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가거도 방파제 또 유실…“태풍이 공사업체 배불린다”
신안 가거도 방파제 또 유실…“태풍이 공사업체 배불린다”
  • 박병모 기자
  • 승인 2019.09.0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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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간 공사 매번 자연재해 후 또 복구공사

발주처 세금 쏟아붓는 '행정 악순환’ 대책 서둘러야

최서남단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항 방파제 옹벽이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링링'의 강풍을 이겨내지 못해 약 50m가 유실됐다.

태풍 '링링'이 강한 비바람과 함께 파도가 일면서 전남 신안군 가거도항의 방파제가 유실됐다. (사진=독자
태풍 '링링'이 강한 비바람과 함께 파도가 일면서 신안 가거도항의 방파제가 유실됐다. (사진=독자

 

7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오후 현재 광주전남지역에는 태풍 경보가 해제된 상태이지만 오전 까지만 해도 신안 가거도에는 순간 최대풍속이 52.5㎧를 최고로 신안 홍도 43.9㎧, 진도 서거차도 40.7㎧에 달했다. 오전 10시 현재 신안 가거도는 145㎜의 비바람과 함께 집채 만한 파도가 일었다.

이로 인해 태풍의 길목에 있는 한반도 최서남단 신안 가거도의 방파제가 복구 중에 태풍으로 또 다시 유실되는 피해가 속출했다.

가거도 방파제제는 지난 79년 방파제 옹벽공사를 시작한 이래 30년이 지났지만 매년 복구공사가 해왔으나 이번에도 가거도항 계단식 옹벽에 채워진 콘크리드 구조물 50여 m가 쉽게 무너져 내렸다.
특히 유실된 방파제가 연안여객선 접안 부두로 밀려와 당분간 여객선 운항에도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가거도는 태풍의 길목에 있어 태풍이 올 때마다 방파제가 유실되고 그때마다 복구공사가 이어져 왔다.

신안군은 반복되는 피해를 막기위해 초대형 태풍에도 버틸 수 있는 소위, ‘슈퍼방파제’를 2013년부터 진행하고 있으나 태풍이 불어 닥칠 때마다 방파제가 유실되면서 복구공사에 또다시 나서는 반복을 되풀이 하고 있다. 슈퍼방파제는 케이슨으로 불리는 10층짜리 아파트 2개 동 규모의 대형 콘크리트 구조물 16개를 설치하는 공사다.

2010년에 태풍 곤파스가, 2011년에는 무이파, 2012년 볼라벤이 각각 관통하면서 매번 유실됐고 자연재해가 해마다 되풀이 되는 바람에 피해와 복구가 반복되는 아픔을 겪어왔다.

더욱이 1979년 1천343억원을 들여 착공에 들어간 가거도는 2010년 곤파스 태풍때는 20여년에 걸쳐 어렵게 완공된 방파제가 무너져 내려 주민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이번 태풍 '링링'피해가 또다시 되풀이 되면서 30년에 이르는 해묵은 현안에 대한 공사차질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공사과정에서 시공사간에 설계 부실, 공사비 증액 등으로 분쟁으로 비화되면서 한동안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당시 무너진 방파제를 완공까지 몇십 여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민들과 행정기관 주변에서는 “공사업체들만 배불리게 하느냐”는 비아냥이 이번 태풍 피해를 계기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가거도는 인구 500여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목포항에서 쾌속선으로 흑산도, 홍도를 거쳐 4시간이 걸린다. 가거도(可居島)란 지명은 우리나라 최남단에 위치해 있지만 '가히 사람이 살 수 있다'는 것에서 유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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