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서 핀란드 역사를 배우다(1) 헬싱키 원로원광장의 알렉산드르 2세 동상
여행에서 핀란드 역사를 배우다(1) 헬싱키 원로원광장의 알렉산드르 2세 동상
  • 김세곤 역사칼럼니스트
  • 승인 2019.07.01 00: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최근 핀란드·노르웨이·스웨덴을 국빈 방문했다. 이 나라들에 대한 경험을 공유한다.<글쓴이 주>

‘핀란드’하면 생각나는 것이 무엇일까? 호수와 숲의 나라, 2018년, 2019년 2년 연속으로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국가(유엔 산하기구 지속가능발전해법네크워크 ‘2019년 세계행복 보고서’, 한국은 54위), 사우나, 자일리톨, 노키아, 산타클로스, 그리고 ‘카모메 식당’(헬싱키가 무대인 일본 영화) 등이다.

그런데 핀란드가 13세기 중반 이후 6백년 넘게 스웨덴의 지배를 받았고, 1809년부터 1917년까지 백년 간 러시아의 통치 아래 있었다는 사실, 1917년 12월 6일에야 핀란드공화국임을 선포했음을 핀란드 여행을 하고 나서 알았다. 역사적으로 핀란드는 러시아와 스웨덴 강대국 사이에 끼어 기나 긴 세월 동안 고난과 시련을 겪은 것이다.

작년 4월 28일에 핀란드를 여행했다.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배를 타고 다음 날 오전 7시 핀란드 옛 수도 투르쿠에 도착하여 버스로 3시간 정도 가니 핀란드 수도 헬싱키이다. 1809년에 스웨덴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러시아는 1812년에 핀란드 수도를 투르쿠에서 헬싱키로 옮겼다. 투르쿠가 스웨덴에 인접하여 국방상 어려움이 있어서였다.

관광버스는 원로원 광장 앞에 섰다. 광장 앞에는 헬싱키 시청, 마켓광장스웨덴 대사관 등이 있고, 뒤에는 헬싱키 대성당과 국립 도서관 등이 있다.

원로원 광장

먼저 선착장 근처에 있는 헬싱키 시청, 마켓광장 등을 둘러 본 다음 헬싱키 대성당을 구경하였다. 이곳은 가톨릭 성당이 아니라 ‘루터란 교회’이다.

헬싱키 성당

성당 안으로 들어갔다. 거기에는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1483~1546)의 석고상과, 독일 비텐베르크에서 마르틴 루터에게 수학한 미카엘 아그리콜라의 석고상이 있다. 개신교회와는 달리 성화도 있다.

마르틴 루터 석고상
헬싱키 성당 안

1517년 10월 31일에 수도사이며 신학교수인 마르틴 루터는 독일 비텐베르크 대학 성(城)교회 정문에 면죄부 판매를 항의하는 ‘95개조의 논제’를 붙였다. 면죄부 판매 대금은 성 베드로 성당 건축자금이었는데, 이는 로마 교황청의 타락과 부패의 전형이었다.

루터가 종교개혁의 불씨를 당긴 것에 위기를 느낀 로마 교황청은 1520년 11월에 루터를 파문했다. 그러자 루터는 12월 10일 비텐베르크 광장에서 교황의 파문장과 교회 법전 등을 불태웠고 1522년에는 독일어판 신약성서를 출간하여 대중에게 보급시켰다. ‘오직 성경’, ‘오직 믿음’이었다.

이후 루터파 교회는 북부 독일을 중심으로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등으로 급속히 퍼져 나갔다. 핀란드는 루터교가 89%로 국교나 마찬가지이다. 성당을 나오면서 보니 ‘1830~1852 건축가 C L 엥겔’이란 동판이 있다. 성당은 22년간 건축된 것이다.

이어서 핀란드 국립 도서관에 들어갔다. 도서관 서가가 너무 아름답다. 가히 예술이다.

핀란드 국립 도서관 내부

다시 원로원 광장으로 갔다. 원래 원로원 광장 주변은 1808년 이전에는 작은 집들이 모여 있는 주거지역이었는데 1808년~1809년 스웨덴과 러시아 전쟁으로 대부분의 집들이 불타고 폐허가 되었다. 그런데 러시아가 전쟁에서 승리하자 알렉산드르 1세(1777~1825, 재위 1801~1825)는 광장 조성을 명령했다. 그리하여 독일 건축가 카를 루빙 엥겔(C L Engel)은 1818년부터 30여 년에 걸쳐 원로원 광장을 조성했다.

한편, 광장의 중앙에는 러시아 황제 알렉산드르 2세(1818~1881, 재위 1855~1881)의 동상이 있다.

알렉산드르 2세는 1861년 2월 19일에 농노해방령 선언을 한 ‘해방자 황제’로 칭송받은 개혁군주인데 안타깝게도 1881년 3월 1일에 급진주의 ‘인민의 의지’파에 의해 상트페테르부르크 ‘피의 사원’ 자리에서 암살당했다.

알렉산드르 2세 동상은 1863년에 빌터 루네베리가 만들었다. 빌터 루네베리는 핀란드 국가(國歌)를 지은 민족시인 요한 루드비그 루네베리(1804~1877)의 아들이다.

알렉산드르 2세 동상

그러고 나서 보니 동상이 만들어진 것은 황제가 살았을 때이다. 그런데 왜 지금도 헬싱키 중심지에 러시아 황제 동상이 있는 것일까?

우리나라 같으면 서울 광화문에 일본 메이지 천황의 동상이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핀란드인들은 반러시아 감정이 없나. 우리 같으면 동상을 진즉 부수었을 것인데.(계속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