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미래에게 묻는다
하루가 미래에게 묻는다
  • 김광호 여양고 인문사회부장
  • 승인 2019.05.07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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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호 여양고 인문사회부장
김광호 여양고 인문사회부장

오늘은 하루에 대하여 말하고 싶다. 지금부터는 하루만 생각하고 살았으면 좋겠다. 그 하루가 지나가야만 내일이 오기 때문이다.

우린 어릴 때부터 꿈을 꾸라는 말을 수 없이 듣고 자랐다. 꿈이 있어야 희망이 있고 희망이 있어야 미래가 있다는 말이 타당한 듯싶다.

문제는 꿈의 내용이다. 과연 기성세대가 신세대에게 원하는 그 꿈은 어떤 꿈일까?

정말 그 꿈이 이루어지면 진짜 행복의 꿀단지에서 꿀만 먹고 살 수 있을까? 기성세대가 말한 꿈은 좋은 직업일 가능성이 높다. 그 직업을 향해 나가는 것이 바로 꿈이다.

직업과 꿈은 확연히 다르다. 꿈은 자신이 좋아하고 즐거워하는 것을 상상하며 한발 한발 나가는 과정이요, 직업은 먹고 살기 위해 꼭 해야만 하는 업(業)이다. 많은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고 즐거워하는 것을 향하기도 전에 업으로 향하는 문턱으로 안내를 받는다. 그 업이 바로 의사, 변호사, 판사, 검사 등등 사(士)와 관련 있는 전문업들이다.

기성세대는 그래야만 신세대가 행복할 수 있다는 정의를 내린다. 더 나가 문서화한다. 누가 그런 결론을 내렸는가? 바로 전통이요 앞 세대였다. 그 시절에는 그게 모범답이었다. 그분들이 그 답을 찾아 나섰기 때문에 우리의 삶은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분들의 삶의 정의를 재해석하고 싶다.

지금은 하루를 살아야 할 시기이다. 새로운 문을 열어 자존(自尊)있는 삶을 살 수 있는 토양을 깔아야 한다. 기필코나 반드시 같은 부사는 버려야 한다. 삶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기필코와 반드시가 꿈이라면 동의하겠지만 직업이라면 다시 생각해보아야 한다.

꿈과 직업을 혼동하지 말자. 제발 이 직업만 이루면 행복할거라는 권위적인 언어에 굴종하지 말자. 우린 모두가 전인미답(全人未踏)의 길을 걷고 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말이다.

이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아이와 학생 그리고 부모 역할을 해볼 것이다. 처음으로 이모와 고모, 그리고 할머니 역할을 해 볼 것이다. 그 역할을 수행하는 데 마치 정답이 있는 것처럼 말해서는 안 된다. 혹 모범 답이 있다고 선언하는 것은 지나친 억지 논리이다.

잠시 장석주 시인의 대추 한 알을 읽어보자.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낱”

이 시는 많은 사람들의 삶의 여정을 함축하고 있다. 그 누구도 그냥 공짜로 삶을 완성하지 않는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최선을 다해야한다. 최선을 다해야 차선책을 엿볼 수 있고 차선책이 보여야 꿈과 직업에 성큼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하루 태풍과 천둥, 그리고 벼락과 마주하며 지금을 찬양해야 하고 무서리, 땡볕, 초승달과 함께 동행 하며 여기를 노래해야 한다.

영화평론가 이동진은 ‘밤은 책이다’에서 이렇게 말한다.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살고 싶고 인생 전체는 되는 대로 살고 싶다.” 무슨 의미일까? ‘삶은 하루살이다’라는 의미이다. 그 하루하루가 모여 내일, 그리고 모레가 된다는 의미이다.

하루를 살면서 고통과 행복을 만끽해야 된다는 의미이다. 바로 이것이 살아있다는 반증이다. 그랬을 때 그 고통과 행복의 어디쯤에 꿈이 있을 것이며 그 꿈 너머에 직업이 있을 것이다.

지금부터는 꿈을 꾸지 말자. 하루하루만 살자. 다만 그 하루하루의 숨결에는 꿈을 향안 거친 호흡이 있어야 한다. 그 호흡이 거칠어 목구멍을 죄어 올 때 고맙다는 말을 연발해야 한다. 그 마음 자세가 꿈을 찾는 과정이요 자아를 재생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하루하루가 너에게 묻는다. 내일보다는 오늘을 살고 미래보다는 지금을 살 수 있겠냐고. 그 오늘과 지금도 꽃이라는 이름으로 피어났다가 꽃잎을 휘날리며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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