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6일 청와대 앞에서 삭발을 했다. 제1야당 대표로서는 처음이다.
이날 삭발식에는 황 대표 외에 한국당 의원 20여명이 참석했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5시,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삭발식을 했다. 청와대를 뒤로 한 채 점퍼 차림으로 선 황 대표는 입을 굳게 다문 채 굳은 표정이었다.
5시7분, 황 대표가 미리 준비된 사무용 의자에 앉자 미용사가 이발기로 황 대표 오른쪽 옆머리를 깎기 시작했다. 이어 뒷머리, 윗머리 순으로 삭발을 했다. 염색을 해 검은 머리였지만 삭발을 하자 흰머리카락이 드러났다. 황 대표는 머리를 깎는 동안 눈을 감고 입은 굳게 다물었다.
삭발은 5분만에 끝났다.
삭발을 마친 황 대표는 안경을 쓰고 다시 일어나 의원, 당직자를 향해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의원, 당직자들은 박수를 치며 격려했다.
황 대표는 삭발 후 "저는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경고한다. 국민의 뜻을 거스르지 말라"고 했다. 또 조 장관을 향해 "스스로 그 자리에서 내려오라. 내려와 검찰의 수사를 받으라"며 최후 통첩과 함께 정치적 배수진을 친 것으로 보인다.
이어 황 대표는 황 대표는 "국민 여러분께 약속드린다. 저는 투쟁에서 결단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막아내려면 국민 여러분이 함께 싸워주셔야 한다. 지금은 싸우는 길이 이기는 길"이라고 했다.
청와대 앞에 모인 한국당 의원들과 당원들은 '자유 대한민국은 죽었다' '위선자 조국 파면하라'라고 쓰인 손 팻말을 들고 "문재인 정부는 헌정 유린 중단하라" "범법자 장관 웬말이냐, 조국은 당장 내려오라"고 외쳤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저희가 할 수 있는 저항의 표현”이라며 “그런 뜻에서 당 대표가 결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에서는 지난 11일 박인숙 의원이 삭발한데 이어 이학재 의원이 15일부터 단식 농성에 돌입했었다.
황 대표는 이날 삭발 후 현장에서 의원들과 함께 자정까지 ‘조국 임명 철회’를 촉구하는 농성을 이어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