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세계수영대회 '사고 오명' 속 대단원의 막을 내리다
광주세계수영대회 '사고 오명' 속 대단원의 막을 내리다
  • 박병모 기자
  • 승인 2019.08.18 1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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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세계수영선수권에 이어 마스터즈대회 폐막…문화·예술 도시 각인
경기 초반 흥행도 열기도 시민 자발적 참여 부족 과제로
상무클럽 붕괴 따른 사망 사고 ‘오점’ 남겨

[시민의소리=박병모 기자] 광주세계수영대회에 이어 마스터즈수영대회가 18일 '사고 오명' 속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광주세계수영대회가 열린 남무대 수영장 관중석을 메운 관람객
광주세계수영대회가 열린 남무대 수영장 관중석을 메운 관람객

세계 수영 선수들의 신기록 경신에 이어 개최된 마스터즈대회는 84개국에서 수영 동호회원 6천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우정과 화합을 다졌다.
민주·인권·평화의 도시 광주라는 이미지가 상징하듯 연령도, 성별도, 언어도, 피부색의 차별 없이 한마음, 한뜻으로 서로를 위로하고 즐겼다는 점에서 마스터즈대회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93세 고령의 할머니, 청각장애인, 한국 수영 여제의 37년 만의 귀환, 46년 만의 고국 방문에 나선 입양아 등의 도전정신과 열정, 스포츠를 즐기며 화합의 정을 나누려는 의지는 감동을 주고 남았다.

선수단의 경기에 임하는 투지 외에도 이번 수영대회는 문화·예술의 도시 광주를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광주 곳곳을 돌아다니며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광주의 맛과 멋, 도시풍경에 흠뻑 빠지는 선수단과 관광객들은 광주 곳곳에 마련된 다채로운 공연·예술 무대속으로 녹아 내렸다.
이런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무등산과 전통사찰, 한옥, 다도, 한복, 전통놀이 등 광주의 풍경과 문화예술을 관람할 수 있도록 광주시는 시티투어와 타쇼(TASHOW) 관광버스를 운행했다. 특히 11일 열린 광주칠석고싸움놀이에는 많은 수의 외국인이 참가해 세계인이 함께하는 무형유산으로 거듭나게 만들었다.

대회기간 광주문화예술회관이나 기념 축하 콘서트, 광주프린지페스티벌과 대인예술야시장, 맥주와 야시장·푸드 트럭을 즐길 수 있는 2019 비어 페스트 광주 '일맥상통', 매일 저녁 남부대·선수촌·염주체육관·국립아시아문화전당, 5·18민주광장 등에서 열린 다양한 공연은 그야말로 축제 현장 그 자체 였다.

수영장 관중석에서 동아리 회원끼리 춤사위를 벌이는 외국인 학생들
수영장 관중석에서 동아리 회원끼리 춤사위를 벌이는 외국인 학생들

그런 축제 자체가 지역경제 활성화와 광주 이미지를 높이는데 기여했다.
대회 참가자들이 지불하는 참가비와 경기등록비, 숙박비 등 '마스터즈수영대회' 고정수익만 17억원을 넘어섰다는 게 대회 조직위원회의 분석이다. 참가한 한 선수와 코치 등 총 등록 인원은 총 5천672명이다.
한 사람당 5만∼8만원의 등록비를 내고 참가해 등록비로만 약 4억원의 수익을 창출한 셈이다. 여기에 선수촌의 경우 약 1천200명 이상의 선수와 가족, 언론인들이 머물러 약 10억원의 수익을 냈다.
특히 선수촌에 숙박하지 않은 선수와 가족들은 지역 내 호텔이나 모텔, 게스트하우스 등에서 머무르며 숙식을 모두 해결함에 따라 평소보다 많은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더 더욱 중요한 것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유무형의 광주 도시브랜드 제고 효과는 이번 대회의 가장 큰 수확으로 꼽는다.
수영의 가치가 건강 운동으로 새롭게 조명된 점도 성과로 꼽힌다.
광주는 2015년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 이어 세계수영선수권대회·마스터즈대회는 언제든지 대규모 국제경기를 치를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국제스포츠 도시광주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자원봉사들의 역량과 함께 수송, 숙박, 식음료 분야는 물론 조직위원회 종사자 들의 인적 자원 육성과 안목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

아쉬운 게 있다면 수구 선수 육성, 특히 수영 인재를 키우는 학교 및 단체가 한 곳 밖에 없는 등 빈약한 수영 인프라가 문제점으로 떠올랐다. 경기 초반 흥행도, 열기도, 시민들의 자발적인 동참도 없었다는 것도 흠으로 지적된다. 당초 수영대회 유치 전에 뛰어들었을 때부터 사문서 위조 사건으로 검찰수사를 받은데 이어 막상 개회가 선언되자 참가 선수들이 대한민국 마크가 새겨지지 않는 운동복을 입고 출전해 웃음거리로 등장했다. 대회 막판에 상무클럽의 붕괴에 따른 사망 사건이 터짐에 따라 이번 수영대회는 처음부터 끝까지 크고 작은 사고로 이어지면서 광주의 자존심을 구겼다는 '오명'을 남기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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