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보이스 피싱
‘중국’의 보이스 피싱
  • 문틈 시인
  • 승인 2019.06.26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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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하루 평균 16억원씩 중국으로 돈이 빠져나간다. 1년을 통산하면 5천억원이 넘는다. 상품을 수입한 대가가 아니다. 보이스 피싱에 속아 갈취당한 돈이다. 보이스 피싱으로 이웃 일본이나 대만도 우리만큼은 아니지만 많은 돈이 중국으로 빠져간다.

보이스 피싱은 미국에서 시작되어 중국이 발전시킨 신기술이다. 전화로 말 몇 마디 해가지고 어리숙한 사람들의 돈을 순식간에 빼앗아간다. 어리숙한 사람들만이 아니다. 똑똑하다 하는 사람들도 깜빡하는 사이에 속는다. 일대일로 대면해서 갈취하면 얼굴이나 보고 당하지만 이건 고도의 특수사기 형태다.

정부기관을 사칭하거나 대출을 빙자한 사기가 대부분이다. 나한테도 보이스 피싱 전화가 두 번 걸려왔는데, 감이 좋지 않아 다짜고짜 ‘이거 보이스 피싱이지요?’ 대뜸 말했더니 마구 욕을 퍼붓고는 범인이 전화를 끊었다.

한때 중국 당국과 협조해서 보이스 피싱 범죄단을 척결한다는 말이 돌았으나 흐지부지되었는지 뒷말이 없다. 모르면 몰라도 중국은 보이스 피싱으로 벌어들이는 외화가 한해 1조원 가까이 될 터이다. 근 10억 달라쯤 되는 외화를 밑천 안들이고 100% 수익률로 벌어들이는 셈이다.

중국 정부는 인공지능 시시티비로 13억명의 얼굴인식까지 한다고 한다. 그들의 신기술로 얼마든지 범인을 잡을 수가 있을 법한데, 도무지 잡는 시늉조차 하지 않는다. 믿고 싶지는 않지만 나는 중국 정부가 보이스 피싱을 부러 모른 척하지 않는가 하는 의심마저 든다.

잘은 모르지만 알려진 보이스 피싱 과정을 보면 중국에 본부를 두고 현지 한국인을 고용해 전화를 걸고, 돈이 한국 내 대포통장 구좌로 옮겨가면 돈을 찾는 출금책을 두고 순식간에 중국으로 돈이 송금된다는 거다. 귀신 뺨치는 수법이다.

일본에 본부를 둔 보이스 피싱이 있다는 말은 여태 들어보지 못했다. 일본은 보이스 피싱으로 한국돈을 갈취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중국에 대고 보이스 피싱을 해서 중국 사람들 돈을 갈취하는 한국 사람들이 있다는 말도 못들었다. 보이스 피싱은 미세먼지 못지 않게 중국발 골치거리다.

대만은 중국 대륙에서 걸려오는 보이스 피싱에 골머리를 앓은 나머지 여러가지 방책을 마련해 지금은 피해가 많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우리는 속수무책으로 중국한테 당하고만 지낸다니 아닌 말로 속에서 열불이 난다.

일본의 경우는 금융청이 경찰청과 협력하여 보이스 피싱 대처 인력을 증원하고, 대대적으로 예방 홍보를 하여 우리보다 인구가 두 배가 넘는데도 피해액은 우리의 반도 안된다. 시쳇말로 우리가 중국의 보이스 피싱 범죄단의 봉이 되고 있는 꼴이다.

피 같은 돈을 두 눈 뜨고 당하는 사람의 마음은 얼마나 기가 막힐 일인가. 얼마 전에는 어떤 사람이 전 재산 7억원을 보이스 피싱을 당해 자살한 일까지 있었다.

보이스 피싱이 일반 서민들을 상대로 하는 금융사기라면 해킹은 규모가 시쳇말로 장난이 아니다. 신문에서 본 것이지만 몇 백억원어치의 가상화폐가 털렸다는 이야기는 끔찍하다. 국제 컴퓨터 해커들이 금융기관 같은데 들어가서 천문학적인 돈을 훔쳐가는 것이다.

보이스 피싱이 막히면 은행 같은 데서 해킹으로 돈을 빼돌리는 일이 심해질지도 모른다. 컴퓨터 해킹, 스마트폰 해킹으로 악명을 떨치는 이웃 나라도 있다. 인터넷 해킹은 아무리 방책을 마련해도 백 퍼센트 막을 수 없다고 한다.

창과 방패여서 방패가 두터워지면 창도 날카로워진다. 어쨌거나 해킹은 국가나 기관이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지만 당장 발밑에 떨어진 불덩이는 보이스 피싱을 막는 것이다.

요즘은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원격 제어앱’을 설치하도록 유도해서 아예 은행에 맡겨놓은 돈을 모조리 순식간에 빼간다고 하니 비싼 스마트폰에 그런 이상한 앱들을 설치하지 않는 것이 상수다.

하기는 나는 아직도 폴더폰을 사용하므로 앱을 설치하려고 해도 할 수가 없다. 남에게 속지 않고 사는 것이 정말 힘든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래도 나는 중국 당국에 호소하듯 말하고 싶다. 제발 보이스 피싱 막아달라고.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누구는 보이스 피싱을 당하고 있을 것이다. 처음부터 사기 목적으로 범죄단을 조직해서 이웃 나라 국민들의 돈을 털어가는 ‘왕서방’이 발을 못붙이게 철저한 대비책이 있어야 할 것 같다. 그건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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