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구, 가정서 치료하고 생을 마감케 하는 전국 첫 '지역사회 통합 돌봄 사업' 시범도시로
광주 서구, 가정서 치료하고 생을 마감케 하는 전국 첫 '지역사회 통합 돌봄 사업' 시범도시로
  • 박어진 기자
  • 승인 2019.07.12 09: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구 18개 동 주민센터 전문인력 배치 …통합 돌봄 안내창구 운영
3개 이상 만성질환 노인 400명 대상 집중서비스…월 1회 검진
의원급 의사 참여 '방문진료수가 시범사업', '요양벙원 퇴원환자 방문진료 사업'시행
고독사 에방 위해 휴대전화로 어르신 관리하는 '모바일 안심케어 서비스'
2020년, 노인인구 20% 넘는 초고령 사회 집입에 대비책
"주거,보건 의료,요양,돌봄,독립생활 지원 등을 통합적으로 돌보는 사업"

호남지역 최초로  광주 서구에서  통합 돌봄 선도 시범사업이 닻을  올렸다. 
지난달 27일 광주 서구청 대회의실에서 ‘지역사회 통합 돌봄 선도사업 출범식’을 계기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사업은  ‘노인들이 살던 곳에서 필요한 돌봄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받아 노후의 삶을 안정적으로 유지토록 한다’는데 목적이 있다. 
쉽게 얘기하면 선진국형 노인 복지 사업이다. 
이를 전국 5개 시도에서, 호남에서는 처음으로 광주 서구가 실시한다는 점에서 관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고령화 사회로 급속도로 진입하는 사회현상 속에서 노인문제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개인, 가정, 정부를 넘어 사회문제로 확산되고 있는 이 문제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광주 서구청은 통합돌봄 TF팀을 꾸리고, 올해 말엔 업무를 담당할 통합돌봄과를 신설할 방침이다. 
보건, 의료, 복지 등 각계 전문가 18명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장현 전 광주복지재단 대표이사를 위원장으로 선출한 것도 그래서다. 
이에 <시민의소리>는 통합 돌봄 사업의 실질적 역할을 주도하고 있는 장 위원장과 윤종성 통합돌봄팀장과의 대담을 통해 시범사업의 성격과 방향, 효과를 조명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호남에서처음으로 시도되는 '지역사회 통합 돌봄 선도사업'에 관해 시민의소리 사무실에서 대담하고 있는 장현 자문위원장과 윤종성 통합돌봄팀장(우)
호남에서처음으로 시도되는 '지역사회 통합 돌봄 선도사업'에 관해 시민의소리 사무실에서 대담하고 있는 장현 자문위원장과 윤종성 통합돌봄팀장(우)

▲두 분 반갑습니다. 지역사회 통합 돌봄 사업이 문재인 정부의 보건복지 분야의 핵심 사업이라는데 그렇습니까?
장: 네. 그렇습니다. 사회보장기본법에 의해 정부는 매 5년마다 사회보장기본계획을 수립하는데 금년부터 2023년까지 향후 사회보장정책을 이끌 제2차 사회보장기본계획의 세 가지 기본 원칙을 제시했어요. 정부의 사회보장 정책의 3대 기본 방향이 사회보장제도의 포용성 강화, 지역사회 중심의 통합 돌봄 체계로 서비스 이용체계의 패러다임 재정립, 사회보장제도의 효과성과 효율성의 극대화입니다. 지역사회 중심의 통합 돌봄(Community Care) 사업은 다음 정부 들어서도 계속 이어지는 사회보장정책의 방향입니다. 이번 서구의 지역사회 통합 돌봄 선도사업 모형이 향후 우리나라 사회보장제도의 틀을 제시한다는 큰 의미를 갖는 것이죠.

지역사회 통합 돌봄 사업 출범식에 참석한 주요인사 및 관계자들.
지역사회 통합 돌봄 사업 출범식에 참석한 주요인사 및 관계자들.

▲지역사회 통합 돌봄 선도사업이 어떤 사업인지요?
윤: 살던 곳에서 거주하면서 개개인의 욕구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받으며 지역사회 속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주거, 보건의료, 요양, 돌봄, 독립생활 지원 등이 통합적으로 확보되는 지역주도형 사회서비스 정책을 말합니다.

▲얼른 와 닿지 않는데 더 쉽게 설명해 주시면요?
장: 나이가 들어 병이 들게 되면 거주지를 떠나 요양병원과 요양원을 오가다 결국 타지의 요양원에서 생을 마감하는 것이 우리의 노후의 모습인데 반해, 복지 선진국은 자신이 살던 집에서 이웃과 함께 지내면서 의료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으며 노후를 지내죠. 우리나라도 시설대신 집에서 필요한 돌봄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받을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려고 하는데 바로 서구가 시범사업을 통해 우리 지역 실정에 맞는 노인돌봄 모형을 만드는 것입니다.

지역사회 통합 돌봄 사업 출범식 후 첫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장현 자문위원장과 서대석 서구청장

▲어떻게 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나요?
윤: 서구 18개 동의 주민센터에 전문인력을 배치하여 통합돌봄 안내창구를 운영합니다. 서구민이면 언제라도 돌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돌봄 대상자를 중심으로 공공기관과 민간기관이 통합돌봄에 필요한 정보를 상호 공유할 수 있는 정보시스템을 마련해 통합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언제부터 시행하나요?
윤: 우리 지역 실정에 맞는 지역사회 통합 돌봄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선도사업을 지난 달 6월부터 시작했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 현재의 집에서 거주하기란 쉽지가 않잖아요?
윤: 그렇습니다. 고령자가 지역에 머무르고 싶어 해도 거주 여건이 허락하질 않습니다. 그래서 도배, 장판, 타일, 지붕, 방수 등 주택개보수 사업과 안전손잡이 등 일상 편의시설, LED조명 교체, 창호, 단열, 보일러 교체 등 에너지 효율개선 연계 사업을 시행해 가정에 거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드립니다. 금년에 200명을 대상으로 노인편의주택 개보수 지원사업을 할 계획입니다.
장: 부연해 말씀드리면, 노인주거실태 조사결과에 의하면 노인가구가 가장 필요한 주택개조 항목으로 미끄럼 장지 등 안전바닥재(37.6%)가 1위를 차지했고, 응급 비상벨(31.1%), 욕실안전 손잡이(29.3%) 등의 순서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사업에서는 노인들이 원하는 부분에 최대한 초점을 맞춰 일상생활 편의를 도모하는 시설을 우선적으로 시행할 것입니다.

▲보건 의료사업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윤: 병원에 입원하지 않고 지역에서 일상생활을 하지만 3개 이상 만성질환를 앓고 있는 미관리 노인 400명을 대상으로 집중서비스를 제공하는 ‘어르신 건강기능회복지원사업’이 있습니다. 이분들에게 방문건강 관리, 영양중재, 운동중재, 약물중재, 구강케어, 한의진료 등을 월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제공하여 입원율을 감소시킵니다.
또한 퇴원 후 집으로 복귀한 환자와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대상으로 방문진료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의원급 의사가 참여하는 ‘지역사회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 ‘요양병원 퇴원환자 방문진료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이 외에도 국민건강보험 공단의 빅데이터를 이용한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 ‘의료급여 사례관리 강화’, ‘요양병원 통합 환자 평가 및 케어플랜 수립’ 등 다양한 연계사업을 추진합니다.

지역사회 통합 돌봄 사업 체계도
지역사회 통합 돌봄 사업 체계도

▲요양 돌봄사업은요?
윤: 먼저 퇴원 후 지역정착 환경조성이 필요한 50분에게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도움을 받아‘주택지원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분들에게는 병원과 집간의 이동권 보장을 위한 ‘어르신 돌봄택시 지원’, 영양관리를 위한 ‘맞춤형 영양음식 지원’, 불편 없이 생활하도록 ‘어르신 복지 및 가재도구 지원’, 일상생활 유지를 위한 ‘방문도우미 플러스 서비스 사업’ 등 다양한 영역의 요양 돌봄서비스를 지원할 예정입니다.
고독사 예방을 위해 자체 예산을 세워 휴대전화 사용 여부 확인으로 어르신을 관리하는 ‘모바일 안심케어 서비스’, 공동모금회와 연계하는 ‘돌봄가족 지원사업’, 다직종의 서비스제공자가 연계하여 통합적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폰 기반의 ‘행복매니저 사업’ 등도 함께 추진합니다.

▲지금 왜 지역사회 통합 돌봄을 추진해야 하나요?
장: 한국은 1인당 국민소득 3만불 진입, 세계 12위 경제대국인 반면 고령화의 급속한 진전으로 돌봄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국민 대다수의 보편적 문제로 다가옵니다.
앞으로 7년, ‘26년이 되면 노인인구가 20%가 넘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여 건강보험 노인진료비 비중이 ‘16년 25조원에서 ’25년 58조원으로 10년 사이 배 이상 증가합니다.
노인들이 병원이나 대형시설이 아닌 집에서 살고 싶으나 집에서 제공 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부족하여 어쩔 수 없이 병원과 시설을 이용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특히 집에서 돌보는 경우 가족이 엄청난 돌봄 부담을 갖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대로 두면 광범위한 돌봄사각의 문제가 야기되고 이는 국민불안 요인이 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거, 보건의료, 복지, 돌봄서비스 등을 강화하고 연계하여 사는 곳에 기반을 둔 돌봄 대상자 중심의 통합서비스 제공이 필요합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서구가 이 사업에 선정되기까지 여러 고비들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윤: 금년 초 보건복지부가 전국의 기초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3개 분야(노인, 장애인, 정신보건)의 총 8개 지자체를 선정한다는 공고가 떴고요. 그동안 광주 서구가 보건복지 분야에서 많은 성과를 냈었는데, 향후 사회보장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이번 선도사업은 꼭 선정되어야 한다는 구청장님의 의지가 워낙 강해 최강의 TF팀을 꾸렸고, 광주 지역의 각계 전문가 그룹의 자문을 청취해 계획서를 작성하였습니다.
광주에서는 저희와 광산구가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경합했었고, 전국 경쟁에서는 서대석 구청장님께서 직접 프리젠테이션을 하였고, 질의응답 과정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 “본 사업에 대한 단체장의 이해도와 사업을 성공시켜 보겠다는 의지가 타 지자체를 압도해 선정하였다”는 평을 듣게 되었습니다.
장: 사업의 성패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요인 중 하나가 조직 리더의 사업에 대한 의지라는 것은 상식 아니겠습니까? 서대석 구청장이 구정 캐츠플레이스로 내건 ‘사람중심 서구’에는 사람이 살만하고, 나아가 살고 싶은 지역, 즉, 사회복지의 기본 이념인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는 동네(구)로 만들겠다는 의지와 비전이 담겨져 있다고 보았습니다. 서 청장이 쉽지 않은 1급 사회복지사 시험에 합격하고 사회복지학 박사과정에 등록할 때부터 사회복지를 제대로 해보겠다는 의지를 읽어왔기에 저도 기꺼이 이 일에 동참하게 되었죠. 저는 서구가 전국의 5개 노인 선도사업 지역 가운데서도 민과 관의 협치를 통해 가장 멋진 모델을 제시하리라 확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