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범죄인 송환법 반대 시위 속 일국양제(一國兩制)의 딜레마
홍콩 범죄인 송환법 반대 시위 속 일국양제(一國兩制)의 딜레마
  • 김순옥 논설위원/정치학박사
  • 승인 2019.08.18 20: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순옥 논설위원/정치학박사

1997년 중국의 특별행정구가 된 홍콩은 자본주의 제도를 50년 동안 유지할 수 있었다.
홍콩기본법 제5조에 의거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하나의 국가를 원칙으로 하는 중국이 홍콩반환을 앞두고 일국양제(하나의 국가 두 체제)를 제시한 것은 따지고 보면 경제발전에 집중했던 덩샤오핑의 전략이었다. 

중국의 일국양제는 홍콩 뿐만 아니라 마카오, 대만에도 적용됐다. 개혁개방 정책을 추진했던 덩샤오핑으로서는 홍콩의 자본주의체제 유지는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정치와 경제의 이분법을 적용함으로써 자본주의 경제체제와 민주주의 정치체제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사실 정치체제의 전환은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자본주의 체제하의 홍콩을 사회주의로 전환시키는 것도 마찬가지다. 중국에게 홍콩은 어차피 하나의 국가일 뿐이었기에 그러하다.
하지만 당시 ‘흑묘백묘론’과도 같은 일국양제의 제도는 현재 통일된 국가를 지향하는 중국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과연 한 국가에 두 체제가 가능한 것인가?
대만은 중국의 일국양제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중국은 대만을 자치권을 갖는 지방정부로 여기고 있다. 지금 홍콩의 일국양제는 불안정하고 서툴다. 홍콩은 중국본토와 융합할 수 없는 결과를 그동안 여러 차례의 반정부 시위에서 확인시켜주었다.

최근의 범죄인 송환법 문제로 불거진 홍콩 사태가 그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중국정부와 홍콩시민의 대립은 마치 과거 극렬했던 천안문 사태를 연상시키면서 긴장감을 더해주고 있다.

중국 천안문 사태야 말로 중국 민주화운동의 실패로 인식되는 동시에 중국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을 전 세계에 알리는 역사적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중국 정부정책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거리로 나서 시위를 하는 모습은 과거 실패했던 중국 민주화운동이 홍콩시위를 통해서 재현될 가능성을 높여준다는 점에서다. 사회주의와 민주주의의 대립이면서 중국의 일국양제의 모순이 오롯이 드러나고 있다.

이번 사건은 홍콩 당국이 범죄인 인도협정에 대만, 마카오 중국본토를 포함시키는 법 개정을 추진하면서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만약 중국본토와 이 협정이 체결되었을 때 중국에 반하는 인권운동가나 정치인 등의 신병이 위태로워지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2018년 시진핑 체제를 비난한 지식인 5명에 대한 송환요구는 홍콩시민을 불안과 분노로 몰아가고 갔다. 이들 다섯 명 가운데 3명은 이미 사살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니 말이다.

홍콩에서는 중국헌법을 적용하지 않기 때문에 시위 등의 자유가 허용되고 외교의 자율권이 있다.
현재 송환법 반대와 경찰의 강경 진압에 대항하는 홍콩시민의 평화적 시위와 인민해방군 무장경찰이 대치상태에 있다.

이런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에서 과거 처참했던 천안문 사태가 다시 재현될 것인가?  세계의 눈이 지켜보고 있다.
미국은 최근 대만문제에 적극 개입해 대만을 독립된 국가로 인정하며 중국을 자극하고 있는 형국이다. 발언 수위도 높여가고 있다. 

홍콩시민들이 중국본토의 강력한 통제에 반대하고 홍콩의 주권을 인정해주길 바라는 민심을 미국이 제대로 들여다 보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사건이 악화돼 혹여 중국지도부가 개입해 진압군대를 투입한 뒤 홍콩시민을 무차별하게 유혈진압 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는 전 세계의 미옥이 집중시킬 만한 중대사안이다. 
단언컨데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다.
작금의 중국시민(홍콩 포함)의 민주의식은 향상됐고, 미국정부의 정치적 입장도 다르다. 국제사회의 시선이 홍콩에 쏠려있는 상황에서  만약 무력으로 시민들을 강경 진압했을 경우 발생하는 위험의 수는 결국 중국정부에게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 여파로 중국정치체제를 흔드는 일대 변혁을 맞이할 수도 있다. 

그런 우려 속에 중국정부가 무모한 행동을 감행해 파국의 길을 선택할 것인가? 이번 홍콩 사태는 신장위구르나 티벳의 독립 요구에 대한 폭력 진압과는 다른 형태로 가야한다.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지방분권화를 실시하면서 지방정부 자체에서 크고 작은 시위를 어느 정도 묵인해왔다. 중앙정부도 정치체제에 반하지 않는 이상 지방정부에 양보하는 전략을 펼쳐왔다는 뜻이다. 
그렇다하더라도 티벳의 독립 요구처럼 정치체제에 반하는 문제에서는 강경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게 중국의 정책이다. 
이런 강온전략 사이에서 이번 홍콩 사태는 중국정부의 유연한 태도와 입장의 선회가 요구되고 있다. 단순하게도 천안문 사태와 같은 비극적인 역사적 사건이 재발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에서다. 실패의 학습효과가 너무 클 수밖에 없다. 

분명코 그 결과는 중국 민주화의 발전과 퇴보로 연결될 게 뻔하다. 천안문 사태 당시 민주화 운동에 참여한 류샤오보(劉曉波)는 중국에게는 반체제 인사로 낙인이 찍혔지만 세계는 그의 업적을 인정하고 지지하면서 노벨평화상을 안겨주었다.

중국은 이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시진핑 집권 이후 국내외적으로 강경한 국가 정책을 펼쳐가고 있는 중국이지만 홍콩 사태에서만큼은 양보의 강온전략이 절실히 요구된다. 덩샤오핑이 그러하였듯이 일국양제를 평화롭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게 순리가 아닌가 싶다.


최신 HOT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