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동구지구당이 삐걱거리는 이유
민주당 동구지구당이 삐걱거리는 이유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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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광주시내 곳곳에서 삐걱거리고 있다. 경선의 후폭풍은 가라앉을 줄 모르고 날라 일파만파 확대일로다.
특히 주민경선을 조기에 도입해 시의원, 구청장 후보까지 구민경선제를 통해 뽑아낸 동구의 경우 시장선거의 폭풍권에서 벗어나 고요한 듯 하지만 속에선 태풍의 회오리가 몰아치고 있다.

사실 '될 사람이 되지 못했다'거나 '되지 말아야 할 사람이 됐다'는 주장은 어느 지구당에서나 경선내지는 내천 탈락자들의 주요 레파토리. 그러나 동구지구당의 경우 유난스러운 측면이 있다.

지난 24일 동구지구당(위원장 김경천) 소속 3명의 현직 구의원과 4명의 당원들이 집단적으로 탈당을 선언했다. 이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경선과정이 불공정했으며 그 중심에 지구당위원장의 편파적 경선관리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배포한 자료를 통해 "(지구당 위원장이) 자신의 입맛에 맞는 대의원들로 대폭 교체하였고, 배후에서는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이중적 작태를 일삼았다"며 경선과정에서 지구당위원장의 입김이 작용했음을 주장했다.

이들은 또 김 위원장의 지구당 장악력에 대해 "김경천 위원장의 지구당 운영능력과 일부 후보자들의 부도덕한 금권선거와 동구지구당의 편파적이고 무질서한 선거관리로 인해 구민참여 경선은 파행적으로 치러질 수밖에 없었다"고 꼬집기도 했다.

일부 당원 경선 불복 탈당선언
"위원장 당 장악위해 측근 배치"주장
지구당, "가장 깨끗한 경선" 반박


이날 탈당을 선언한 한 당원은 "김 위원장이 선거를 앞두고 '지금까지 시집에 온 것처럼 가만히 있었는데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내가 직접 관리하는 체제로 가야겠다'는 말을 종종 했었다"는 말로 이 같은 경선파행 주장을 뒷받침했다.

결국 김 위원장이 선거를 통한 조직관리에 나서다보니 '인물'보다는 '측근'을 선택하는 무리가 따랐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구당쪽에선 광주시에서 치러진 경선 중 가장 깨끗한 선거였다고 반박하고 있다.

한 당직자는 "기계작업으로 손쉽게 할 수 있었음에도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일부러 많은 시간을 들여 직접 수작업으로 경선을 치렀다"며 "게다가 경선 전과정을 낱낱이 투명하게 진행했는데 경선에서 탈락한 사람들이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이냐"고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번 경선에서 시의원 공천을 받은 한 후보의 경우 "사실상 단독출마한 남구지구당이나 광산구를 제외한 나머지 세 지구당에서 동구는 가장 깨끗한 선거를 치렀다"며 "위원장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은 너무나 깨끗한 선거였기에 오히려 역으로 불복 잡음이 일고 있는 것 같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이날 탈당을 선언한 당원들은 지구당내 소위 내천에서 탈락한 사람들이다. 때문에 이들이 내뱉는 말들이 얼마나 객관성과 신뢰성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내천 대상자들 중 도덕성 시비가 일고 있는 사람이 일부 포함된 데 대해 동구 지구당을 바라보는 외부에서는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겠는가'하는 시각이 일고 있다.

또한 동구지구당을 인수한 뒤 아직까지 확실한 리더쉽을 발휘하지 못한 지구당 위원장도 논란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어 보인다.

더욱이 만약에 이번 경선 및 내천 과정에서 인물보다 가까운 사람심기에 급했다는 일부의 주장이 후보자 등록과정에서 힘을 얻게 된다면, 이는 동구지구당 뿐 아니라 민주당이 여전히 구태에 매여 있다는 증거가 될 수 있음을 새겨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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