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씨돌 용현, 세 개의 삶..30년 동안 간직해온 거대한 비밀
요한 씨돌 용현, 세 개의 삶..30년 동안 간직해온 거대한 비밀
  • 정은선 기자
  • 승인 2019.06.17 0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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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SBS 스페셜' 방송 캡처
사진=SBS 'SBS 스페셜' 방송 캡처

 

요한-씨돌-용현이라는 세 개의 삶을 살아온 한 남자의 비밀이 밝혀졌다.

지난 16일 오후 방송한 'SBS 스페셜'에서는 '어디에나 있었고, 어디에도 없었던 요한, 씨돌, 용현'이라는 부제로 세 개의 이름을 가진 한 남자 김용현 씨의 두 번째 이야기가 공개됐다.

그렉 데이비스가 1987년 6월에 촬영한 사진 속에서 어디에나 있었을 그의 모습을 찾아냈다. 그는 세례명 요한, 자연인 씨돌로 불렸던 용현이었다.

1987년 겨울 경북 포항의 임분이 할머니는 아들 정연관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 의문 투성이의 죽음에 가족들을 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그들 앞에 나타난 요한이 정연관 상병의 죽음에 대한 비밀을 알려줬다.

요한이자 용현이었던 그는 정연관 상병의 사망 사건의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리고 결국 진상이 규명되었고 요한은 정 상병의 곁을 떠났다.

그리고 임분이 할머니의 아들은 TV 속에서 사라진 요한을 보았다고 했다. TV 속에서 그가 본 것은 바로 자연인 씨돌이었다.

용현은 1995년 최악의 참사였던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현장에 함께 했다. 그는 생존자를 구할 정도로 활약했다. 이에 민간 구조단장은 "당시 취재를 크게 했다. 그런데 그렇게 활약했던 그 사람이 그 자리에서 빠졌다. 자기를 내세우지 않고 한 발짝 물러섰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리고 용현은 구조를 마치고 봉화치 마을로 다시 돌아왔다.

2019년의 요한이자 씨돌, 그리고 용현은 병원에 있었다. 이전과는 너무나 다른 모습으로. 그의 오른팔과 다리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생각도 말로 제대로 표현할 수 없다.

용현은 자신만을 위해 싸우는 세상에서 억울하고 서러운 이들을 위해 앞장섰고, 꺼져가는 생명에 안타까워하며 참사의 현장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한 걸음 뒤로 물러서는 삶을 선택했다. 그는 어디에나 있었지만 어디에도 없었다.

용현의 답은 "인간으로서 당연한 일". 그는 그저 해야 할 일을 했다는 답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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