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광주를 '물'로 보나
민주당, 광주를 '물'로 보나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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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광주시민들을 맞상대로 진짜 '치킨게임'이라도 하자는 것인가. 민주당에 대한 광주시민들의 분노가 폭발직전이다. 애꿎은 시민들을 '경선'에 불러들여 투표권을 박탈, 들러리로 전락시킨 것도 부족해 시장후보가 하루아침에 드러날 뻔한 거짓말을 하고 있다. 당심=민심이 어쩌고 저쩌고 치장했던 '경선'도 한낱 '정치쇼'에 불과하다는 것이 이미 드러났다. 한마디로 '막가파식 일방질주'로 마주선 시민들을 향해 눈을 가린 채 저돌적으로 돌진하는 '치킨'모양이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기분이 나쁘다. 나아가 자존심이 팍팍 상하고 있다. "광주시민을 뭘로 보고…"라는 분노들이 사방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뻔하지 않은가. '물'로 보거나 이른바 '막대기 선거'가 가능했던 때처럼 '막대기'정도로 보고 있지 않고서야 이럴 수가 있느냐는 것이 요즘 민심이다.

시장후보경선 의혹 한점 해명없이 '배짱'통과
이정일 후보는 '대책회의'관련 거짓말 들통
조정래부위원장 '자원봉사', '개인돈' ,'모른다'
시민들 분노 폭발, 시민단체 등 각계 비난불구
"그래도 막판엔 민주당"식 오만으로 일방질주


그나마 민심을 제대로 읽는 민주당 일부에서는 우려와 탄식의 소리도 들린다. "시민들이 이제 '막대기'를 들고 있는데, 민주당이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럴지도 모른다. 옛말에도 비슷한 말이 있다. "주인이 종놈보고 낫놓고 기역자도 모른다고하자 종놈이 그 낫으로 주인을 목을 치더라". 끔찍한 말이지만 요즘 광주민심과 빗대면 곱씹히는 맛이 있는 속담이다. 눈가리고 달려드는 치킨 한마리와 와 '막대기'를 들고 서 있는 시민. 결과는 어떻게 될까.


<'오만'과 '무능'의 정치>

민주당 치킨게임의 압권은 광주시장후보경선이다. 부정선거 정황을 입증할만한 숱한 의혹에도 불구하고 한점 해명없이 시간끌기하다 경선결과를 그대로 확정했다. 선거인명부상 주민등록번호 오기자가 전체 선거인단 6천명중 1천여명이라는 것만으로도 경선은 이미 공신력을 잃었다. 여기에 주민등록번호가 맞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투표한 선거인단이 추가로 70여명이 밝혀졌다. 특히, 투개표과정의 부정을 뒷받침할만한 투표용지 번호표 39장이 발견돼 경찰에 제출됐다. 이밖에 구청장과 시의원 구의원 등 당연직 대의원들조차 투표권을 받지 못했다랄지 사례 등은 빙산의 일각이다. 한마디로 경선자체가 누더기가 된 것이다.

민주당 중앙당은 이같은 문제제기에 '시늉'은 했다. 고재유후보의 장남 명균씨(38)가 번호표 39장을 폭로하는 기자회견을 하던 날 공교롭게도 투표함을 서울로 이송했다. 이후 조직국의 말을 빌리면 "검표하기 위해서"이고, "면밀히 검토하고 있"는 중이었다. 하지만, 검표결과가 어떻게 나왔다는 소식은 일절 없다. 주민번호 불일치 투표자 70여명과 오기자가 1천명이나 된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꿀먹은 벙어리처럼 가타부타 말이 없다. 다만, "재경선을 할만한 사안이 아니다"며 "정치적파장을 고려해 경선결과를 그대로 인정한다"는 최종 결정만 내려져다.

엄청난 착각과 오만이 아닐 수 없다. 불과 '76표차'로 당선이 결정된 선거에서 1천명이 투표권을 박탈당하고, 70명의 주민번호 불일치 투표자가 추가로 발견되고, 투표함에 있어야 할 번호표 약 40장이 밖에서 나돌아 다니고 있는데도 선거를 다시 치를만한 사안이 아니다고 판단하는 아이큐에 광주를 맡기고 나라를 맡겨야 하는 시민과 국민만 불쌍할 뿐이다. 그도 아니라면 "이렇게 은근슬쩍 넘어가도 광주는 그래도 막판에 민주당뿐이야"라고 생각했던지….

<이정일후보의 거짓말>

숱한 의혹과 손가락질을 받은 경선을 통해 태어난 이정일광주시장후보는 당선이 확정되자마자 거짓말부터 늘어놓았다. 지난 15일 민주당 시지부에서 당선 '자축' 기자회견을 자청한 이후보에게 기자들이 물었다. "13일 무등산관광호텔에서 달아난 조정래씨 등이랑 만나 대책회의를 했다고 하는데 사실입니까?" 당시 '대책회의설'은 기자들 사이에 파다하게 번진 상태였고, 몇몇 기자는 거의 확인단계까지 접근하고 있던 시점이었다. 그러나 이후보는 태연하게 "그런 일 없다"고 잡아뗐고, 한술 더 떠 "조정래씨는 (자신의)회계책임자가 아니고 자원봉사자일뿐이다"는 요지로 답변했다.

그러나 하루도 안돼 이후보의 이같은 말은 언론을 상대로 한 '거짓말'로 드러났다. 대책회의에 같이 참석했던 이승채변호사가 회동사실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경찰도 이미 사실을 확인하고 있었다. 이후보는
이같은 사실을 확인한 기자들의 따지는 듯한 추궁에 그때서야 사실을 시인했다. 이런 이후보가 민주당 광주시지부 고문이다.

<조정래 부위원장의 거짓말>

언론에 이정일후보의 회계담당 '조모씨'로만 알려진 이는 조정래 민주당서구지구당부위원장이다.(공당이자 한때는 집권여당이었던 지구당의 부위원장이란 점에서 공인으로 인정돼 실명을 밝힌다). 조부위원장은 태국에 출국했다 들어온 후 경찰의 수사가 진행되자 잠적했다. 무등산관광호텔 객실을 빌려 이후보는 물론 이승채변호사, 이후보 선거대책부본부장인 김모씨와 4명이서 이른바 대책회의를 갖기도 했다. 경찰의 수배를 피해가며 장기잠행에 들어갈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16일 언론에 대책회의 사실이 공개되고, 수사가 이후보로까지 확대되는 듯한 분위기가 감돌자 이날 밤 돌연 남부경찰에 변호사를 대동하고 자진 출두했다. 그리고 야근 기자들에게 △이후보와 친분으로 자원봉사했다 △700만원만 주고 나머지 800만원은 주지 않았다 △이 돈은 (내)개인돈이다 △무등산관광호텔 대책회의는 잘 모른다는 요지의 토막회견을 하고 수사를 받았다.

조부위원장의 이같은 답변을 곧이 곧대로 믿을 바보가 있을까. 돈이 쓸 데가 없는 얼빠진 사업가가 아니고서야 자기 돈 써가면서, 몸 바쳐가면서, 위험한 금품살포까지 해주는 자원봉사자가 있을까 말이다. 뻔히 확인된 '대책회의' 사실마저도 "잘 모른다"는 데는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는 지경이다. 실제 수사과정에서 어떻게 또 진술을 번복했는지는 모르지만, 나름대로 준비끝에 경찰에 출두한 조부위원장의 '기자회견'은 이런 내용이었다. 젊은 기자들이 우롱당했다는 자괴감에 빠지지 않았다면 이상했을 정도다.

조부위원장이 이후보와 친분이 두터운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같은 서구지구당 소속인데다 부위원장직함까지 맡고 있으니 정동채위원장과도 곧 잘 어울리는 사이다. 또 정동채 위원장의 후원단체로 알려진 '서동회'의 부회장이기도 하다. 서동회 회장은 김○○씨로 얼마전 박모씨(28)가 양심선언을 통해 "봉고차 안에서 이정일후보의 부인과 '조직특보인 김모씨'가 대의원 차모씨에게 현금 50만원을 전달했다"고 폭로한 바로 그 '김모씨'다. 따라서 서동회 회장은 이후보의 부인과 함께, 부회장은 이후보와 함께 측근에서 선거운동을 하다 모두 탈이 난 셈이다. 회장은 '조직특보'인데, 지구당 부위원장이자 부회장인 조씨가 '자원봉사자'라는 말인데, 글쎄올시다.

한가지 주목할만한 재미있는 사실은 '서동회'라는 '서동회'라는 이름이 '서구의 정동채'라고 해서 지어졌다는 점이다. 자신의 후원단체인 서동회의 회장과 부회장이 동시에 부정선거에 연루된 정동채위원장의
표정이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시민단체, 사상 최대 성명전서 본격투쟁으로>

'막가파식' 민주당의 오만에 대한 시민적 분노는 일단 시민단체의 성명전으로 분출되고 있다.
광주시장후보경선을 비롯해 광주전남지역 각급 경선의 금품타락 및 혼탁선거에 관련돼 시민단체들이 지금까지 낸 성명은 연대회의에서만 12회, 광주전남자치연대 등 다른 단체까지 포함하면 15회가 넘고 있다. 단일사안에 대해 시민단체들이 이처럼 성명전을 전개한 사상최대 규모로 유례없는 일이다. 특히, 시민단체들은 조만간 민주당의 무능과 오만을 비판하는 토론회나 민주당 항의방문 등 성명전을 본격적인 대 민주당 투쟁으로까지 전환시킬 것을 적극 검토하는 단계에까지 이르고 있다.

광주전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서정훈사무처장은 "민주당의 첫번째 문제점은 무능함이다"며 지역 국회의원들의 '무능'을 일련의 사태원인으로 지목했다. 어느 정치인 하나 스스로 나서서 의혹에 대해 해명하거나 사태를 수습하려는 모습도 없고, 한마디로 선거를 제대로 치르는 능력은 물론 민심을 수습하는 능력조차도 없다는 것이다. 서 처장은 이어 민주당의 두번째 문제점으로 광주시민을 여전히 '막대기'로 취급하는 '오만함'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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