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새로 태어나게 한 '국선도'
나를 새로 태어나게 한 '국선도'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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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거대한 물질문명 속에 정작 소외되고 있는 것은 '사람'인 듯하다. '참자신'을 찾아 수행의 길을 선택한 분들의 이야기를 듣는다.-편집자주>

얼마 전 할머님께서 돌아가셨습니다. 누구나 죽음에 대하여 생각을 해 보았을 것이고, 나름대로 죽음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저 역시 주변에서 여러 죽음을 보았었지만, 이번 할머님의 경우는 달랐습니다.

할머님께서 거동이 매우 불편하시다는 소식을 듣고 문안 갔다 올 때만 하더라도 연세가 연세이니만큼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저 자신을 달랬습니다. 그런데 좌사법 수련 중 그 어딘가로 돌아가시는 분들께서 남겨진 자들에게 남기는 유산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이제 그 중 몇 가지를 같이 나눌까 합니다.

할머님께서 돌아가시면서 가족에게 남긴 것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요. 죽은 자가 산 자들을 묶는다고 표현해야 할까. 제삿날이면 다들 모이니 과연 돌아가신 부모님들은 남아있는 형제자매들에게는 서로를 연결시켜주는 끈이지 않습니까.

또 하나는 동네 어른 뿐 아니라 주변의 여러 분들에 대한 감사였습니다. 나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것, 우리는 살아가면서 서로 돕고 살 수 밖에 없다는 것을 喪(상)을 치루면서 절실히 느끼게 되니까요.
그렇지만 제게 주신 가장 큰 유산은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허망한 것들에 집착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허망하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하지 못하거나, 허망한 줄 알면서도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지금 내가 하는 일들이 과연 세상에 도움이 되고 내 양심에 걸림이 없는가’란 물음에 가서는 師兄(사형)께 묻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대답은 이러했습니다. ‘우리는 수레를 타고 사형장에 끌려가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양희연

우리는 그 위에서 영원한 시간을 가진 것처럼 인생을 낭비하지만 수레는 멈추지 않고 오히려 더 빨리 가는 듯합니다. 할머님께서는 허망하게 살지 말고 빌린 육신을 자연에 돌려 줄 때 당당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깊은 반성과 노력을 하라고 당신의 죽음을 통해 말씀하시는 듯 했습니다.
수련을 하면서 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눈이 바뀌었다면 지나친 비약일까요?

1967년, 스승의 명에 따라 山中(산중)의 국선도를 세상에 전하신 비경선사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길을 알게 해주는 것이 국선도 수련이라고 하셨습니다. 사람답게 사는 것, 누군들 사람답게 살지 않겠습니까만 보는 눈이 다르면 가는 길도 다릅니다.

우리가 단전호흡을 하는 것은 내 속의 탁한 것들 내놓고 대자연의 좋은 기운을 받아들이기 위함입니다. 내 욕심껏 나쁜 것들을 내놓고 좋은 것을 취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비록 지금은 이렇게 내 놓을 게 없어서 나쁜 것을 내놓지만, 열심히 나를 닦아 언젠가는 좋은 것을 내 놓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수련해야 바른 호흡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날숨에서는 항상 대자연에 죄송한 마음으로, 들숨에서는 맑고 깨끗한 靑氣(청기)를 주심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호흡을 해야 바른 숨이 되는 것입니다.
바른 수련이란 모든 사물, 모든 현상, 삶 자체를 바라보는 안목을 바꾸는 일입니다. 거친 철광석이 용광로에 들어가 새로 태어나듯, 수련이란 자신을 닦고 연마하여 끝없이 새로 태어나는 과정일 것입니다.

국선도 제7회(2002년) 3차 수련회

- 매실차 만들기-
기간 : 6월1일 ∼ 2일(1박2일)
대상 : 30분 (비회원 가능)
내용 : 변화무쌍한 대자연이 천연녹색으로 옷을 갈아입어 생기가 만연해진 여름 문턱을 들어서는 즈음 백궁에서 매실차 만들기를 계기로 여러 도우·도반님을 만나 도담 나누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회비 : 5만원
계좌번호 833114-52-085305 농협 성재영
※ 5월28일까지 신청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회비는 1박2일 수련비 및 매실차 1인/1병 포함합니다

일정
<6월 1일>
7시 ∼ 9시 : 차담 및 강의(매실차담기)
9시 ∼ 10시 : 행공
<6월 2일>
5시 ∼ 7시 : 아침수련
7시 ∼ 8시 : 아침진지
8시 ∼ 12시: 매실담그기
12시 ∼ 1시: 점심진지 및 하산

문의 및 접수 : 국선도 산중수련원 백궁선원 (055-884-0467,
www.kouksundo.com/family/backgung/main.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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