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나들가게’설립 보다 되레 폐업 속출 많아
광주시, ‘나들가게’설립 보다 되레 폐업 속출 많아
  • 박병모 기자
  • 승인 2019.10.03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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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폐업률 64% ‘전국 최고’…광주경제상황 악화 ‘반증’
5년간 267곳 중 171곳이나…대형마트 등에 밀려 문 닫고 업종 전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동네슈퍼를 대상으로 시설개선 등에 지원하고, 대신 지원금의 20~30%를 자기부담케 하는 소위 ‘나들가게’ 폐업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곳이 광주지역으로 나타났다.

나들가게 선도지역으로 지정된 광주시 남구가 시내버스를 통해 홍보에 나선 장면
나들가게 선도지역으로 지정된 광주시 남구가 시내버스를 통해 홍보에 나선 장면

3일 전국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올해 8월 현재 광주 267곳·전남 446곳을 포함 전국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나들가게는 총 7598곳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지역 나들가게가 1399곳로 전체의 18.4%를 차지했고 경북 622곳, 전북 561곳, 경남 463곳, 충북 455곳, 대구 452곳, 전남 446곳 순으로 많았다. 광주 나들가게는 세종시를 제외한 16개 시·도 가운데 13번째를 차지했다.
전국소상공인지원센터가 관리하는 나들가게는 실시간 영업정보 분석과 온라인 수발주가 가능한 100만원 상당 POS(전자식 금전 등록기) 시스템을 지원하고 안전시설 개선, 맞춤형 경영 컨설팅 등을 제공한다.

하지만 동네슈퍼 유통 시스템을 ‘마트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취지에서 출발했으나 당초 목적과는 달리 광주지역 나들가게 10곳 가운데 6곳은 효과를 보지 못하고 현판을 반납하거나 폐업한 것으로 나타나 광주지역 경제상황이 좋지 않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지난 5년 간(2015년~2019년 8월) 광주지역에서 폐업 또는 취소된 점포수의 비율은 64%(267곳 중 171곳)에 달했다. 전국 평균 폐업률 33.9%를 훌쩍 넘은 수치다.
광주에서 문 닫은 가게가 개설 점포 수 보다 훨씬 많았다는 의미다.

실제로 2015년부터 올 8월까지 나들가게가 26곳 생길 동안 폐업·취소된 나들가게는 2015년 55곳, 2016년 25곳, 2017년 41곳, 2018년 35곳, 올해 15곳 등 총 171곳에 달한다.
올해 광주에서는 15곳의 나들가게가 폐업했고 4곳 점포가 새로 지정됐다.

이처럼 광주 나들가게의 폐업률이 높은 이유는 낮은 매출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광주 나들가게 월 평균 매출은 3129만9000원으로 전국 평균(3298만1000원) 보다 168만2000원이나 낮았다. 지난해 광주 평균 매출은 전년(3367만원) 보다 7.04% 줄었다.

반면 전남의 나들가게 폐업률은 20.4%로 16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았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나들가게를 폐업·취소한 전국 4048개 점포를 조사한 결과, 나들가게 지정을 반납한 뒤 일반슈퍼로 전환한 비율이 27.6%로 가장 높았고 ‘타업종 전환’(24.4%), ‘편의점 전환’(21.7%)순으로 뒤를 이었다.
광주 북구에서 나들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A 씨는 “지난 2012년 나들가게에 지정되면서 간판을 달고 POS 설치에 따른 비용 350만원 정도를 정부로부터 지원받았지만 식자재 마트 등 중대형 마트가 주변에 생기면서 지난해의 경우 매출이 반토막 났다”며 “동네가게 상권 활성화 차원에서 나들가게 주변에 중대형 마트 개설 기준 강화 등의 정부 정책이 뒤따르지 않는 한 폐업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한편 전국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광주시 남구를 비롯 서구, 목포시를 나들가게 선도지역에 선정한 뒤 29억6300만원의 국비·지방비를 내년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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