들의 고통을 요구한 대표적 실패작임을 연상케 한다.

철거하겠다는 당초 시민들과의 약속은 뒤로하고 이곳을 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한다며 정부 부처에다 270여억원을 신청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리고 시 유력자와 친하다는 영국의 교수를 초빙해 문화공간 조성 강연회도 갖는다고 한다.

등골이 휘어져라 일해서 세금을 내니 이런 식으로 낭비하는가 싶다.

공사나 행사가 있을 때마다 항시 돈이 뒤따른다.

공사하다가 때려 부수고 다시 짓고 또 행사하고 적당한 핑계 대고 예산 투입하고 업자와 같이 다니며 온갖 구설수를 일으키는 지자체의 못된 버르장머리.

한마디로 지자체가 썩은 나라다.

애시당초 아파트 밀집지역에 쓰레기 소각장을 기획한 것도 무리였다.

시민 모두가 고통스럽다는 민원을 묵살해가며 20여년간 방치한 것도 모자라 이젠 혐오스런 굴뚝을 주제로 축제까지 벌이겠다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시민들이 광주시 공무원들의 노리개 감이냐는 자조섞인 말이 터져나오는 것도무리는 아닐성 싶다.

참으로 말장난 잘하는 공무원 사회다.

다양한 시민과 예술가들이 참여해 인간과 환경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변모하고 다양한 문화예술로 표현 한다고 홍보하며 시민 아이디어 공모도 한다고 한다.

시장이 바뀌니 매사가 이런 식으로 뒤집어지는가.

예전에 22곳 지하철 환풍구 높이를 무려 1.7미터로 높게 설계 했다가 주변 상인들의 집단 반발로 용역비 12억원만 날리고 철회한 사건도 있었다.

기존 환풍구 높이 30센티를 넘어서 무리하게 남의 상가를 막아가며 높게 설계 했는가 알아보니 담당 공사부장의 말이 가관이다.

“과학적으로 공기통이 높아야 지하철 공기가 좋다고 해서 설계 용역을 맡겼다”면서 민원이 들어 왔으니 취소할 계획이라고 했다.

자신이 잘 아는 설계사에게 12억 짜리 용역을 맡게 해주고 민원이 많으니 다시 새로운 설계를 맡기려 했다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그러니까 그 설계사는 민원인 한테도 감사해야 할 일이다.

그래서 또 일감을 따게 되니까 말이다.

남의 상가 앞에다 높은 담장을 쌓는데 가만이 있을 사람이 있을까.

버젖이 민원이 예견됨에도 제 호주머니 돈이 아니니 설계 용역을 맡기는 것이다.

아니면 말고식 행정으로 혈세는 이렇게 새 나간다.

상무 소각장 주변 시민들에게 설문조사라도 해 보라.

시청이 벌이는 이런 졸속 행사를 찬성하는지 말이다.

매일 같이 가정, 직장 다 팽개치고 소각장 철폐 운동에 나섰던 주민들은 그때 40대가 지금 60대 노인으로 변했다.

이들은 하나같이 “소각장 공장동이니, 비트니 그 어떤 소리도 듣기 싫고 그 때 약속대로 빨리 철거를 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은다.

오죽 했으면 상무지역에 아파트 장만한 것이 평생 한으로 남는다 했을까.

좋은 기억보다 나쁜 기억이 훨씬 많은 소각장 굴뚝을 축제 문화의 장이라고 애써 포장하는 광주시의 삐뚫어진 심보에 화가 난다.

광주시는 소각장 주민들과의 소통이 우선돼야 한다.

무슨 문화와 소통이 아니라 주민들과 소통이 먼저라는 인식이 중요하다.

‘아니면 말고’식 행정이 비번한 요즘 시민들의 세금으로 먹고사는 공무원들의 구태가 한심하기 짝이 없다.

시 행정이 겉돌고 있음을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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