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도생(各自圖生)의 시대라니!
각자도생(各自圖生)의 시대라니!
  • 문틈 시인
  • 승인 2019.06.12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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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경제가 어렵다는 말들을 자주 듣는다. 한국 경제가 고꾸라지고 있다는 비관적인 소리들이다. 내 개인 입장에서는 생업에서 은퇴한 터라 ‘입에 풀칠하는 것’ 이상 더 바라지 않으므로 이런 말들을 새겨듣지 않으려 한다.

한데 꼭 그렇지만도 않다. 나라 걱정으로 잠 못 든다고 하면 과장이겠으나 하여튼 걱정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나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 개인도 이 나라의 구성원의 한 사람이므로 당연히 나라 경제에 관심을 안 가질 수 없다. 나라 경제가 어렵다는데 ‘나 몰라라’ 할 수가 없다는 말이다. 많은 사람들도 그리 생각할 것이다.

나는 오래 전부터 집안 살림이나 나라 살림을 같은 배를 탄 동승자로 보고 있다. 나라 경제가 안 좋으면 그 여파가 가계로 밀려오기 마련이다. 전문갑네 하는 사람들이 하도 경제 전망이 어둡다고들 하니 지갑을 여는 데 멈칫거리게 된다.

극히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돈을 쓰려 하지 않는다. 심하게 말해서 자린고비 행세를 한다. 그런데, 만일 모든 국가 구성원들이 나처럼 지갑을 닫고 지낸다면 나라 경제가 어찌 될까.

우리 마을만 해도 벌써 ‘임대문의’ 딱지가 붙은 상가가 더 늘어나 여덟 개나 된다. 서너 달이 넘어가는데 딱지가 그대로 붙어 있다.

‘임대문의’ 앞을 지날 때마다 괜시리 마음이 불편해진다.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거북한 느낌이 든다. 못볼 것을 본 듯 그 앞을 얼른 지나간다.

그렇다고 내가 없는 돈을 마구 쓸 수도 없는 일이다. 그저 집주인에게 임대료를 더 내려달라고 내가 요청할 수도 없는 일이 아니던가.

정부는 ‘경제가 펀더맨털은 탄탄하고 경제는 좋아지고 있다’고 말한다.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왠지 그 말이 피부에 잘 와 닿지 않는다. 미세먼지 ‘나쁨’인 날의 공기처럼 답답한 기분이다. 왜일까.

개인은 무력하고 무얼 모르는 것 같지만 듣고 보고 판단하는 주체인지라 누가 말 아니해도 경제가 안 좋게 느껴지면 금방 알게 된다. 한 우물 안에 있는 고기인데 물이 맑은지, 먹을 것이 많은지, 왜 모르겠는가. 현재 경제가 안좋은 것은 맞다.

문제는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고 허튼 홍보를 할 것이 아니라 경제가 안좋아지고 있으니 국민과 기업은 각자가 이러저러하게 준비하고 대처해야 한다고 해야 더 맞을 것이다. 그리고 경제 비전도 제시해야겠고.

내가 즐겨 듣는 유튜브 영상에서 경제 전문가는 대놓고 말한다. “경제가 앞으로 더 안 좋아질 것이므로 개개인이 알아서 각자도생하시길 바랍니다.” 듣기는 거북하고 불편하니 참으로 ‘지당하신’ 말씀에 몸을 어찌해야 할 줄 모르겠다.

‘전문가’들의 경제 전망이 그렇다면 씀씀이를 줄이고, 한 푼이라도 아끼는 절약 모드로 생활 패턴을 바꾸는 것이 정상이다. 그것이 각자도생의 길이다. 한마디로 허리끈을 졸라매는 생활을 하라는 말이다.

그렇게 되면 삶의 질이 저하되고 불편하겠지만 바람이 불면 재빨리 눕는 풀처럼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 민중은 그런 식으로 수백 년 수천 년 살아왔다. 그것이 생존의 지혜다.

경제가 나빠지고 있는 것을 죄다 정부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산불 나는 것을 바람 탓으로 돌리는 거나 같다. 물론 정부 책임도 있겠지만 글로벌 경제에서 미중 무역전쟁, 4차 산업혁명의 경쟁, 글로벌 시장의 환경 등 여러 영향이 작용하고 있다.

우리가 저 뒤에서 따라오고 있는 줄 알았던 중국은 어느 틈에 우리가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저 앞에서 달리고 있다. 더불어 세계는 4차 산업혁명에 승부처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우리는 지난 몇 년간 지붕 위에 올라간 닭 쳐다보는 식으로 뒷짐지고 있다가 이 지경에 처했다. 과거 청산에만 올인하다가 이렇게 되어버린 꼴이다.

뭐니 해도 정부는 국민들 배부르게 하는 것이 제일 중한 과업이다. 그런데 지금 나라는 파업, 정쟁으로 날 새는 줄 모르고 있다.

우리가 할 일은 모든 공장 굴뚝에서 희망을 뿜어 올리는 일이다. 지금은 내가 볼 때 미래로 가야할 때다. 달도 차면 기운다는 말이 있지만 우리는 아직 달이 찬 상태가 아니다. 외려 달이 완전히 찰 여지가 많이 남아 있었는데 벌써 기운다면 무엇인가 되게 잘못된 상황이다.

‘코리아 어게인’으로 힘을 모아 가야 한다. 각자도생(各自圖生)이 아니라 공유상생(共有相生)의 가치를 되새긴다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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