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선출, 결국 유권자의 몫이다
국회의원 선출, 결국 유권자의 몫이다
  • 이승훈 논설위원/정치학박사
  • 승인 2019.05.30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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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논설위원/정치학박사
이승훈 논설위원/정치학박사

한․미정상간의 통화내용이 주미대사관에 재직하고 있는 외교관을 통해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에게 유출되어 파장이 커지고 있다. 급기야 외교부는 해당 국회의원과 유출당사자인 외교관을 5월 28일 형사고발하였다. 그런데 그 외교관은 해당 국회의원의 고교 후배로 과거 두 번에 걸쳐 외교기밀을 유출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지자 문재인 대통령은 5월 29일 “국가기밀 유출은 불미스런 일”이라며 국민께 사과했다. 정상들의 통화 내용은 3급 국가기밀로 엄격히 관리되고 있으며 형법 113조(외교상 기밀의 누설)에는 “외교상의 기밀을 누설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 법이 적용된다면 해당 국회의원과 외교관은 처벌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문제가 크게 대두되자 자유한국당은 면책특권을 주장하며 ‘공익제보’이며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의 행한 발언이라며 해당 국회의원을 두둔, 비호하고 있다. 그렇다면 면책특권이란 무엇인가?

우리 헌법에는 면책특권을 명문화하고 있다. 동법 45조에는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관하여 국회외에서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라는 조항을 두고 있다. 이는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을 행정부의 부당한 간섭과 탄압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마련한 제도이지만 허위사실이나 부정한 방법을 통해 지득한 정보를 언론에 공표하는 것까지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실례로 지금은 고인이 된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2005년 삼성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전·현직 검사 7명의 실명을 국회에서 공개했지만 문제가 되지 않았다. 다만, 해당 내용을 온라인에 공개한 점이 문제가 돼 의원직을 상실한 바 있다.

이번 파문은 정파적 이익과 총선을 앞두고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한 무분별한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사안이 중대하고 외교가에 미칠 파장들을 감안하여 여야 정당들이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심지어는 이명박 정부에서 UN대표부 대사를 역임한 김숙 전 대사도 “국가 보안업무 규정에 위배되므로 절차를 거쳐 책임을 물어야 될 사안”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또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도 “정상 간의 전화든 면담이든 기록은 쌍방의 합의가 있어서 발표하는 수준을 정해야 된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기밀로 보존이 돼야 된다”며 통화 내용 유출을 비판했다. 이어서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지낸 천영우 전 차관도 “강효상 의원의 통화 내용 공개는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을 상종하지 말아야 할 국가로 만드는 행위다. 한국당이 강 의원의 폭로를 두둔한다면 공당으로서의 자격을 의심받을 큰 실수를 범하는 것”이라며 강 의원의 출당까지 요구했다. 계속해서 자당 소속 친박계 핵심인 윤상현 국회의원도 “당파적 이익 때문에 국익을 해치는 일을 해서는 결코 안 된다”며 비판하고 있다. 이처럼 보수 진영과 당내에서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도 ‘공익제보’, ‘국민의 알권리’라고 강변하는 자유한국당 지도부의 주장에 국민들은 결코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국회의원의 설화(舌禍)가 계속되어 국민들의 정치불신이 가중되고 있다. 5.18망언으로 국민적 공분을 샀던 세 명의 국회의원들에 대한 솜방망이 징계, “반민특위로 인해 국민이 분열됐다”는 제1야당 원내대표의 망언들을 보면서 이제는 그들보다 국민들이 더 먼저 알고 각성하여 자질과 능력, 도덕성이 겸비된 국회의원을 뽑는 것이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는 길이라고 본다.

내년 4월 15일은 21대 총선일이다. 갖은 설화, 이권과 추문에 연루되어 구설에 오른 사람들은 더 이상 국민의 대표일 수 없기에 유권자의 힘으로 솎아 내야 한다. 그리고 국익과 공익보다는 당파적 이익과 포퓰리즘에 매몰되어 있는 국회의원들을 제대로 관찰하여 투표라는 합법적 도구로 이들을 낙선시켜야 국민 무서운 줄 알게 될 것이다. 이의 실행방법은 오직 유권자의 깨어있는 의식뿐임을 잊지 말자. 그리하여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선량(選良)을 뽑아서 다음과 같은 선서가 허언이 되지 않도록 임기동안 매섭게 지켜보고 관심을 가져야 막말과 구태가 사라질 것이다. 투표만 하고 무관심으로 일관한다면 유권자의 책임과 의무를 방기(放棄)하는 것이고 그 결과 정치불신과 혐오는 그치지 않을 것이다.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하여 노력하며, 국가이익을 우선으로 하여 국회의원의 직무를 양심에 따라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이 선서를 지켜주길 바라는 것은 국민 모두의 한결같은 여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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