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난대수목원 ‘거제·완도 2곳’으로…내년 ‘총선용’결정?
국립 난대수목원 ‘거제·완도 2곳’으로…내년 ‘총선용’결정?
  • 박병모 기자
  • 승인 2019.10.25 1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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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 주민 환경분위기 속 아쉬움 역력
예산 나눠먹기,규모 축소 불가피 …반쪽짜리 결정
거제, 문재인 대통령 고향↔전남,이낙연 총리의 지사 역임

전남 완도수목원이 최근 실시된 국립난대수목원 조성 타당성평가에서 ‘적격’ 판정을 받으면서 국립난대수목원 유치에 성공했다.

완도수목원 내 설치된 아열대 온실(사진=전남도)
완도수목원 내 설치된 아열대 온실(사진=전남도)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완도 주민들은 거제와 함께 2곳이 선정됨으로써 내년 총선을 겨냥한 정치적 결정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22일 전남도와 산림청 등에 따르면 완도수목원은 지난 17일 실시된 국립난대수목원 조성 대상지에 대한 타당성평가에서 ‘적격’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김영록 전남지사도 현장을 직접 방문, “완도는 전국 최대 난대림 자생지로 자생식물 770여 종, 동물 872여 종 등 난대 원시 생태계를 온전히 보전하고 있는 유일한 지역”이라며 “한반도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국립난대수목원 조성 대상지로 완도가 최적지”라고 강조하는 등 공을 들였다.

완도수목원은 전남도에서 운영하는 공립수목원이다. 1991년 개원해 국내 유일의 난대수목원이자 최대의 난대림 자생지로 지속적인 보존·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완도수목원은 2033㏊ 규모로 붉가시나무, 구실잣밤나무, 동백나무 등 자생식물 770여종을 비롯해 총 식물자원 4150종을 보유하고 있는 난대식물자원의 보고다.
산림자원의 60%를 차지하는 붉가시나무는 탄소 저장량과 흡수량이 가장 높아 최적의 기후변화 대응 수종으로 분석돼 그 가치가 더욱더 높다.

전남도는 적격 판정을 받은 만큼 국립난대수목원 유치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한반도 기후변화 대응 전초기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완도군과 함께 경남 거제에도 동부면 구천리 산 96 일원 200㏊가 부·울·경 최초의 국립수목원으로 낙점됨으로써 정치적 결정이라는 말들이 오고가고 있다.
다시 말해 전남 완도가 사활을 걸고 유치 경쟁을 벌였던 ‘남부권 국립 난대수목원’이 거제와 함께 두 지역에 나눠 조성하는 것으로 결론 났다는 얘기다.

남부권 국립 난대수목원은 난·아열대 지역의 산림생물자원 보전과 활용을 위해 산림청이 주관하는 국책 사업이다. 오는 2029년까지 1000억 원 상당의 국비가 지원되고 사업 기간이 착공 후 5년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계획대로라면 2023년 착공, 2029년 완공할 계획이다.
지역민들은 수목원 선정에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내년 총선을 의식한 정치적 결정이란 지적도 만만치 않다.
더욱이 정부가 지자체 간 과잉 경쟁을 부추겨 갈등을 일으켰다는 비판과 함께 무리한 사업 나눠먹기에 양쪽 모두 반쪽짜리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특히 내년 치러질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의식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대형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거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고향이고 전남은 이낙연 국무총리가 도지사를 지낸 곳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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