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나상만 광주시립극단 예술감독, "광주 브랜드 공연 작품 제작, 상임단원제 이뤄져야 마땅"
[인터뷰]나상만 광주시립극단 예술감독, "광주 브랜드 공연 작품 제작, 상임단원제 이뤄져야 마땅"
  • 정성용 시민기자
  • 승인 2019.05.22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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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립극단 예술감독 취임 1주년, 지역연극 상생프로젝트 추진

척박한 연극시장, 광주의 무대는 좁다. 그렇지만 문화도시를 풍성하게 만드는 예술영역 가운데 시민들의 참여를 통해 이뤄지는 광주시립극단의 역할은 막중하다.

광주시립극단은 공공성과 예술성을 갖춘 작품을 제작하여 관객들에게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제공해야 하지만 상임단원이 없는 데다 출연진에 대한 보상도 일반 극단에 비해 매우 미흡한 편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광주시립극단 제2대 예술감독으로 선임된 나상만씨는 33년만의 귀향을 통해 시립극단의 새로운 역사를 써가고 있다.

나상만 광주시립극단 예술감독
나상만 광주시립극단 예술감독

나 감독은 “지역 예술계를 비롯해 연극계가 무척 어려운 상황이다. 시립극단 작품에 참여할 여지가 없는 지역 연출가나 극단 대표들이 소외감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풀어가야 할 문제들이 많다”고 밝혔다.

솔직히 말해 지역 연극인들의 생활이나 제작 여건은 참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시립극단은 일반 극단이 만들 수 없는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

더불어 지역연극의 활성화를 위해 지역 극단이나 연출가를 대상으로 작품을 공모하여 그들에게 작품을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품 위주로 2-3개의 작품을 페스티벌 형태로 발표할 수 있는 <지역극단 상생프로젝트>를 구상 중이며 시와 아시아문화전당 등과 협의하여 지역연극과 상생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나 감독은 “작품에 출연하는 배우들에게 지급되는 출연료가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시립극단이 연극에만 전념하는 배우들의 생계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한 측면에서 배우들의 상임단원제는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광주시와 문화예술회관, 시의회에 상임단원제의 필요성을 전달했고 현재 시립예술단 활성화를 위한 TF팀이 조직되어 좋은 방향을 모색하고 있으니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오페라단은 특성상 상임단원을 둘 수 없지만 다른 6개 예술단은 상임단원이 있다. 극단도 최소한의 상임단원을 두어야 한다는 게 지역 문화계의 중론이다.

광주시립극단 예술감독으로 취임 1주년을 맞은 나 감독은 그동안 시립극단의 공공성과 정체성을 찾기 위해 지역연극인들과의 많은 소통을 했다. ‘원칙’과 ‘소신’을 갖고 작품을 잘 만들면 관객, 지역연극인, 행정기관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믿었다고 설명했다.

나 감독은 취임 이후 짧은 기간 동안 3개의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배우선발에서부터 연습과 훈련 그리고 공연에 이르기까지 바쁜 시간을 보냈다.

나 감독은 “세 작품 가운데 두 개의 ‘잠재형’ 킬러콘텐츠를 만들어 냈다고 자부한다. ‘잠재형’이라는 표현은 이 작품들이 아직은 갓 출시된 제품이라는 뜻이다. 앞으로의 1년간은 이 작품들을 더 다듬고 대외적으로 알리는 시기가 될 것이다”고 의미를 더했다.

최근 5.18과 영호남의 갈등을 해학과 웃음으로 풀어낸 연극 <달빛 결혼식>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관객도 많았고 여러 가지 기록과 화제도 많았다. 다만 이 작품의 후반부에 대한 몰입도가 떨어진다는 일부 지적을 수용해 더 다듬어나갈 예정이다.

이 작품은 지역연극이 롱런하고 있는 서울 작품들을 비집고 인터넷 검색 상위 순위에 오르거나 예매 순위에 오르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나 감독은 “연극 <달빛 결혼식>을 일회성 공연으로 끝내지 않고 작품을 더 다듬어 인권과 평화, 민주의 도시 광주를 상징하는 대표공연으로 정착시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연극의 저력을 알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나상만 감독은 최근 인기를 얻은 '달빛 결혼식'을 킬러 콘텐츠로서의 광주 브랜드 연극으로 개발하기 위해 더 다듬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상만 감독은 최근 인기를 얻은 '달빛 결혼식'을 킬러 콘텐츠로서의 광주 브랜드 연극으로 개발하기 위해 더 다듬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9년 후반기에 선보일 작품으로 세계적인 극작가 안톤 체홉의 대표작인 <세자매>를 무대에 올린다.

나 감독은 “시립극단이 세계명작을 시민들에게 소개하는 일도 중요하다. 광주에서 공연된 적이 없는 이 작품은 배우들이 꼭 도전해 보고 싶은 리얼리즘 연극의 최고봉이다. 배우들의 훈련에도 크게 도움이 되리라 확신한다”고 힘주었다.

이밖에 지난해 공연했던 <멍키열전>이 세계수영선수권대회의 축하공연으로 문화예술회관 야외무대에서 7월 13일부터 공연된다.

이 작품은 광주시립극단에 부임하기 전 서울극단 ‘제5스튜디오’와 대구시립극단에서 제작하여 작품성을 이미 인정받았고, 광주공연에서도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 작품은 오는 7월 경주에서 열리는 <국공립극단 페스티벌>에 초청되어 29일 폐막공연으로 무대에 오른다.

또 한국문화예술회관 연합회에서 주최하는 ‘2019년 방방곡곡 문화공감 사업’ <국공립단체 우수공연 프로그램>으로 선정되어 10월에 나주문화예술회관에서도 공연될 예정이다.

광주시의 예산이 아니라 국비와 초청 도시의 예산으로 배우들이 개런티를 받으면서 공연하게 된다.

나 감독은 “하나의 작품이 제작되어 앙코르공연, 장기공연, 또는 상설공연 되기 위해서는 예술성과 오락성이 담보되어야 하며, 치밀한 기획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취임 첫 작품이 그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나름의 보람을 느끼고 있다. 내년에는 이 작품의 글로벌화를 위해 해외공연과 해외 버전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유학파인 나 감독은 “예술감독으로 있는 동안 배우들의 재교육과 체계적인 훈련은 연습과 함께 계속될 것이다. 이것이 저의 가장 큰 책무이며, 사명이라고 믿는다”면서 “브랜드 공연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치밀한 기획과 막대한 제작비, 전문화된 마케팅과 시일이 요구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마지막으로 나 감독은 “광주시립극단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광주연극인들과 광주시가 쌍방으로 노력해야 한다. 지역 연극인은 ‘자신들만이 광주연극인’이라는 편협한 생각을 버리고 외부 연기자들에게 문호를 개방하고 그들과의 공동 작업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역 연극계에 메시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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